불황 탓일까?
금년 여름시즌에 개봉한 영화들도 대부분 시원찮았다. 볼 만 한 영화들도 더러 있었지만 예전처럼 눈에 띄는 초특급 블록버스터가 없었다.
그럼 헐리우드 탓일까?
아무래도 헐리우드 탓은 아닌 듯 싶다. '트랜스포머스 2(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를 보고나니 "아, 여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렇다. 화려한 CGI, 박진감 넘치는 액션, 유머가 한데 모인 여름철 블록버스터라 불릴 만 한 영화가 이제서야 개봉했다.
그렇다면 '트랜스포머스 2'는 2007년 개봉한 '트랜스포머스' 1탄을 능가하는 속편일까?
유감스럽게도 답변은 "NO"다. 화려하고, 정신없고, 코믹하고, 줄거리가 엉성한 것은 1탄과 다를 바 없었지만 더 나아진 게 무엇인지 찾아볼 수 없었다.
나아진 것은 둘 째 치더라도 1탄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1탄에서 보여줬던 것들을 다시 한 번 재탕한 게 전부로 보였다.
그렇다고 '거대한 로봇들이 치고박고 싸우는 걸 보라'는 게 사실상 전부일 뿐이라는 것에 불만이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 영화인 줄 알고, 또 그걸 보기위해 극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랜스포머스 2'의 문제는 1탄과 너무 비슷하다는 것이다. 오토봇(Autobot)의 수가 늘어나고, 종류도 다양해지긴 했지만 '트랜스포머스' 1탄 스토리라인의 순서를 바꿔 리믹스한 게 전부로 보일 정도로 달라진 게 없었다. 거대한 로봇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대도시를 파괴하는 씬, 중동지역에서 미군과 로봇이 전투를 벌이는 씬 모두 순서만 뒤바뀌었을 뿐 1탄에 나왔던 씬을 다시 보는 듯 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트랜스포머스' 시리즈의 최대 볼거리인 메갠 폭스(Megan Fox)는 2탄에서도 섹시한 포즈를 한 번 잡아주는 걸 잊지않았다.
블론드의 섹시한 호주출신 신인 여배우가 출연한 것도 1탄과의 공통점 중 하나다.
'트랜스포머스' 1탄에 레이첼 테일러(Rachael Taylor)가 있다면 2탄에는 이자벨 루카스(Isabell Lucas)가 있다.
이자벨 루카스가 맡은 캐릭터는 '트랜스포머스'보다 '터미네이터(Terminator)'에 어울릴 법한 캐릭터다. '터미네이터 4(Terminator Salvation)'를 보면서 '트랜스포머스'를 많이 모방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트랜스포머스 2'를 보고나니 피장파장인 것 같더라.
('터미네이터 4'와 허벌나게(?) 비슷한 부분이 하나 있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생략.)
아무튼, '트랜스포머스' 시리즈가 호주 미녀들과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호주 블론드걸 전통' 하나는 참 맘에 든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트랜스포머스 2'에서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가 자꾸 보였다는 것이다.
대학생이 된 샘(샤이아 라버프)이 수업을 받는 씬에서 교수(레인 윌슨)가 가져온 중절모에 시선이 꽂히더라. 대학교수 역으로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가 캐스팅되었더라면 더욱 코믹할 뻔 했지만, 이렇게 했으면 너무 노골적이었겠지?
외계인의 흔적을 찾아 이집트의 고대 유적지를 탐사하는 씬이 나온 것도 우연일 리 없다. 2008년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4(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Crystal Skull)'도 고대 유적지에 숨겨진 외계인의 비밀에 대한 내용이었다.
왜 하필이면 '인디아나 존스'냐고?
샤이아 라버프(Shia Labeouf)가 '인디아나 존스 4'에 출연했을 뿐만 아니라,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라버프를 주인공으로 하는 '인디아나 존스 5' 제작을 구상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스'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은 시리즈이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파라마운트사의 영화라는 공통점도 있다.
또한, 메갠 폭스가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의 뒤를 이을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비디오게임 '툼 레이더(Tomb Raider)' 시리즈 캐릭터, 라라 크로프트도 인디아나 존스와 마찬가지로 고대 유적지를 탐사하는 고고학자다.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을 맡았던 2편의 '툼 레이더' 영화를 끝으로 영화 라이센스가 워너 브러더스로 넘어갔으니 파라마운트와 라라 크로프트는 더이상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메갠 폭스가 '트랜스포머스 2로 라라 크로프트 리허설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있다.
다시 말하자면, 샤이아 라버프는 인디아나 존스, 메갠 폭스는 라라 크로프트 리허설을 한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스필버그가 '인디아나 존스 4'의 유머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인지, '트랜스포머스 2'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유머에 신경을 쓴 흔적이 뚜렷하게 눈에 띄었다.
코믹연기가 되는 샤이아 라버프와 존 터튜로(John Turturro) 뿐만 아니라 샘(샤이아 라버프)의 기숙사 룸메이트, 레오 역을 맡은 레이몬 로드리게즈(Ramon Rodriguez)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미국에서 히스패닉 인구가 불어나는 만큼 영화에 제법 비중이 큰 라티노 캐릭터를 등장시킨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쌍둥이 로봇과 같은 캐릭터는 불필요 했다. '트랜스포머스'와 같은 패밀리 SF영화에서는 어디서부터 '유치하다'고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참 애매하지만 이렇게까지 웃음을 주기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었다.
사운드트랙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록풍의 곡들로 짜여졌다. 1탄의 엔딩 타이틀을 불렀던 Linkin Park은 이번에도 엔딩 타이틀을 불렀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지난 번의 노래 'What I've Done'과 너무 비슷하다는 것. 영화만 비슷한 게 아니라 엔딩 타이틀도 1탄의 것과 상당히 비슷하더라.
'트랜스포머스' 1탄 사운드트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클라이맥스씬에서 흥을 돋구는 시너지 효과를 냈던 Smashing Pumpkins의 'Doomsday Clock'이다. 하지만, '트랜스포머스 2'는 이런 노래가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 분위기를 업시켜주는 곡이 없었다.
아예 그런 씬이 없었다. 영화가 시작하기 무섭게 로봇들이 서로 치고박는 씬이 나올 정도로 액션씬은 많았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장면이 없었다.
그래서 일까? 2시간30분이라는 런타임이 조금은 길게 느껴졌다. 30분만 짧았더라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지루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영화가 조금 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됐다.
왠지 마음에 든 것보다 들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1탄을 능가하는 '무언가'를 기대했지만 그게 없었을 뿐만 아니라 1탄을 반복하는 데 머무르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NOTHING NEW=BAD'인 것은 아니다. 여전히 '트랜스포머스 2'는 오락만점의 영화다. 새로운 게 많지 않아도 '트랜스포머스' 영화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춘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개봉한 금년 여름철 영화들이 대부분 기대이하였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트랜스포머스 2'가 가장 여름철 블록버스터다운 영화로 보인다. 뭐니뭐니해도 여름방학 시즌에 어울리는 틴에이저 영화는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전문인 듯.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계속해서 시리즈로 이어나가기 힘들 듯 하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3탄도 나올 모양인데, 거대한 변신로봇들이 대도시를 파괴하는 액션씬 하나로는 인기를 유지하기 힘들다. 2탄에서부터 반복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만큼 3탄은 생각을 좀 더 깊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마이클 베이가 '인디아나 존스 5' 연출을 맡으면 어떨까? 스필버그 감독이 계속 연출을 맡아도 문제될 게 없겠지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신세대 입맛에 맞추는 게 우선과제라면 마이클 베이가 적임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디아나 존스' 리허설을 한 게 왠지 샤이아 라버프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아!!! 보고 싶습니다.
답글삭제안녕하세요.
블로그검색 온타운 쥔장입니다.
막 등록하였습니다.
그럼 또 뵙겠습니다!!!!
옙! 잘 알겠습니다.
답글삭제감사합니다.
한국 메타블로그를 몇군데 죽 둘러봤는데 구글 블로거 등록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