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차림의 본드걸이 거의 모든 007 시리즈에 빠지지 않고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임스 본드 시리즈와 비키니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007 시리즈와 비키니의 인연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 1탄 '닥터노(Dr. No)'에서 어술라 안드레스(Ursular Andress)가 흰색 비키니 차림으로 바다에서 걸어나오던 유명한 그 장면부터다.
'007 시리즈는 비키니와 함께 시작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일까?
미국의 연예 주간지 인터테인먼트 위클리(Entertainment Weekly)가 뽑은 '18 Iconic Swimsuits'에 본드걸이 2명 포함되었다.
시작부터 본드걸이었다. 첫 번째 비키니걸은 20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에서 어술라 안드레스를 흉내냈던 할리 베리(Halle Barry)였다.
'다이 어나더 데이'의 할리 베리 비키니씬은 '닥터노' 오마쥬였다. 수영복 색깔이 다르고 현대식으로 바뀌긴 했지만 허리에 찬 칼이 포인트.
할리 베리 다음은 '오리지날' 어술라 안드레스의 차례였다.
"It's often considered the most famous bikini moment in film history" - EW
유명한 '닥터노'의 바로 그 씬에 대한 인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설명이다.
하지만, 007 제작진이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에 충실하게 영화로 옮겼더라면 'The most famous bikini moment in film history'가 만들어지지 못할 뻔 했다.
플레밍의 소설에선 허니차일 라이더(Honeychile Rider)가 비키니를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작을 있는 그대로 영화로 옮겼다면 허니차일 라이더가 올누드로 바다에서 나왔어야 했다.
만약 그렇게 됐더라면 'The most famous bikini moment'가 아니라 'nude moment'가 되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영화가 원작에 충실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게 아쉽기도 하고, 허니차일 라이더가 올누드로 물에서 나왔다면 볼거리도 훨씬 많았을 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바로 그 유명한 비키니씬과 바꿀 만한 가치는 되지 않는다.
(이들 둘을 제외한 나머지 16명은 본드걸과 무관한 사람들이므로 직접 가서 확인하길...)
그렇다면 007 시리즈엔 비키니 입은 본드걸만 나오냐고?
꼭 그런 건 아니다.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가 제임스 본드가 된 이후부터는 비키니걸보다 비키니보이가 유명해 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바다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튀어나오는 역할은 본드걸 전담이었다. 하지만,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가 된 이후부터는 달라졌다. 비키니가 본드걸의 전유물이던 시절도 끝났다. 본드걸 뿐만 아니라 제임스 본드까지 섹시해지면서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선 어슬라 안드레스의 비키니 오마쥬를 본드걸이 아닌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직접 했다.
덕분에 여성 제임스 본드 팬들의 수가 부쩍 늘었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남성용 판타지이기 때문에 남성팬들이 다수이지만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가 된 이후부터는 여성팬들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늘었다. 이게 다 섹시한 제임스 본드 덕이다. 블론드에 푸른눈을 가진 근육질의 제임스 본드가 수영복을 입고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마치 'I'm Too Sexy' 뮤직비디오 같은 장면이 조금 낯설긴 하지만, 이 덕분에 여성 제임스 본드 팬들의 수가 늘어난 것이다.
'비키니 제임스 본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얼마 전에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바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뜬 아이스바까지 나왔으니까...
이렇기 때문에 제임스 본드 시리즈와 비키니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보드카 마티니보다 비키니가 더 중요한 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생각난 김에 Right Said Fred의 'I'm Too Sexy' 뮤직비디오나 오랜만에 한 번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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