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역시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그린 베이에만 가면 안된다

NFL 팬들은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위스콘신 주의 그린 베이(Green Bay)에만 가면 죽을 쑨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작년엔 그린 베이 홈에서 패커스(Packers)를 이기지 않았냐고?

그렇다. 바로 그 경기가 카우보이스가 그린 베이 홈에서 첫 승을 올린 경기였다.

그런데 NFL은 2009년 정규시즌에도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그린 베이 패커스 경기를 집어넣었다. 물론 이번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그린 베이 홈경기였다. 2008년에 이겼으니 한 번 더 해보라는 의미였으리라.

하지만 어지간한 NFL 팬들은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그린 베이 홈에서 2년 연속으로 W를 챙길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있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2009년 리매치에선 별 수 없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박살패를 면했다는 것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그린 베이에만 가면 박살패를 당하곤 했는데, 이번엔 비교적 인간적인(?) 스코어로 패하는 데 성공했다.

그 대신 더욱 험악한 '빵점패'를 당할 뻔 했다. 자칫했다간 17대0으로 패할 뻔 했기 때문이다. 비록 무의미하긴 했지만, 경기종료를 앞두고 터치다운을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처참한 박살패보다 더욱 굴욕적인 '빵점패'를 당할 뻔 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냐고?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필드골 미스 등으로 김빠지면서 경기를 시작하면 항상 패한다. 왠지 시작이 우중충하다 싶으면 오래 볼 것도 없이 '안되겠다'는 예감이 바로 온다. 그린 베이 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이번엔 그린 베이까지 필드골을 미스한 덕분에 충격이 덜했지만, 득점기회를 날리는 필드골 미스로 김을 빼면서 시작하면 끝까지 헤매는 버릇은 여전했다.

가장 골치아팠던 것은 턴오버였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100야드 이상의 리씨빙 야드를 기록한 카우보이스의 넘버1 와이드리씨버, 로이 윌리암스(Roy Williams)는 토니 로모의 완벽한 패스를 받아 빅플레이로 연결시키는 듯 하더니 펌블로 마무리했다. 만만치 않은 그린 베이 패커스의 수비를 상대하는 만큼 로우-스코어링 게임이 될 게 분명했는데, 이런 식으로 빅플레이 챈스를 날려버렸으니 또 김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로이 윌리암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넘버1 리씨버, 로이 윌리암스는 원래 기막힌 서커스 캐치 등으로 유명한 선수다. '도대체 그걸 어떻게 받은 거냐'는 생각이 들 정도의 믿기지 않는 원-핸드-캐치 등으로 스포츠뉴스 하이라이트에 자주 나오곤 했던 선수다.

그런데 이 친구가 달라스 카우보이스로 오더니 조금 무리를 하는 것 같다. 그린 베이와의 경기에선 양손이 아니라 페이스마크스(Facemask)로 공을 받으려 하더라니까.

그렇다. 'Necessary Roughness'와 같은 풋볼 코메디 영화에서나 나옴 직한 '페이스마스크 캐치'를 NFL 정규시즌 경기에서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C'MON MAN!

ESPN의 Monday Night Countdown의 'C'MON MAN' 코너에 나올 만한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였다.

문제는 로이 윌리암스 혼자서만 하이라이트 대신 로우라이트 스타가 된 게 아니라는 것.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도 같이 미치기로 했기 때문이다. 토니 로모는 혼자서 2개의 턴오버(인터셉션 1개, 펌블 1개)를 기록했다.

펌블은 쌕을 당하면서 어쩔 수 없었다 쳐도, 인터셉션은 토니 로모의 실수였다. 레드존에서는 볼 시큐어링이 가장 중요하다. 터치다운을 못하더라도 적어도 필드골이라도 찰 기회를 남겨둬야하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5야드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 정도 거리에선 터치다운에 성공할 확률이 높고, 옵션도 다양하며, 필드골을 차게 되더라도 필드골 성공률도 높은 만큼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공격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로모는 1 and Goal에서 타잇엔드 제이슨 위튼(Jason Whitten)을 겨냥했다. 골라인 상황에서 토니 로모가 제일 먼저 찾는 타겟이 제이슨 위튼이라는 것은 NFL을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을 그린 베이 패커스 수비수들이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도 로모는 무언가에 쫓기듯 제이슨 위튼을 겨냥해 공을 던졌고, 결국 인터셉트 당했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게 있다. 레드존까지 힘겹게 가서 인터셉트를 당한 게 도대체 몇 번째냐는 것이다. 다른 데서 당하는 건 그렇다 쳐도 레드존 INT는 어떻게든 줄여야 했는데, 로모는 이 버릇을 아직 고치지 못한 듯 했다.

물론 로모가 빅플레이를 자주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레드존에서 침착성을 잃고 인터셉션을 자주 당하는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면 전직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 주전 쿼터백이었던 패트릭 램지(Patrick Ramsey)와 크게 바를 바 없는 선수로 분류해야 할 지도 모른다. 패트릭 램지가 레드스킨스 팬들을 환장하게 만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문제였다. 잘 나가다가 흥분하기 시작하면 갑자기 어처구니 없는 패스를 던져 인터셉트당하곤 했기 때문이다. 로모가 쉽게 흥분하는 스타일은 아닌 듯 하지만 레드존 인터셉션이 은근히 자주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의심해 볼 만 하다.

워싱턴 레드스킨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다음 상대가 바로 레드스킨스다. 팀내의 어수선한 분위기 등으로 금년시즌은 사실상 내놓은 듯 해 보이던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아주 어려운 상대인 덴버 브롱코스(Denver Broncos)를 홈에서 꺾었다.

그렇다. 어느 정도 자신감을 되찾은 레드스킨스가 카우보이스를 기다리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달라스 카우보이스 홈게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디비젼 라이벌 경기에선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별로 크지 않다. 매년마다 두 번씩 만나는 사이다 보니 'Your home is my home, my home is your home'이라고 할 만큼 낯익기 때문이다.

워싱턴 레드스킨스와의 경기를 치룬 뒤 나흘만에 오클랜드 레이더스(Oakland Raiders)와 추수감사절 스페셜 경기를 갖게된다는 것도 부담이다. 레드스킨스와의 경기에서 별다른 부상없이 가볍게 W를 챙긴다면 부담이 덜하겠지만, 만약 자신감을 되찾은 레드스킨스에게 덜미를 잡히며 2연패에 빠진다면 나흘만에 갖게되는 오클랜드와의 경기도 절대 쉽지않을 것이다.

원래 11월은 토니 로모가 가장 좋은 기록을 내던 달이다. 하지만 금년 시즌엔 위기가 11월에 올 수도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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