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22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램보우 필드에서 첫 승

그린베이 패커스를 달라스 카우보이스 홈으로 부르면 항상 10점차 이상으로 카우보이스의 승리였다. 그러나, 반대로 카우보이스가 그린베이 패커스의 램보우 필드에서 경기를 하면 매번 패배를 면치 못했다.

바로 이러한 전통은 2007년까지 계속됐다. 2004년 시즌 달라스가 그린베이 홈에서 박살패를 당한 뒤 2007년 시즌에 그린베이를 텍사스 스테디움으로 불러 10점차 이상으로 승리했던 것.

그리고 2008년 시즌 달라스와 그린베이 패커스가 램보우 필드에서 또 만났다.

라스베가스에선 달라스의 우세를 점치며 언더독(Underdog)인 그린베이 패커스에 3점을 줬다. 달라스가 적어도 3점차 이상으론 이긴다고 본 것.

하지만, 상당수의 풋볼 애널리스트들은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그린베이 홈에서 승리한 적이 한 번도 없음을 지적하며 그린베이가 이길 확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수퍼보울 우승후보 1위로 꼽히는 파워랭킹 1위의 강팀이라지만 수십년간 이어진 램보우 필드와의 악연을 극복하긴 힘들 것으로 본 것이다.

경기 초반엔 그린베이 우세가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토니 로모가 또다시 엔드존에서 인터셉트를 당했기 때문이다. 쿼터백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인터셉션이고, 득점확률이 높은 레드존 내에서는 더더욱 조심해야 하지만 로모는 그린베이와의 경기에서도 엔드존에서 또다시 인터셉트를 당하며 득점기회를 날렸다. 물론, 토니 로모는 실수에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이를 만회하는 선수로 유명하지만 득점기회를 날리는 엔드존 인터셉션 횟수에 대해선 한번 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니 로모만 경기가 안 풀린 건 아니다. 와이드 리씨버 터렐 오웬스와 패트릭 크레이튼 모두 쉬운 패스를 흘리는 등 샤프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패싱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주저앉을 팀이 아니었다. 러닝백 매리언 바버와 필릭스 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리언 바버는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100 러싱야드를 넘는(142야드) 경기를 가졌고, 루키 러닝백 필릭스 존스는 60야드 러싱 터치다운을 했다. 토니 로모가 260야드를 패스하는 동안 두 러닝백은 합계 200야드를 넘기는 성공적인 러싱공격을 펼쳤다. 루키 러닝백 필릭스 존스는 2008년 시즌 오프너부터 세 경기 연속 터치다운 행진을 이어가며 '달라스가 필릭스 존스를 1라운드에 드래프트한 건 실수'라고 주장하던 이들의 입을 봉해버렸다.

그렇다고 필릭스 존스가 유일한 '스타'였던 것은 아니다. 와이드 리씨버 마일스 어스틴을 빠뜨릴 수 없다. 마일스 어스틴은 2개의 장거리 패스를 받으며 리씨빙 터치다운 1개를 기록했다. 어스틴은 달랑 2개의 패스를 받은 게 전부였지만 둘 다 롱패스였으며, 첫 번째 패스는 매리언 바버의 러싱 터치다운으로 연결됐고 두 번째엔 어스틴이 직접 터치다운 했다.


▲터치다운을 한 마일스 어스틴

카우보이스의 수비 역시 제 역할을 했다. 지난 주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30점 이상을 내주는 바람에 수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달라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쿼터백 애런 로저스가 지휘하는 그린베이 패커스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카우보이스 수비는 경기종료를 앞두고 마지막에 터치다운 하나를 내주긴 했지만 그린베이가 3번 연달아 필드골에 그치는 '3의 배수의 행진'을 하도록 만들면서 승리에 일조했다.

그렇다면 그린베이 패커스를 격파한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NFL 최고 팀일까?

일부 애널리스트는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이긴 지 10년이 넘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규시즌에서 아무리 잘 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서 이기지 못하면 수퍼보울 진출은 물 건너간 이야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력으로나 무엇으로나 NFL 최강이더라도 플레이오프에서 이기지 못하면 거기까지가 전부일 뿐이라는 것.

그렇다면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램보우 필드 징크스는?

그린베이 홈에서는 꼼짝 못 하던 찝찝한 전통을 깬 것은 환영할 일이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가 위스콘신 출신이라는 게 징크스를 날리는 데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린베이 패커스 홈에서 첫 승을 올렸다는 것만 기뻐할 수는 없다. 달라스가 램보우 필드에서 첫 승을 거둠과 동시에 그린베이 패커스와 텍사스 스테디움의 '10점차 악연'도 깨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달라스가 램보우 필드에서 그린베이를 격파했듯이 그린베이가 텍사스 스테디움에서 달라스를 10점차로 이기지 말란 법도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이른 감이 있지만 현재로썬 달라스와 그린베이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플레이오프에서 그린베이가 텍사스 스테디움을 찾는다면 달라스 카우보이스 팬들은 긴장하는 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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