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know the player with the slick trigger finger for Her Majesty...
Another one with the golden tone voice and then your fantasy...
잭 화이트와 앨리씨아 키스가 함께 부른 22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주제곡 'Another Way to Die'는 이렇게 시작한다.
'The player with the slick trigger finger'?
무슨 서부극 주제곡 가사처럼 들린다.
가사 말고 곡은 어떻냐고?
디딩디딩디딩디딩 바바바바바바밤~
디딩디딩디딩디딩 바바바바바바밤~
디딩디딩디딩디딩 바바바바바바밤~
디딩디딩디딩디딩 바바바바바바밤~
솔직히 이것밖에 기억나는 게 없다.
잭 화이트가 작곡을 담당한 만큼 록풍의 곡이 될 것까진 예상했지만 역시 그도 60년대풍 TV시리즈 메인 타이틀 분위기를 내지 않고는 007 주제곡을 만들 수 없었던 모양이다. 록과 R&B가 만난 산뜻한 현대풍의 곡을 기대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빠바바밤!'거리는 브래스(Brass)를 빼면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Another Way to Die' 역시 'Too Obvious 007 Style'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곡이 제법 강렬하고 스타일리쉬한 것은 사실이다. 간간히 나오는 피아노 멜로디도 귀에 붙는다. 하지만, 잭 화이트와 앨리씨아 키스의 듀엣이 성공적이었는 지는 의문이다. 둘이 함께 부르는 "A door left open, a woman walking by, a drop in the water, a look in the eye, a phone on the table, a man on your side" 하는 후렴 부분에선 가사도 수상했지만 소리지르는 게 전부로 들렸다.
그러나 크리스 코넬이 불렀던 '카지노 로얄' 주제곡 'You Know My Name'보다는 나았다. 걸걸거리는 목소리의 크리스 코넬이 톰 존스의 '썬더볼'을 흉내낸 듯한 'You Know My 걸걸걸'보다는 잭 화이트와 앨리씨아 키스의 곡이 듣기 편했다. 'Another Way to Die'도 노래가 약간 유치하지만 'You Know My Name'처럼 촌쓰럽게 들리진 않았다.
하지만, 본드팬들은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곡을 바랬지 'You Know My Name'보다 나은 주제곡을 원했던 것이 아니다. 셜리 배시의 '골드핑거', 폴 매카트니의 'Live and Let Die', 듀란듀란의 '뷰투어킬' 정도의 '물건'이 나오길 기대했다는 것이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뮤지션이 주제곡을 맡았다면 그 시대에 걸맞는 멋진 타이틀곡을 선보이는 걸 보고싶었지 007 주제곡스럽게(?) 억지로 만든 듯한 곡을 너도 나도 내놓는 걸 보고싶었던 게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물건'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Not-Too-Bad' 정도일 뿐이지 '물건'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다음을 기약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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