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9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 이글스 꺾고 NFC East 1위로...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디비젼 라이벌,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를 20대16으로 꺾고 NFC East 디비젼 단독 1위에 올랐다.

2009년 시즌엔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NFC East 디비젼 1위를 차지할 기회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하지만 카우보이스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홈구장인 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승리를 챙길 것으로는 예상했다.스포츠 미디어들이 작년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여부가 걸렸던 이글스와의 2008년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44대6으로 박살패당했던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호러 스토리'를 자꾸 들춰내는 걸 보니 이번엔 카우보이스가 이길 게 분명해 보였다. 미디어가 '드라마'를 원하는 눈치였으니 그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는 것이다.

'드라마'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드라마 메이커'였던 터렐 오웬스(Terrell Owens)가 팀을 떠난 이후에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최신 드라마'는 오웬스를 대신해 넘버1 와이드리씨버가 된 로이 윌리암스(Roy Williams) 에피소드다. 윌리암스는 자신이 넘버1 리씨버임에도 불구하고 마일스 어스틴(Miles Austin)에 밀려 넘버2가 된 기분이며, 토니 로모의 패스도 다른 리씨버들에겐 정확하게 연결되지만 자신에겐 그렇지 않다며 궁시렁거렸다. 토니 로모와 호흡이 잘 안 맞아 짜증난다는 걸 드러낸 것이다. 이 이야기가 알려지자 ESPN 등을 비롯한 스포츠 미디어들은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또다른 쿼터백-와이드리씨버 갈등이 생길 조짐'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일부에선 팀이 '3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분위기를 깨는 소리를 할 이유가 없었다'며 로이 윌리암스의 경솔함을 지적했다.

필라델피아 이글스와의 경기를 바로 앞두고 이런 이야기가 나왔으니 스포츠 미디어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로이 윌리암스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가 이렇게 되었으니 토니 로모와 로이 윌리암스가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려 했을 게 뻔해 보인다고?

YES SIR!

바로 그랬다.

토니 로모는 로이 윌리암스를 향해 여러 차례 패스를 했고, 윌리암스는 5 캐치에 75 리씨빙 야드를 기록했다. 여전히 여기저기서 타이밍이 안 맞아 보이는 장면이 연출되었지만 토니 로모와 로이 윌리암스가 무언가를 보여주려 했던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재미있는 건 토니 로모가 로이 윌리암스에게 던진 와이드리씨버 스크린 패스였다.



와이드리씨버 스크린은 중계방송 아나운서의 말대로 타이밍이고 자시고를 따질 게 없는 패스다. 멋진 장거리 패스는 아니어도 태클을 잘 피하면서 수비선수들을 밀어낼 만큼 피지컬한 와이드리씨버들은 짧은 스크린 패스를 빅 플레이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터렐 오웬스가 대표적인 예다.

로이 윌리암스도 그것이 가능해 보였다. 터렐 오웬스 만큼 RUN-AFTER-CATCH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태클을 하려고 달려드는 이글스 수비선수를 밀쳐내면서 20야드를 달리는 모습이 T.O를 생각나게 했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승리를 안긴 주인공은 로이 윌리암스가 아니다.

토니 로모도 아니다.

바로 카우보이스 수비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수비는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베테랑 쿼터백, 도노반 맥냅(Donovan McNabb)의 패스를 두 차례 인터셉트 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글스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뿐만 아니라 심판의 도움까지 받았다.

이글스의 쿼터백, 도노반 맥냅이 4th-and-Inches 상황에서 시도한 컨버젼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으나 심판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열받은 이글스 헤드코치, 앤디 리드(Andy Reid)가 비디오 리플레이 챌린지까지 했으나, 주심 월트 콜맨(Walt Coleman)은 비디오 리뷰를 한 결과 오심이 없다면서 결과를 번복하지 않았다.




좋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수비가 선방했고, 심판까지 약간 거들어줬다고 하자.

그런데 마일스 어스틴은 어디로 간 걸까? 이 때까지만 해도 어스틴은 단 1개의 캐치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스틴의 첫 번째 캐치는 이글스의 4th다운 컨버젼 실패 직후 나왔다.

그런데 단순한 리셉션이 아니었다.

터치다운을 했으니까...





물론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잡은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승리였다.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W는 W지만, 어찌되든 이기게끔 되어있던 경기를 이긴 것처럼 보였다.

달콤한 승리일 순 있어도 깔끔한 승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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