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7일 월요일

뉴올리언스 세인츠, "이렇게 이기는 수도 있구나!"

뉴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가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12승무패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열 두 번째 승리는 쉽지 않았다.

3승8패로 금년시즌을 사실상 포기한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가 세인츠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기로 작심하고 기다렸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금년시즌엔 희망이 없으니 세인츠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기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 또한 이번 게임을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트랩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세인츠도 한 번쯤 질 때가 된 듯 한 만큼 레드스킨스에게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그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레드스킨스가 '거진' 이길 뻔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거진'이다. 동점이 된 적은 있어도 경기내내 리드를 내준 적이 없었던 레드스킨스가 결국엔 졌다.

불운이 레드스킨스를 찾아온 것은 전반 종료 30여초를 남겨놓았을 때다. 이미지와 함께 되돌아보기로 하자.

① 전반 종료 38초를 남겨두고 7점차로 뒤져있던 세인츠 쿼터백 드류 브리스가 패스를 했다.



② 그러나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수비수, 카림 무어(Kareem Moore)에게 인터셉트 당했다.



③ 드류 브리스의 패스를 인터셉트한 카림 무어는 세인츠 엔드존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④ 그러나 세인츠 와이드리씨버 로버트 미첨의 태클을 받으면서 공을 놓치고 마는 카림 무어!



⑤ 카림 무어에게서 공을 빼앗은 로버트 미첨은 레드스킨스의 엔드존을 항해 끝까지 죽 뛰어버린다.

펌블리턴 터치다운!



⑥ 주심은 비디오 리플레이를 통해 카림 무어가 인터셉트를 성공적으로 했는지, 인터셉트를 한 직후 세인츠의 선수의 몸에 닿았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만약 공이 땅에 닿았다면 성공적인 인터셉션이 아니므로 그 이후에 벌어진 모든 사건들은(로버트 미첨의 펌블리턴 터치다운 포함) 없었던 일이 된다.

만약 인터셉션까지 성공적이었으나 바로 직후 세인츠 선수 몸에 닿았다면 'Downed by Contact'으로 그 순간 플레이가 끝난 게 된다. 그러므로 그 이후에 벌어진 모든 사건들은(로버트 미첨의 펌블리턴 터치다운도 포함) 없었던 일이 된다.



⑦ 그러나 리플레이 리뷰 결과 인터셉션도 성공적이었고 세인츠의 선수와 부딪치지도 않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시 말하자면, 카린 무어의 인터셉션도 OK고, Down by Contact도 아닌 만큼 로버트 미첨의 펌블리턴 터치다운도 유효한 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17대17 동점으로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레드스킨스는 후반에도 세인츠에게 리드를 빼앗기지 않으며 세인츠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기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2분여를 앞두고 빌어먹을(?) 불운이 또 찾아왔다.

경기종료 1분56초를 앞두고 30대23, 7점차로 앞서있던 레드스킨스는 점수차를 10점으로 벌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세인츠 엔드존 코앞까지 진격한 레드스킨스 공격팀이 필드골을 찰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 레드스킨스 킥커, 션 수이샴(Shaun Suisham)이 아주 쉬운 필드골을 실축했다.

워싱턴 레드스킨스 헤드코치, 짐 존(Jim Zorn)의 표정을 보더라도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필드골 미스였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것이다.



만약 이 필드골을 성공시켰다면 33대23으로 달아나면서 세인츠가 2차례 득점을 해야만 하도록 만들 수 있었다. 동점을 만들려면 터치다운 1개(7점)와 필드골 1개(3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이샴이 찬 공은 골포스트를 빗겨갔고, 변함없이 7점차인 상태에 공격권을 뉴올리언스 세인츠에게 넘겨주게 됐다.

공격권을 넘겨받은 뉴올리언스 세인츠 쿼터백 드류 브리스(Drew Brees)는 경기종료 30여초를 남겨두고 와이드리씨버 로버츠 미첨(Robert Meachem)에게 53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다.

이렇게 해서 경기종료를 코앞에 두고 30대30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결국 뉴올리언스 세인트가 33대30으로 승리했다.

경기종료를 불과 2분 남겨뒀을 때만 해도 레드스킨스가 세인츠에게 시즌 첫 패배를 안기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러나 레드스킨스는 필드골 실축 이후 세인츠에게 10점을 내리 내주며 패했다.

이로써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3주 연속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에서 내리 패하면서 '데드스킨스(Deadskins)'로 확실하게 변신했다.

경기결과를 떠나서 아주 재미있었던 경기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누가 이기든 간에 이렇게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금주 최고의 경기로 꼽을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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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

  1. 이걸 해내다니.. 정말이지 풋볼의 여신이 성자에게 미소짓고 있나 봅니다.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자주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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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6승무패도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만약 콜츠까지 16승무패로 시즌을 마치고 두 팀이 수퍼보울에서 만난다면 아주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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