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8일 화요일

ABC '캐슬', 스파이 테마 에피소드로 시즌2 마감

ABC의 미스테리 드라메디, '캐슬(Castle)' 시즌2가 끝났다. 5월17일 밤 10시 (미국 동부시간) 방영된 게 시즌2 파이널 에피소드 였다.

그렇다면 시즌 피날레 에피소드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였을까?

정답은 '스파이'다.

여주인공, 케이트 베켓 형사 역을 맡은 캐나다 여배우, 스타나 캐틱(Stana Katic)이 본드걸 출신이기 때문인지 스파이 테마의 에피소드가 '캐슬'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제임스 본드 테마였냐고?

아니다. 이번엔 제임스 본드가 아니라 '미션 임파시블(Mission Impossible)'이었다.

일단 여기서 경고를 하나 하자면,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사람들은 더이상 읽지 말기 바란다.

'캐슬' 시즌2 파이널 에피소드는 스파이처럼 보이는 사나이가 밤중에 누군가에게 쫓기며 공원으로 피신했다가 사일렌서가 달린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시작한다.

사건 수사에 나선 리처드 캐슬(네이단 필리언)과 케이트 베켓(스타나 캐틱) 일행은 근처에서 발견된 자동차에서 '메시지를 전달한 뒤 자동파괴되는' 이상한 펜까지 발견한다.






이번엔 클래식 '미션 임파시블'의 미션 브리핑 이후 자동파괴되는 테이프를 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진짜 프로페셔널 스파이가 다른 스파이를 공원에서 사살한 것일까?

아니다. 피해자는 실제 스파이가 된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파이 벤쳐스(Spy Ventures)의 멤버였던 것으로 드러난다. 다시 말하자면, 그는 실제 스파이가 아니라 '스파이 시뮬레이션'을 즐기는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스파이 벤쳐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붉은색 원 안에 권총을 든 사나이의 실루엣 그림이 있는 스파이 벤쳐스의 로고 였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수?

그렇다. 제 5대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의 유명한 제임스 본드 포즈 중 하나다.

이렇게 해서 '미션 임파시블'에 이어 제임스 본드까지 나왔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가 실제로 있냐고?

낸들 알겠수?

보아하니 스파이물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만약 실제로 있다면 한 번 해볼 생각이 있냐고?

별로 없다. 재미있을 것 같긴 해도 해보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스파이물을 즐기는 건 사실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픽션으로 즐기는 것이지 실제로 그러한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심각하게 해본 적은 없다. 픽션과 현실을 혼동하기 시작하면 자칫하다간 정신병자가 될 수도 있다.

혹시 이번 에피소드가 그런 쪽의 이야기냐고?

에피소드 제목이 'A Deadly Game'이긴 하지만, '스파이 체험 게임'을 하면서 픽션과 현실이 헷갈리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더이상 내용을 밝히면 빤스까지 홀라당 벗기는 셈이 되므로 줄거리 설명은 이쯤에서 그만하겠다.

'홀라당'이 나왔으니 말인데, 오는 9월 발매예정인 새로운 니키 히트(Nikki Heat) 소설 제목이 '네이키드 히트(Naked Heat)'다. '캐슬' 시즌3 시작에 맞춰 발매될 거으로 보이는 책이다.

시즌2 파이널 에피소드엔 '네이키드 히트'의 겉표지도 나왔다.



그런데 '네이키드 히트'라니까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3월말 방영됐던 2파트 에피소드 중 파트2다. 바로 이 에피소드에서 '네이키드 히트'가 나오기 때문이다.




잠깐! '캐슬'의 여주인공 이름은 케이트 베켓이 아니냐고?

맞다. 하지만 추리소설 작가인 리처드 캐슬(네이단 필리언)이 케이트 베켓을 모델로 삼아 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니키 히트이므로 '케이트 베켓 = 니키 히트'로 봐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추리소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시즌2 파이널 에피소드에도 제임스 패터슨(James Patterson), 스티븐 J. 캐널(Stephen J. Cannell), 마이클 코넬리 (Michael Connelly) 등 실제 추리소설 작가들이 리처드 캐슬의 포커 메이트로 출연했다.

사실 나는 이 양반들이 좀 더 자주 나왔으면 한다. 너무 자주 등장하면 짜증날 수도 있지만, 추리소설 작가들이 실제 살인사건 미스테리를 푸는 동료 추리소설 작가, 리처드 캐슬에게 이러저러한 조언을 해준다는 설정이 재미있어서다.





그렇다고 시즌2 파이널 에피소드가 '스파이'와 '추리소설'이 전부였던 건 아니다. 그리 중요한 것은 못 되지만, 리처드 캐슬과 케이트 베켓의 알쏭달쏭한 관계도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캐슬'에서까지 삼각관계 타령이 나오는 걸 보며 고개를 저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진지한 로맨스 드라마가 아니라서 인지 크게 신경에 거슬리진 않았다.

마지막 대사도 걸작이다.

"See you in the fall..."

시즌3에서 다시 보자는 얘기다.




이렇게 해서 '캐슬' 시즌2가 끝났다. 시즌1이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즌2가 막을 내리고 곧 시즌3가 시작한다. 세월 참 빠르긴 빠른 것 같다.

다음 주엔 FOX의 '24' 시즌8도 막을 내리므로 월요일 저녁시간대엔 시간이 많이 남아돌 듯. 이제 곧 ABC의 '로스트(Lost)'도 끝나므로 내가 다시 TV와 멀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 듯 하다.

그러나, 오는 가을 '캐슬' 시즌3가 돌아오면 또 보게 될 테므로, '완전해방'은 아무래도 좀 힘들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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