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이글스 QB 마이클 빅 이번엔 오른손 골절상

지난 주엔 머리, 이번 주엔 손...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의 스타 쿼터백 마이클 빅(Michael Vick)이 디비젼 라이벌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와의 2011년 NFL 정규시즌 세 째주 경기에서 오른손 골절상을 입었다.

마이클 빅은 홈에서 벌어진 뉴욕 자이언츠와의 경기 3쿼터에 자이언츠 수비수의 강한 어깨 태클에 맞아 뒤로 쓰러지더니 바로 오른손을 내려다 봤다. 자이언츠 선수와 충돌하는 순간 다쳤는지, 아니면 넘어지면서 다쳤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3쿼터가 끝나갈 무렵에 발생한 태클에 의해 다친 것만은 확실하다.

아래 이미지는 마이클 빅의 부상 순간.

마이클 빅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경기를 계속 진행했으나 역전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공격을 마친 직후 라커룸으로 향했다. 빅이 라커룸으로 향했다는 것은 그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빅은 이글스의 다음 번 공격 기회가 오자 라커룸에서 돌아와 다시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오른 손등을 보니 찢어진 듯한 상처가 보였지만 TV로 보기엔 대수롭지 않은 부상으로 보였다.

하지만 빅은 금세 다시 사이드라인으로 돌아가 벤치에 앉더니 돌아오지 않았다. 이 때가 되어서야 마이클 빅이 오른손 골절상을 입었고, 통증을 참고 경기를 할 수 있는 지 시험을 해봤다가 안 되겠다 싶었는지 다시 벤치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클 빅이 경기를 계속 할 때만 해도 이글스가 자이언츠를 16대14로 리드하고 있었으나, 빅이 벤치에 앉고 백업 쿼터백 마이크 캐프카(Mike Kafka)로 교체된 이후부터 제자리 걸음을 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29대16으로 패했다.

경기 직후 마이클 빅은 자신이 부상을 당한 플레이에서 주심이 자이언츠에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는 데 불만을 드러내며, 이번 시즌 들어 3주동안 수많은 파울성 태클을 당했는데도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빅은 다른 쿼터백들은 퍼스널 파울을 잘 받아내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다면서 심판들로부터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투덜댔다. 빅은 불평을 하거나 심판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으나 "심판이 나만 미워한다"는 소리로 들렸다.

마이클 빅이 부상당한 문제의 태클이 제법 강했고 다소 늦은 감도 있었지만 주심은 파울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마이클 빅은 지난 주 아틀란타 팰컨스(Atlanta Falcons)와의 경기에서도 부상을 당해 경기를 끝마치지 못했다. 마이클 빅은 팰컨스와의 원정 경기 3쿼터에 팰컨스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이글스 팀메이트와 부딪치며 머리를 다쳤다. 마이클 빅은 바로 이글스 팀 닥터들의 부축을 받으며 사이드라인으로 향했고, 피가 섞인 침을 뱉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아래의 이미지는 지난 주 팰컨스와의 경기에서 마이클 빅이 부상당하는 순간.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지난 주에도 마이클 빅이 부상으로 빠지기 이전까지는 24대21로 리드하고 있었으나 결국 35대31로 패했다. 마이클 빅이 부상을 당하면서 리드를 날리고 패하는 패턴이 2주 연속 반복된 것이다.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마이클 빅의 지난 주 부상은 상대 팀 수비 탓을 할 수 없다는 점. 팰컨스 수비수의 태클에 넘어진 것이 부상으로 이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파울성 태클이 아니었으며, 직접적인 부상 원인은 팀 메이트와의 충돌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주 뉴욕 자이언츠전 태클은 여차했으면 파울이 될 뻔 했던 태클이었다. 그렇다고 마이클 빅이 경기 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심판이 나만 미워한다"는 투로 투덜댈 필요가 굳이 있었냐는 생각은 들지만, 빅이 다소 억울함을 느낄 만은 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애매한 상황에선 파울을 선언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가장 몸값이 비싼 포지션이 쿼터백이므로 NFL과 구단 모두 가장 귀한 재산인 쿼터백을 부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편으론 쿼터백 과잉보호로 경기를 재미없게 만든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물론 마이클 빅과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심판들이 빅만 미워한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마이클 빅이 세 경기 연속으로 태클에 두들겨 맞고 두 경기 연속으로 부상으로 경기를 끝마치지 못한 이유를 다른 데서 찾아보는 게 보다 현명할 듯 하다.

이렇게 해서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2주 연속으로 패하며 1승2패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2주 연속으로 그들의 주전 쿼터백인 마이클 빅을 부상으로 잃었다. 이번 주엔 마이클 빅이 지난 주에 입은 머리 부상을 털어내고 출전했지만, 오른손 골절상을 입은 마이클 빅이 다음 주 경기를 뛸 수 있을 지는 현재 아무도 모른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마이클 빅이 왼손잡이 쿼터백이지만, 그렇다고 오른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그가 다음 주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지는 현재로썬 불확실한 상태다. 쿼터백이 손을 많이 사용하는 포지션이라서 빅이 고통과 불편을 참고 출전을 강행한다고 해도 펌블 등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다음 주엔 빈스 영(Vince Young)이 이글스의 주전 쿼터백을 맡을까?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백업 쿼터백이던 케빈 캅(Kevin Cobb)을 애리조나 카디날스(Arizona Cardinals)로 보내고 테네시 타이탄스(Tennessee Titans)에서 빈스 영을 데려왔다. 빈스 영도 주전 쿼터백 경험이 풍부한 쿼터백이므로 믿음직스러운 백업이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도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 그러나 이번 주부터 정상적인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므로 상태가 많이 좋아진 듯 하다. 그러므로 다음 주엔 빈스 영이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정규시즌 스타트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빈스 영이 출격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지난 오프시즌에만 해도 2011년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드림팀'으로 불렸다. 그런데 '드림팀'이 서서히 '악몽팀'이 되어가고 있다.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넘기는지 지켜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