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9일 화요일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 3 - '로스트' 귀신들은 섬을 못 떠난다...

21세기 TV 시청자들에게 "하와이에서 촬영한 가장 유명한 TV 시리즈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대부분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방영되었던 ABC의 인기 시리즈 '로스트(Lost)'를 꼽을 것이다. 극중에선 하와이가 아닌 정체 모를 미스테리한 섬으로 나왔지만 실제로 촬영한 장소는 와이키키(Waikiki)와 호놀룰루(Honolulu) 등으로 유명한 하와이 주의 오아후 섬이었다.

하지만 만약 20세기의 클래식 TV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다른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CBS의 클래식 형사 시리즈 '하와이 파이브-오(Hawaii Five-O)'가 있기 때문이다. CBS는 지난 2010년 클래식 '하와이 파이브-오'를 새롭게 리부팅하는 데 성공해 벌써 시즌 3가 시작했다.

두 시리즈 모두 '하와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일까? '로스트'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돌아온(?) '하와이 파이브-오' 시리즈에 고정 출연하거나 게스트로 등장하고 있다. '로스트' 고정 멤버에서 '하와이 파이브-오'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인 대니얼 대 킴(Daniel Dae Kim)과 테리 오퀸(Terry O'Quinn)이 대표적이다. '로스트'에서 한국인 탑승객 진수 역을 맡았던 대니얼 대 킴은 '하와이 파이브-오'에서 고정 멤버 중 하나인 친호 켈리 형사 역으로 출연 중이며, '로스트'에서 존 로크 역을 맡았던 테리 오퀸은 지난 시즌 2에서 스티븐 맥개렛(알렉스 올러플린) 형사 가족과 친밀한 관계인 조 화이트 역으로 출연했다. 테리 오퀸은 그가 출연하는 ABC의 새로운 호러 드라마 '666 파크 애비뉴(666 Park Avenue)'가 지난 9월부터 시작하면서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 3엔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으나 기회가 닿으면 언제든지 하와이로 컴백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대니얼 대 킴

테리 오퀸

지난 월요일 방송된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 3 에피소드 3에서도 낯익은 얼굴이 하나 보였다.


그렇다. '하와이 파이브-오' 303에 게스트로 출연했던 이 여배우는 '로스트' 시리즈에서 리비 역을 맡았던 씬디아 와트로스(Cynthia Watros)다.

ABC '로스트'에서의 씬디아 와트로스(오른쪽)

물론 TV 배우들이 여러 TV 시리즈에 메인 또는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하와이에서 촬영했던 TV 시리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하와이에서 촬영하는 또다른 TV 시리즈에 자주 등장하는 게 우연만은 아닌 듯 하다.

재미있는 점은 대니얼 대 킴, 테리 오퀸, 씬디아 와트로스 모두 '로스트'에서 죽는 캐릭터를 맡았다는 사실. 대니얼 대 킴과 테리 오퀸의 캐릭터들은 마지막 시즌까지 버티다 죽은 반면 씬디아 와트로스가 맡았던 리비는 시즌 2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역시 '로스트'의 귀신들은 아직도 섬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섬이 특별하긴 대단히 특별한 모양이다.

하와이와 인연이 있는 '로스트' 출연진이 앞으로 얼마나 더 '하와이 파이브-오' 시리즈에 게스트로 출연하는지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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