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Uh-oh!" 미국 북동부로 허리케인 접근 중...ㅡㅡ;

이번 할로윈엔 허리케인이 "Trick or Treat!"을 할 모양이다. 내셔널 허리케인 센터(National Hurricane Center)와 미국 언론들은 '샌디'라는 이름의 허리케인이 미국 동부의 대서양 해안가를 따라 북상하다 미국의 대도시들이 모여있는 북동부에서 상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며칠 전만 해도 예상 진로가 해안가를 따라 북상하다 바다 쪽으로 우회전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대륙 쪽으로 좌회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빌어먹을 샌디가 예보된 대로 북동부에서 상륙하면 DMV(워싱턴 D.C + 메릴랜드 + 버지니아) 수도권과 뉴욕 등 미국의 주요 지역들은 다음 주 초에 강풍, 폭우와 박치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샌디가 바로 머리 위로 지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NOT-A-GOOD-NEWS...




알 만한 사람들은 다들 알겠지만, DMV 수도권을 비롯한 미국 북동부 지역은 울창한 숲속에 둘러쌓여있다. 워싱턴 D.C 지역에선 사슴이 지하철 역에 나타나기도 하고, 다운타운을 살짝 벗어난 주택가에선 사슴들이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완전 무시하고 무단 횡단을 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주택가에 사슴들이 돌아다니는 풍경도 쉽게 볼 수 있으며, 울창한 숲이 우거진 동네 공원에서도 사슴들과 자주 마주친다. 심지어 울타리를 친 공원 안에까지 들어와 떼를 지어 돌아다니는 풍경도 자주 볼 수 있다. 개, 고양이보다 더 흔히 볼 수 있는 (야생) 동물이 의외로 사슴이다. 이는 다운타운에서 멀리 떨어진 산촌의 모습이 아니라 워싱턴 D.C 외곽을 감싸고 한바퀴 도는 고속도로(벨트웨이라 부른다) 인근의 풍경이 이렇다. DMV 수도권 주변에 울창한 나무 숲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 점도 있는 반면 나쁜 점도 있다. 강풍과 폭설 등을 못이겨 아름드리 나무들이 드러눕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엔 집이나 달리던 자동차 등을 덮치는 인명피해도 발생한다. 드러누운 나무들이 도로를 가로막기도 하며, 때로는 전깃줄을 덮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강풍과 허리케인으로 유명한 하와이 주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대규모 정전 사태를 천재지변에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꼽히는 미국 북동부에서 거의 매년마다 겪는 이유 중 하나도 이들 나무에 있다고 본다. 물론 펩코(PEPCO), 도미니언(Dominion) 등 DMV 지역 전력회사들이 신속한 개선과 복구를 하지 못하는 게 지역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이긴 하지만 그래도 10년 전보단 많이 나아졌으니 나무에게 화풀이를 하는 수밖에...

만약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언론들의 예측대로 DMV 머리 위로 지나간다면 이번에도 대규모 정전 사태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외로 별 탈 없이 넘어갈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약간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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