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일 수요일

캔사스 시티 칩스 4승 무패, 뉴욕 자이언츠 무승 4패

톰 브래디(Tom Brady)의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와 페이튼 매닝(Peyton Manning)의 덴버 브롱코스(Denver Broncos)가 4연승으로 2013년 시즌을 시작한 것은 뉴스거리가 되지않는다. 항상 그랬기 때문이다.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와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도 충분히 4연승을 할 만한 팀이므로 크게 놀라울 게 없다.

그런데 캔사스 시티 칩스(Kansas City Chiefs)가 4승 무패를 기록 중이라면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왜냐, 캔사스 시티 칩스는 지난 2012년 시즌 2승14패를 기록한 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칩스는 헤드코치와 주전 쿼터백까지 교체되었다. 그런데도 캔사스 시티 칩스는  2013년 시즌 들어 아직까지 진 적이 없다.

NFL 32개 팀 중 최약체 중 하나로 꼽히는 잭슨빌 재과스(Jacksonville Jaguars)를 시즌 오프너에서 가볍게 꺾으며 2013년 시즌을 스타트한 칩스는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를 내리 격파하며 4승 무패를 달리고 있다. 바로 지난 시즌에만 해도 2승14패의 대책이 없어 보이는 팀이었는데, 2013년 시즌엔 4승 무패를 달리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되었다.

샌 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즈(San Francisco 49ers)에서 캔사스 시티 칩스로 팀을 옮긴 주전 쿼터백 알렉스 스미스(Alex Smith)는 이미 적응기가 지났는지 새 팀에서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비록 시즌 네 째 주 자이언츠 전에서 인터셉션을 두 차례 당했지만, 알렉스 스미스는 자이언츠를 상대로 3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직접 런까지 하면서 패스능력 뿐만 아니라 런 실력까지 과시했다.

포티나이너즈에 의해 1라운드에 드래프트되었던 스미스는 몇 해 동안 이름값을 하지 못하다 겨우 자리를 잡나 싶더니 콜린 캐퍼닉(Colin Kaepernick)에 주전 자리를 내주고 포티나이너즈를 떠나 캔사스 시티 칩스로 팀을 옮겼다. 새로운 팀으로 이동한 바람에 적응하는 데 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으나, 알렉스 스미스는 캔사스 시티 칩스에서 크게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현재까지 4승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캔사스 시티 칩스가 달라스 카우보이스, 필라델피아 이글스, 뉴욕 자이언츠 등 NFC 동부 팀들을 연달아 격파했다는 점이다. 캔사스 시티 칩스가 2013년 시즌을 4승 무패로 시작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게 다름 아닌 NFC 동부가 된 것이다.

AFC 서부에 속한 캔사스 시티 칩스와 NFC 동부 팀들은 정규시즌에서 자주 만나는 사이가 아니다. 그런데도 칩스가 NFC 동부에 속한 세 팀들을 내리 연달아 격파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재 칩스 헤드코치가 앤디 리드(Andy Reid)이기 때문으로 봐야할 듯 하다.

왜냐, 앤디 리드가 지난 14년간 필라델피아 이글스 헤드코치였기 때문이다. 앤디 리드는 1999년 시즌부터 2012년 시즌까지 이글스 헤드코치를 맡는 동안 한 시즌에 두 차례씩 NFC 동부에 속한 팀들을 상대했으므로 NFC 동부에 속한 팀들을 훤히 들여다 보는 양반이다.

앤디 리드의 캔사스 시티 칩스는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홈으로 불러 격파하더니 리드의 옛 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필라델피아 원정경기에서 격추시켰으며, 2013년 시즌 들어 비실거리는 뉴욕 자이언츠를 홈으로 불러 31대7로 박살냈다. 이후에 맞붙게 될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까지 해치운다면 앤디 리드의 캔사스 시티 칩스는 NFC 동부 네 팀을 모두 격파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앞으로 더 두고 볼 일이지만, 앤디 리드와 알렉스 스미스의 2013년 캔사스 시티 칩스가 시즌을 산뜻하게 시작한 것만은 분명하다.

한편, 뉴욕 자이언츠는 갈수록 대책이 안 서고 있다.

이제는 정신을 차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캔사스 시티 칩스 전에서 7대0으로 뒤지던 2쿼터에 자이언츠의 쿼터백 일라이 매닝(Eli Manning)이 와이드리씨버 빅터 크루즈(Victor Cruz)에 장거리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단번에 동점을 만들 때만 해도 자이언츠가 다시 살아나는가보다 싶었다.

그.러.나...

자이언츠 오펜스는 2쿼터에 빅터 크루즈의 터치다운 하나를 마지막으로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 물론 셧아웃 패를 당했던 지난 주 캐롤라이나 팬터스(Carolina Panthers) 전에서 발전한 것만은 분명했지만, 치사하게(?) 터치다운 하나가 전부였다.

미국 연방정부에 앞서 먼저 셧다운한 건 뉴욕 자이언츠 디펜스였다. 자이언츠 디펜스는 2013년 시즌 들어 매 경기마다 30점 이상을 실점했다. 자이언츠 디펜스는 시즌 오프너였던 달라스 카우보이스 전에서 36점을 내주며 시작하더니 둘 째 주 덴버 브롱코스 전에선 41점, 세 째 주 캐롤라이나 팬터스 전에선 38점, 네 째 주 캔사스 시티 칩스 전에선 31점을 각각 실점했다.

막 뚫리는 디펜스 뿐만 아니라 오펜스에도 문제가 있다. 바로 턴오버다. 쿼터백 일라이 매닝은 벌써 인터셉션을 9개나 기록하는 등 자이언츠 오펜스는 매 경기마다 득점 대신 턴오버를 만드는 데 바빴다. 시즌 오프너였던 카우보이스 전에서 턴오버를 무려 여섯 차례나 범하며 불안하게 시즌을 시작하더니 아직까지도 그 문제를 바로 잡지 못한 듯 보였다.


물론 아직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0-4 스타트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NFL 애널리스트들이 0-4 스타트면 이미 관에 못을 박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는 것처럼 추락하는 2013년 시즌을 되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과연 뉴욕 자이언츠가 언제쯤 2013년 시즌 첫 승을 올릴 지 지켜보기로 하자.

뉴욕 자이언츠는 오는 일요일 디비젼 라이벌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홈에서 경기를 갖는다. 라스 베가스 라인은 뉴욕 자이언츠가 2점 페이버릿이다. 과연 자이언츠가 홈에서 디비젼 라이벌 이글스를 잡고 시즌 첫 승을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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