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온 네이비 실스 관련 책들을 몇 권 읽은 사람들은 '캡틴 필립스 구출작전' 이야기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뉴스에 자주 나왔던 사건이기도 하지만, 네이비 실스 관련 책에 빠지지 않고 소개됐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작전 이후에 출판된 네이비 실스 관련 책들에 빠지지 않고 나왔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빈 라덴을 찾아가 바디 피어싱을 해줬던 DEVGRU 친구들이 캡틴 필립스 작전에서도 활약했기 때문인 듯 하다.
바로 그 캡틴 필립스 구출작전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최근에 개봉한 톰 행크스(Tom Hanks) 주연의 '캡틴 필립스(Captain Phillips)'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 '캡틴 필립스'는 지난 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네이비 실스에 의해 구조된 캡틴 리처드 필립스(Richard Phillips)가 쓴 책 '캡틴스 듀티(A Captain's Duty: Somali Pirates, Navy SEALs, and Dangerous Days at Sea)'를 기초로 한 스릴러-드라마다.
'캡틴 필립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캡팁 필립스(톰 행크스)는 화물선 매스크 알라바마(Maersk Alabama)를 몰고 오만에서 케냐로 항해하던 중 소말리아 해적들의 공격을 받는다. 무장한 해적들이 매스크 알라바마에 오르자 캡틴 필립스는 선원 전원이 인질로 잡히면서 배까지 해적의 손에 완전히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뉴스를 관심있게 봤다면 캡틴 필립스 구출작전 관련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캡틴 필립스가 네이비 실스에 의해 구출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은 알고 있을 것이다. 캡틴 필립스가 네 명의 소말리아 해적들과 함께 구명정을 타고 화물선을 떠나 소말리아로 향하던 중 네이비 실스에 의해 구출되었다는 정도는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말리아 해적들이 매스크 알라바마에 올라온 이후 실제로 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고, 선장과 선원들이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에 어떻게 대처했으며, 캡틴 필립스가 소말리아 해적들과 함께 소형 구명정을 타고 미 해군과 인질협상을 벌이다 구출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사건 관련 책들을 읽어야 알 수 있다. 영화 '캡틴 필립스'는 캡틴 필립스가 쓴 책을 기초로 그가 직접 경험했던 납치사건을 영화로 옮겼다.
물론 영화 '캡틴 필립스'의 줄거리와 영화의 기초가 된 책 '캡틴스 듀티' 등의 내용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지는 알 수 없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이거나 과장된 것인지는 현장에 있었던 선장, 선원, 해적들이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얘기다. 항상 그렇듯이 이것 때문에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얼마나 사실이냐 아니면 픽션이냐를 떠나서 흥미진진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해적들이 우글거리는 바다를 핸드건 한자루 없이 항해하다 해적들한테 걸리면 저항도 제대로 못해보고 사다리를 타고 배에 오르는 해적들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하는 생각에서부터 시작해서 인질의 수를 선장 한 명으로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캡틴 필립스의 기지, 소말리아 해적들을 화물선에서 떼어놓기 위해 인질이 될 것을 각오하고 해적들과 함께 구명정을 탄 캡틴 필립스의 용기 등에 감동,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영화 '캡틴 필립스'도 책 '캡틴스 듀티' 만큼 흥미진진했을까?
영화에도 필요한 건 대부분 모두 나왔다. 그러나 책 만큼 만족스럽진 않았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건, 자세하게 영화로 옮겼어야 했을 것 같았던 부분들을 대강 넘어갔다는 점이었다. 해적의 공격부터 시작해서 납치, 매스크 알라바마에서 벌어진 사건, 구명정에서 벌어진 사건, 미 해군과 네이비 실스의 구출작전 등을 런타임 2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해야 하므로 모든 것을 전부 영화로 옮길 수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스크 알라바마에서 캡틴 필립스가 인질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사라지고, 해적들이 배에 숨어 있는 대부분의 선원들을 모두 인질로 잡기 위해 배를 수색하는 파트가 크게 축소된 것은 의외였다. 책 '캡틴스 듀티'에서 캡틴 필립스가 여러 차례 강조했던 것이 인질로 잡힌 선원의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었고, 배에 숨어있는 나머지 선원들을 모두 찾아내려는 해적들의 수색을 도와주는 척 하면서 인질로 잡힌 선원의 도주를 돕는 등 해적들을 방해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는 파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모두가 영화에 아예 나오지 않거나 건성으로 넘어가는 데 그쳤다. 만약 이 부분을 보다 자세하게 영화로 옮겼더라면 인질의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캡틴 필립스의 기지가 더욱 돋보였을 것이며, 해적들이 캡틴 필립스와 선원들의 작전에 서서히 말려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다소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다 스릴있고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었던 멋진 파트였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 부분을 대충 넘어갔다. 압축 과정에서 날아갔다고 이해하려 해도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소극적으로 옮겼다는 것이 의외였고 실망스러웠다.
스릴이 부족했다는 점도 아쉬웠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야수처럼 위협적인 소말리아 해적들을 제외하곤 스릴이나 위기감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매스크 알라바마에서 벌어지는 해적과 선원들의 숨바꼭질은 스릴이 전혀 없었고, 네이비 실스의 구출작전 파트도 볼거리가 없었다. '캡틴 필립스'는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처럼 스파이-밀리터리-스릴러 영화가 아니었던 만큼 풍부한 액션과 서스펜스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당한 선장이 네이비 실스에 의해 구조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였는데 스릴과 서스펜스가 너무 부족해 보였다.
한편 출연진의 연기는 훌륭했다. 캡틴 필립스 역을 맡은 베테랑 미국 배우 톰 행크스는 메이저 영화제에서 또 한 번 남우주연 후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며, 소말리아 해적 리더 무세 역을 맡은 소말리아계 미국인 바카드 압디(Barkhad Abdi)도 이 영화로 영화배우 데뷔를 했다는 게 잘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해적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줬다. 압디 뿐만 아니라 소말리아 해적 역을 맡은 네 명 모두 눈알을 희번득거리며 인질들을 위협하는 대화가 쉽게 안 통할 듯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톰 행크스를 비롯한 출연진의 호연과 흔치 않은 스토리 덕분에 '캡틴 필립스'는 제법 볼 만했다. 맨손의 캡틴 필립스와 선원들이 무장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상대로 머리싸움을 하는 파트가 아예 사라지거나 건성으로 넘어가는 데 그쳤다는 점이 여전히 아쉽긴 했지만 영화는 그래도 전반적으로 O.K였다.
하지만 아주 대단한 영화를 봤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영화 내내 지루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으나 필요한 것들만 다소 밋밋하게 집어넣었을 뿐 중요한 몇몇 부분에 포인트를 주면서 영화를 보다 스릴넘치고 익사이팅하게 만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용감한 선장의 멋진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고 드라마틱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여전히 볼 만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바로 그 캡틴 필립스 구출작전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최근에 개봉한 톰 행크스(Tom Hanks) 주연의 '캡틴 필립스(Captain Phillips)'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 '캡틴 필립스'는 지난 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네이비 실스에 의해 구조된 캡틴 리처드 필립스(Richard Phillips)가 쓴 책 '캡틴스 듀티(A Captain's Duty: Somali Pirates, Navy SEALs, and Dangerous Days at Sea)'를 기초로 한 스릴러-드라마다.
'캡틴 필립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캡팁 필립스(톰 행크스)는 화물선 매스크 알라바마(Maersk Alabama)를 몰고 오만에서 케냐로 항해하던 중 소말리아 해적들의 공격을 받는다. 무장한 해적들이 매스크 알라바마에 오르자 캡틴 필립스는 선원 전원이 인질로 잡히면서 배까지 해적의 손에 완전히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뉴스를 관심있게 봤다면 캡틴 필립스 구출작전 관련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캡틴 필립스가 네이비 실스에 의해 구출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은 알고 있을 것이다. 캡틴 필립스가 네 명의 소말리아 해적들과 함께 구명정을 타고 화물선을 떠나 소말리아로 향하던 중 네이비 실스에 의해 구출되었다는 정도는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말리아 해적들이 매스크 알라바마에 올라온 이후 실제로 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고, 선장과 선원들이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에 어떻게 대처했으며, 캡틴 필립스가 소말리아 해적들과 함께 소형 구명정을 타고 미 해군과 인질협상을 벌이다 구출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사건 관련 책들을 읽어야 알 수 있다. 영화 '캡틴 필립스'는 캡틴 필립스가 쓴 책을 기초로 그가 직접 경험했던 납치사건을 영화로 옮겼다.
물론 영화 '캡틴 필립스'의 줄거리와 영화의 기초가 된 책 '캡틴스 듀티' 등의 내용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지는 알 수 없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이거나 과장된 것인지는 현장에 있었던 선장, 선원, 해적들이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얘기다. 항상 그렇듯이 이것 때문에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얼마나 사실이냐 아니면 픽션이냐를 떠나서 흥미진진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해적들이 우글거리는 바다를 핸드건 한자루 없이 항해하다 해적들한테 걸리면 저항도 제대로 못해보고 사다리를 타고 배에 오르는 해적들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하는 생각에서부터 시작해서 인질의 수를 선장 한 명으로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캡틴 필립스의 기지, 소말리아 해적들을 화물선에서 떼어놓기 위해 인질이 될 것을 각오하고 해적들과 함께 구명정을 탄 캡틴 필립스의 용기 등에 감동,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영화 '캡틴 필립스'도 책 '캡틴스 듀티' 만큼 흥미진진했을까?
▲톰 행크스(왼쪽)와 캡틴 리처드 필립스(오른쪽) |
영화에도 필요한 건 대부분 모두 나왔다. 그러나 책 만큼 만족스럽진 않았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건, 자세하게 영화로 옮겼어야 했을 것 같았던 부분들을 대강 넘어갔다는 점이었다. 해적의 공격부터 시작해서 납치, 매스크 알라바마에서 벌어진 사건, 구명정에서 벌어진 사건, 미 해군과 네이비 실스의 구출작전 등을 런타임 2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해야 하므로 모든 것을 전부 영화로 옮길 수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매스크 알라바마에서 캡틴 필립스가 인질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사라지고, 해적들이 배에 숨어 있는 대부분의 선원들을 모두 인질로 잡기 위해 배를 수색하는 파트가 크게 축소된 것은 의외였다. 책 '캡틴스 듀티'에서 캡틴 필립스가 여러 차례 강조했던 것이 인질로 잡힌 선원의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었고, 배에 숨어있는 나머지 선원들을 모두 찾아내려는 해적들의 수색을 도와주는 척 하면서 인질로 잡힌 선원의 도주를 돕는 등 해적들을 방해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는 파트가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모두가 영화에 아예 나오지 않거나 건성으로 넘어가는 데 그쳤다. 만약 이 부분을 보다 자세하게 영화로 옮겼더라면 인질의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캡틴 필립스의 기지가 더욱 돋보였을 것이며, 해적들이 캡틴 필립스와 선원들의 작전에 서서히 말려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다소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다 스릴있고 스마트하게 만들 수 있었던 멋진 파트였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 부분을 대충 넘어갔다. 압축 과정에서 날아갔다고 이해하려 해도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소극적으로 옮겼다는 것이 의외였고 실망스러웠다.
스릴이 부족했다는 점도 아쉬웠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야수처럼 위협적인 소말리아 해적들을 제외하곤 스릴이나 위기감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매스크 알라바마에서 벌어지는 해적과 선원들의 숨바꼭질은 스릴이 전혀 없었고, 네이비 실스의 구출작전 파트도 볼거리가 없었다. '캡틴 필립스'는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처럼 스파이-밀리터리-스릴러 영화가 아니었던 만큼 풍부한 액션과 서스펜스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당한 선장이 네이비 실스에 의해 구조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영화였는데 스릴과 서스펜스가 너무 부족해 보였다.
한편 출연진의 연기는 훌륭했다. 캡틴 필립스 역을 맡은 베테랑 미국 배우 톰 행크스는 메이저 영화제에서 또 한 번 남우주연 후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며, 소말리아 해적 리더 무세 역을 맡은 소말리아계 미국인 바카드 압디(Barkhad Abdi)도 이 영화로 영화배우 데뷔를 했다는 게 잘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해적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줬다. 압디 뿐만 아니라 소말리아 해적 역을 맡은 네 명 모두 눈알을 희번득거리며 인질들을 위협하는 대화가 쉽게 안 통할 듯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톰 행크스를 비롯한 출연진의 호연과 흔치 않은 스토리 덕분에 '캡틴 필립스'는 제법 볼 만했다. 맨손의 캡틴 필립스와 선원들이 무장한 소말리아 해적들을 상대로 머리싸움을 하는 파트가 아예 사라지거나 건성으로 넘어가는 데 그쳤다는 점이 여전히 아쉽긴 했지만 영화는 그래도 전반적으로 O.K였다.
하지만 아주 대단한 영화를 봤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영화 내내 지루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으나 필요한 것들만 다소 밋밋하게 집어넣었을 뿐 중요한 몇몇 부분에 포인트를 주면서 영화를 보다 스릴넘치고 익사이팅하게 만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용감한 선장의 멋진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고 드라마틱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여전히 볼 만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폴그린그래스가 예전에도 실화영화를 찍은적 있고 본시리즈로 스릴러도 몇번찍었으니 이번작은 어떻게 갈까 아쉬웠는데. 좀 아쉽나보네요 ㅜ
답글삭제그래도 볼 만은 했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영화 끝나니까 관객들이 박수도 치던데요 뭐...
삭제근데 제가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기대를 좀 크게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