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4일 금요일

나는 동계 올림픽을 TV로만 즐기고 싶은데...

"만약 동계 올림픽에 삽으로 눈 치우기 종목이 있다면 워싱턴 D.C가 금메달 딸 것이다."

4년 전 밴쿠버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렸을 때 워싱턴 D.C 지역에서 나돌았던 농담이다. 이런 농담이 나왔던 이유는 밴쿠버 동계 올림픽 시즌에 맞춰 워싱턴 D.C 지역에 폭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로컬 TV에선 "워싱턴 D.C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려야 한다"는 우스겟 소리까지 했다.

폭설이 동계 올림픽을 좋아하는 것일까?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기간에도 워싱턴 D.C 지역에 폭설이 쏟아졌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다. 왠지 동계 올림픽 기간이 되면 폭설이 또 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길래 지난 1월 이런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 때 올렸던 곡들을 들으면서 삽질을 하게 됐다. 나는 동계 올림픽을 TV로만 즐기고 싶은데 이번에도 날씨가 협조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 이번엔 삽질을 해야 할 만큼 눈이 왔다. 2010년 겨울 이후 한동안 삽을 들어야 할 정도의 눈이 오지 않았는데,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기간에 맞춰 쏟아진 폭설이 드디어 삽을 들게 만들었다. 어제부터 동계 올림픽 방송 도중에도 계속해서 겁을 주더니 워싱턴 D.C 근교에 대충 10 인치 정도는 온 듯 하다.



나는 겨울철 스포츠를 좋아하는 편이다. 얼음 위에서 하는 스포츠보다 눈 위에서 하는 스포츠를 더 좋아한다. 실내에서 하는 스포츠보다 야외에서 하는 스포츠를 더 좋아하기 때문인지 겨울철 스포츠도 눈덮인 산에서 뒹구는 쪽을 더 좋아한다. 요샌 직접 즐기기 보다 TV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비록 짧긴 했어도 겨울철 스포츠에 빠졌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삽으로 눈 치우기는...

아마도 눈 위에서 하는 최악의 스포츠가 아닐까 싶다.


거실에 금메달들을 진열해 놨더니 이를 본 몇몇 사람들로부터 "운동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금메달들이 여러 개 진열돼 있으니 운동선수 출신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 메달을 주는 스포츠 이외의 다른 분야의 대회도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또 물어보면 이제부턴 동계 올림픽의 삽으로 눈치우기 종목으로 딴 것이라고 해야겠다...

댓글 2개 :

  1. 단거리 장거리 계주 3관왕 하시는 건가요? 4년뒤 올림픽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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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눈에서 하는 거니까 크로스컨트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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