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트릴로지의 프리퀄 격인 '호빗(The Hobbit)' 트릴로지의 완결편이 개봉했다. 제목은 '호빗: 다섯 군대 전투(The Hobbit: The Battle of Five Armies)'.
2012년 개봉한 '호빗' 3부작의 첫 번째 영화는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게 300 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J. R. R. 톨킨(J. R. R. Tolkien)의 어린이용 소설을 3부작으로 제작한다는 게 무리였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그러나 2013년 개봉한 두 번째 영화는 전개가 보다 스피디해진 게 전편보다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
그렇다면 2014년 개봉한 '호빗' 3부작 완결편인 마지막 세 번째 영화는 어땠을까?
유감스럽게도, '호빗' 3부작 아이디어가 현명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두 번째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에서 받았던 긍정적인 느낌이 밀려나고 다시 첫 번째 영화를 봤을 때의 부정적인 느낌이 되살아났다.
세 번째 영화를 보면서 첫 번째 영화에서 느꼈던 문제점들이 다시 떠오른 이유는 간단하다 - 늘어지기 때문이다.
첫 번째 영화에선 출발과 여정이 너무 길게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다면, 이번 세 번째 영화에선 배틀이 문제였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소설 '호빗'의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마지막 배틀 파트만으로 만든 영화나 다름 없었다. 이렇다 보니 세 번째 '호빗' 영화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배틀만 하다 끝나는 영화였다.
배틀 씬은 처음엔 볼 만했다. '호빗' 류의 판타지 영화에 기대할 수 있었던 크게 새로울 건 없는 액션-배틀 씬이었지만 처음엔 즐길 만했다. 그러나 배틀 씬으로 시작한 '호빗: 다섯 군대 전투'의 줄거리는 마지막 배틀을 준비하는 과정이 전부였으므로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배틀", "배틀", "배틀" 하다가 끝났다. 영화의 전체가 전쟁과 전투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진 것이다. '호빗'을 3등분해 트릴로지로 만들면서 마지막 3부에 남은 건 전쟁과 배틀 파트 뿐이었으므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배틀 씬이 너무 길게 이어지면서 나중엔 지치게 만들었다. 마치 2시간 반짜리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의 TV 광고를 보는 것 같았다.
지난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빠른 전개와 익사이팅한 액션과 어드벤쳐, 그리고 유머 등으로 구성되어 영화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배틀 씬을 빼곤 건질 게 없었다. 유머는 있는 둥 마는 둥이었으며, 엘프와 드와프의 불필요해 보이는 로맨스 플롯은 전편에 이어 계속되었으나 이번에도 여전히 불필요해 보였다. 뭉클한 감동을 주기 위한 씬들도 준비된 것이 눈에 띄었으나 뻔할 뻔자 씨나리오였을 뿐 느껴지는 게 없이 밋밋했다.
이처럼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배틀 씬과 시각 효과를 제외하곤 보여줄 게 거의 없는 영화였다. 한마디로 말해,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배틀 씬으로 가득찼다", "3부작 완결편이다",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이다"라는 점을 빼곤 특별히 눈에 띄는 게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타임이 2시간 반에 육박했다. 줄거리도 별 게 없었고, 사실상 배틀 씬에만 올인한 영화였는데도 런타임이 2시간 반 가까이나 됐다. 전체적으로 영화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그래도 액션이 끊이지 않았으므로 지루하진 않았으나 영화에 큰 흥미가 끌리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보기엔 나쁘지 않았지만 재미는 별로 없었다. 특히 마지막 배틀 씬은 너무 길었다. 마지막 전투가 이번 영화의 핵심이란 점은 알겠는데, 배틀 씬이 너무 길다보니 도중에 지치게 됐다. 영화가 다 끝나자 마치 직접 전투를 끝내고 돌아온 것과 같은 피로감이 밀려왔다.
물론 웅장하고 볼거리가 풍부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배틀 씬을 제외하곤 보여줄 게 얼마 남지 않았던 마지막 완결편을 지나치게 길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영화를 좀 더 콤팩트하고 스피디하게 만들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체적으로 상영시간을 20분 가량 짧게 하고, 마지막 배틀 씬도 짧게 줄이는 대신 보다 익사이팅하게 만들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듯 하다.
영화가 약간 길어지면서 늘어지는 느낌을 주긴 했어도 배틀 과정을 자세하게 묘사했으므로 어느 정도 용서가 된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면서 자세하게 묘사할 생각이라면 영화가 아니라 TV 미니 시리즈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극장용 영화는 자세한 묘사보다 굵고 짧게 잘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작진이 '호빗'을 1개의 영화로 만들지 않고 두 토막, 세 토막으로 나눌 생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을 때부터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슬림하고 스피디한 한 편의 영화로 잘 만들 생각이 아니라 시리즈화 욕심부터 낸다는 게 과히 좋게 보이지 않았다. 첫 번째 '호빗' 영화가 군더더기가 많고 전개가 무척 더디게 느껴졌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영화에선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호빗' 시리즈가 차차 나아지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트릴로지 아이디어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번 마지막 세 번째 영화에서 다시 속도가 느려지면서 "역시 트릴로지 아이디어는 옳은 게 아니었다"는 결론 쪽으로 기울게 됐다.
이렇게 해서 '호빗' 트릴로지가 막을 내렸다. '스타 워즈(Star Wars)' 프리퀄 트릴로지가 오리지날 '스타 워즈' 트릴로지보다 못했던 것처럼 '호빗' 트릴로지가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한 사람들은 아마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반지의 제왕'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박스오피스에서 $$$를 빨아들이는 역할은 훌륭히 해냈다고 보지만, 만족도만 놓고 따지면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에 못미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대단히 실망스러운 시리즈는 아니었으며, 어느 정도 이름값은 했다고 본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수준이었지 기대를 뛰어넘을 정도의 영화 시리즈는 아니었다.
'호빗' 트릴로지는 무리한 시리즈화 욕심을 부리다 석연치 않게 마무리된 영화 시리즈로 기억될 듯 하다.
2012년 개봉한 '호빗' 3부작의 첫 번째 영화는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 드는 게 300 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J. R. R. 톨킨(J. R. R. Tolkien)의 어린이용 소설을 3부작으로 제작한다는 게 무리였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 그러나 2013년 개봉한 두 번째 영화는 전개가 보다 스피디해진 게 전편보다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
그렇다면 2014년 개봉한 '호빗' 3부작 완결편인 마지막 세 번째 영화는 어땠을까?
유감스럽게도, '호빗' 3부작 아이디어가 현명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두 번째 영화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The Hobbit: The Desolation of Smaug)'에서 받았던 긍정적인 느낌이 밀려나고 다시 첫 번째 영화를 봤을 때의 부정적인 느낌이 되살아났다.
세 번째 영화를 보면서 첫 번째 영화에서 느꼈던 문제점들이 다시 떠오른 이유는 간단하다 - 늘어지기 때문이다.
첫 번째 영화에선 출발과 여정이 너무 길게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다면, 이번 세 번째 영화에선 배틀이 문제였다.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소설 '호빗'의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마지막 배틀 파트만으로 만든 영화나 다름 없었다. 이렇다 보니 세 번째 '호빗' 영화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배틀만 하다 끝나는 영화였다.
배틀 씬은 처음엔 볼 만했다. '호빗' 류의 판타지 영화에 기대할 수 있었던 크게 새로울 건 없는 액션-배틀 씬이었지만 처음엔 즐길 만했다. 그러나 배틀 씬으로 시작한 '호빗: 다섯 군대 전투'의 줄거리는 마지막 배틀을 준비하는 과정이 전부였으므로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배틀", "배틀", "배틀" 하다가 끝났다. 영화의 전체가 전쟁과 전투에 관한 내용으로 채워진 것이다. '호빗'을 3등분해 트릴로지로 만들면서 마지막 3부에 남은 건 전쟁과 배틀 파트 뿐이었으므로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배틀 씬이 너무 길게 이어지면서 나중엔 지치게 만들었다. 마치 2시간 반짜리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의 TV 광고를 보는 것 같았다.
지난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빠른 전개와 익사이팅한 액션과 어드벤쳐, 그리고 유머 등으로 구성되어 영화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배틀 씬을 빼곤 건질 게 없었다. 유머는 있는 둥 마는 둥이었으며, 엘프와 드와프의 불필요해 보이는 로맨스 플롯은 전편에 이어 계속되었으나 이번에도 여전히 불필요해 보였다. 뭉클한 감동을 주기 위한 씬들도 준비된 것이 눈에 띄었으나 뻔할 뻔자 씨나리오였을 뿐 느껴지는 게 없이 밋밋했다.
이처럼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배틀 씬과 시각 효과를 제외하곤 보여줄 게 거의 없는 영화였다. 한마디로 말해,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배틀 씬으로 가득찼다", "3부작 완결편이다",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이다"라는 점을 빼곤 특별히 눈에 띄는 게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타임이 2시간 반에 육박했다. 줄거리도 별 게 없었고, 사실상 배틀 씬에만 올인한 영화였는데도 런타임이 2시간 반 가까이나 됐다. 전체적으로 영화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그래도 액션이 끊이지 않았으므로 지루하진 않았으나 영화에 큰 흥미가 끌리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보기엔 나쁘지 않았지만 재미는 별로 없었다. 특히 마지막 배틀 씬은 너무 길었다. 마지막 전투가 이번 영화의 핵심이란 점은 알겠는데, 배틀 씬이 너무 길다보니 도중에 지치게 됐다. 영화가 다 끝나자 마치 직접 전투를 끝내고 돌아온 것과 같은 피로감이 밀려왔다.
물론 웅장하고 볼거리가 풍부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배틀 씬을 제외하곤 보여줄 게 얼마 남지 않았던 마지막 완결편을 지나치게 길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영화를 좀 더 콤팩트하고 스피디하게 만들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체적으로 상영시간을 20분 가량 짧게 하고, 마지막 배틀 씬도 짧게 줄이는 대신 보다 익사이팅하게 만들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듯 하다.
영화가 약간 길어지면서 늘어지는 느낌을 주긴 했어도 배틀 과정을 자세하게 묘사했으므로 어느 정도 용서가 된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면서 자세하게 묘사할 생각이라면 영화가 아니라 TV 미니 시리즈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극장용 영화는 자세한 묘사보다 굵고 짧게 잘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작진이 '호빗'을 1개의 영화로 만들지 않고 두 토막, 세 토막으로 나눌 생각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을 때부터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슬림하고 스피디한 한 편의 영화로 잘 만들 생각이 아니라 시리즈화 욕심부터 낸다는 게 과히 좋게 보이지 않았다. 첫 번째 '호빗' 영화가 군더더기가 많고 전개가 무척 더디게 느껴졌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영화에선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호빗' 시리즈가 차차 나아지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트릴로지 아이디어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번 마지막 세 번째 영화에서 다시 속도가 느려지면서 "역시 트릴로지 아이디어는 옳은 게 아니었다"는 결론 쪽으로 기울게 됐다.
이렇게 해서 '호빗' 트릴로지가 막을 내렸다. '스타 워즈(Star Wars)' 프리퀄 트릴로지가 오리지날 '스타 워즈' 트릴로지보다 못했던 것처럼 '호빗' 트릴로지가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한 사람들은 아마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반지의 제왕'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박스오피스에서 $$$를 빨아들이는 역할은 훌륭히 해냈다고 보지만, 만족도만 놓고 따지면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에 못미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대단히 실망스러운 시리즈는 아니었으며, 어느 정도 이름값은 했다고 본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수준이었지 기대를 뛰어넘을 정도의 영화 시리즈는 아니었다.
'호빗' 트릴로지는 무리한 시리즈화 욕심을 부리다 석연치 않게 마무리된 영화 시리즈로 기억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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