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황당한 이베이, 재고 없는 상품을 할인 오퍼하고 환불 안 하는 게 단순 실수?

최근에 이베이(eBay)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베이에서 이것저것을 둘러봤더니 셀러 A로부터 7% 할인을 해주겠다는 오퍼가 날아왔다. 내가 구입을 생각하고 있었던 상품을 할인 해주겠다고 셀러가 먼저 오퍼를 했으니 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오퍼를 받아들이고 구입을 했다. 

그런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셀러로부터 새로운 메시지가 왔다. 내용을 읽어보니 재고가 없어 환불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재고가 없는 상품을 할인 해주겠다며 바이어에게 먼저 오퍼를 보내놓고 환불을 해주겠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아 보였다. 2000년대 초부터 이베이를 이용해왔으나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실수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환불을 받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여기까지는 웃어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바로 다음 날, 이번엔 셀러 B로부터 7% 할인 해주겠다는 오퍼가 또 날아왔다. 셀러는 A에서  B로 바뀌었지만 상품은 같은 것이었다. 

약간 의심이 들었지만 설마 똑같은 일이 반복될까 싶어서 이번에도 오퍼를 받아들이고 구입을 했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이 그대로 재발했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셀러 B로부터 재고가 없어서 환불을 해주겠다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메시지 내용은 셀러 A의 것을 복사해서 붙인 것처럼 100% 똑같았다. 셀러 A와 셀러 B가 아이디만 다를 뿐 동일인물이 아닌가 의심되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이번에도 환불을 해달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런데 셀러 B는 더이상 소식이 없었다. 셀러 A는 내가 환불을 요청한지 수 시간만에 환불을 해줬는데 셀러 B는 환불 요청 메시지를 세 통이나 보냈는데도 답변이 없었다. 

이쯤 됐으면 이건 사기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가지고 있지도 않은 물건을 할인 해주겠다고 바이어에게 먼저 오퍼를 보내 구입을 하게 만든 다음 재고가 없어서 환불을 해주겠다고 해놓고 연락을 끊고 사라졌으니 말이다. 

하는 수 없이 이베이 커스토머 서비스에 전화를 걸어 문제가 생겼음을 알렸다. 그러자 이베이 커스토머 서비스 에이전트는 며칠간 더 기다려 보고 그래도 연락이 없으면 이베이가 환불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흘째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아 이베이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두 번째 커스토머 서비스 에이전트는 셀러 B가 이베이 측이 보낸 환불 요청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셀러 B가 이베이 측에 연락을 해왔는지 물어봤더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아직까지 무소식이란 것이었다. 그렇다면 셀러 B가 환불 요청 메시지를 전달받았던 받지 않았던 간에 아무 의미가 없는 얘기였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베이가 환불을 해주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래서 두 번째 커스토머 서비스 에이전트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 물어봤다. 이베이 스토어를 운영하는 셀러가 재고가 없는 상품을 바이어에게 할인 오퍼를 보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어가 먼저 주문을 했는데 재고가 없어서 환불하는 경우는 더러 생길 수 있지만, 재고가 없는 상품을 셀러가 먼저 오퍼를 한다는 건 무언가 의도가 있는 행위로 의심됐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이틀 연속으로 두 번이나 발생했으니 이베이의 오퍼링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이베이 커스토머 서비스 에이전트는 셀러가 재고를 확인하지 않았거나 오해를 한 상태에서 실수로 오퍼를 보냈을 수도 있다며, 단순 실수라는 식으로 얼버무리려 했다. 

그런데 이런 "단순 실수"를 이틀 연속으로 두 번씩이나 한다? 

한 번은 "단순 실수"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어도 두 번은 곤란하지 않냐고 다시 물었다. 

그랬더니 "환불이 지금 진행 중이니 조금 기다려달라"고만 말했다. 

여기서 이 커스토머 서비스 에이전트와  더이상 얘기할 게 없다는 걸 알았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셀러의 "단순 실수" 때문에 바이어의 이름, 주소, 이메일,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셀러에게 넘어간 문제점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없는 상품을 판매한 뒤 주문 취소하는 수법으로 바이어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도 "단순 실수"로 넘어갈 사람으로 보였다. 

이번 해프닝으로 얻은 교훈:

"이베이에서 셀러로부터 오퍼를 받으면 모두 무시하거나 메시지를 보내 정상적인 셀러인가를 먼저 확인한다."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