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0일 토요일

2015년 골든 글로브 작품상은 누구에게 갈까?

제 7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Golden Globe Awards)이 오는 일요일 열린다. 2015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엔 '보이후드(Boyhood)',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 '시어리 오브 에브리씽(The Theory of Everything)', '셀마(Selma)', '폭스캐처(Foxcatcher)' 등 다섯 편의 영화가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버드맨(Birdman)',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 '인투 더 우즈(Into the Woods)', '프라이드(Pride)', '세인트 빈센트(St. Vincent)' 등 다섯 편의 영화가 코미디/뮤지컬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과연 이중에서 누가 작품상을 받을까?

골든 글로브는 아카데미와 달리 영화 작품상이 드라마와 코미디/뮤지컬 2개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따라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오래 전부터 프론트러너로 지목받아온 '보이후드'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며, 코미디/뮤지컬 부문 작품상은 '버드맨'에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보이후드'보다 '이미테이션 게임'이 더 맘에 들었지만 12년간 출연진이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독특한 영화 '보이후드'가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이 현재로썬 가장 높아 보인다. '보이후드'는 작품, 감독, 각본 등을 싹쓸이할 가능성이 있는 영화다.

2015년 골든 글로브 감독상 부문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셀마'의 에바 두버네이(Ava DuVernay), '건 걸(Gone Girl)'의 데이빗 핀처(David Fincher),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이냐리투(Alejandro G. IñáRritu),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크레이터(Richard Linklater) 등이 후보에 올랐다. 감독상도 현재로썬 '보이후드'에 돌아갈 가능성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이냐리투에게 돌아가더라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닐 듯 하다.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은 '이미테이션 게임'의 베네딕트 컴버배치(Benedict Cumberbatch)와 '시어리 오브 에브리씽'의 에디 레드메인(Eddie Redmayne)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컴버배치와 레드메인은 둘 다 시대물/바이오픽에서 영국의 실존인물을 연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중에서 수상자를 예측해보자면, 에디 레드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컴버배치의 앨런 튜링(Alan Turing) 연기도 훌륭했지만 다니엘 데이-루이스(Daniel Day-Lewis)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겼던 '나의 왼발(My Left Foot)'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교수 역을 실감나게 연기한 에디 레드메인이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은 '버드맨'의 마이클 키튼(Michael Keaton)이 예약 해놓은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다른 영화 시상식처럼 키튼이 컴버배치, 레드메인 등과 함께 남우주연 후보에 올랐다면 보다 흥미진진했겠지만, 골든 글로브는 주연상도 드라마 부문와 코미디/뮤지컬 부문으로 나눠진 바람에 키튼의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수상은 거의 확정적인 듯 하다.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스틸 앨리스(Still Alice)'에서 50대의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여교수 역을 연기한 줄리앤 무어(Julianne Moore)의 수상이 유력시 된다. 줄리앤 무어는 드라마 부문 뿐만 아니라 코미디/뮤지컬 부문에서도 여우주연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무어는 코미디/뮤지컬 부문이 아닌 드라마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명 소설을 기초로 한 영화 '스틸 앨리스'는 처음엔 괜찮다가 흐지부지하게 끝나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이지만, 2015년 어워즈 시즌 여우주연상은 줄리앤 무어가 맡아놓지 않았나 한다.

남우조연은 '위플래쉬'의 J.K 시몬스(Simmons)가 유력 후보이며, 여우조연은 '보이후드'에서 엄마 역을 맡았던 패트리샤 아퀘트(Patricia Arquette)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흥미로운 건 각본 부문이다. 골든 글로브엔 각본과 각색을 구분하지 않고 베스트 스크린플레이 하나가 전부이기 때문에 '보이후드'와 '이미테이션 게임'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카데미나 BAFTA, WGA 어워즈처럼 각본과 각색을 구분했다면 각본은 '보이후드', 각색은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예측할 수 있겠지만, 골든 글로브는 각본과 각색의 구분이 없는 관계로 살짝 애매하다.


마지막으로, 주제곡상은 어디로 갈까?

2015년 골든 글로브 주제곡 부문엔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가 부른 '빅 아이스(Big Eyes)'의 메인 타이틀 '빅 아이스', 존 레전드(John Legend)와 커몬(Common)이 부른 '셀마'의 메인 타이틀 '글로리(Glory)', '노아(Noah)'의 'Mercy is', '애니(Annie)'의 'Opportunity', 로드(Lorde)가 부른 '헝거 게임: 모킹제이 파트 1(The Hunger Games: Mockingay - Part 1)'의 'Yellow Flicker Beat' 등이 후보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2014년 베스트 영화 주제곡으로 꼽았던 키라 나이틀리(Keira Knightley)가 부른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의 'Lost Stars'가 후보에 들지 못한 게 아쉽다.


후보에 오른 곡 중에서 수상작을 꼽는다면?

라나 델 레이의 '빅 아이스'가 맘에 들지만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Sounds of Silence'와 흡사한 데가 있다. 'Sound of Silence'는 더스틴 호프맨(Dustin Hoffman) 주연의 영화 '졸업(The Graduate)의 사운드트랙에 포함되었던 곡이기도 하다. 로드가 부른 'Yellow Flicker Beat'도 괜찮은 곡이지만 상을 받을 만한 정도는 아닌 듯 하다.

그렇다면 결국 남는 건 '셀마'의 '글로리'.

'셀마'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의 이야기를 그린 바이오픽으로,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흑백간 인종갈등 사건들과 맞물리면서 주목받는 영화 중 하나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셀마'에 "NO"라고 하기가 매우 애매한 것도 사실이다.

다른 부문은 모르겠어도 '셀마'의 수상이 확실시되는 부문이 바로 주제곡이다. 커몬이 랩을 맡고 존 레전드가 보컬을 맡은 곡 '글로리'의 랩 파트 가사 중엔 "That's why we walk through Ferguson with our hands up"이라는 구절도 있다. 작년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발생한 경찰이 흑인 청소년을 사살한 사건을 의미한 것이다.

그렇다. 왠지 2015년 골든 글로브 주제곡상은 가장 시기적절한 곡에 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인적으로 "HANDS UP DON'T SHOOT"이라는 퍼거슨 구호에 동의하지 않으며, '셀마'의 '글로리'보다 골든 글로브 후보에 오르지 못한 '비긴 어게인'의 '로스트 스타'가 더 맘에 드는 곡이지만, 2015년 골든 글로브 주제곡상은 퍼거슨 사건이 가사에까지 노골적으로 나오는 '글로리'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자 그럼 이젠 누가 상을 받는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2015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1월11일 일요일 밤 8시(미국 동부시간) NBC를 통해 생중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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