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9일 목요일

007 시리즈 출연 흑인 영화배우 야펫 코토 "흑인 제임스 본드 안 된다"

'흑인 제임스 본드'설이 이젠 실없는 농담 수준을 넘어  '인종카드'를 즐겨 사용하는 좌파-리버럴들에 의해 "동의하지 않으면 인종차별자로 몰겠다"는 협박용으로 악용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출연했던 미국 흑인 영화배우 야펫 코토(Yaphet Kotto)는 생각이 아주 달랐다. 코토도 흑인 배우인 만큼 흑인 제임스 본드를 지지할 듯 보였으나 의외로 정 반대의 답이 돌아왔다.

야펫 코토는 영국의 빅 이슈(The Big Issue)와의 인터뷰에서 "제임스 본드가 흑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코토는 제임스 본드가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에 의해 창조된 백인 캐릭터이며 지금까지 줄곧 백인 영화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왔다면서, 흑인 제임스 본드 설이 바보스럽게 들린다며 지나친 'POLITICAL CORRECTNESS'를 비판했다.

“James Bond cannot be black. Political correctness be damned, we have to stay with what is literally correct. James Bond was established by Ian Fleming as a white character and played by white actors. It’s silly. Play 003 or 006 but you cannot be 007." - Yaphet Kotto

이어 코토는  흑인 영화배우가 모든 배역을 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발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도 말했다. 흑인 배우에게 다양한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데까지는 동의해도 전통적으로 백인으로 알려진 캐릭터까지 흑인이 가져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A lot of people say black actors should be allowed to play everything. Don’t be ridiculous. If I say I want to play JFK I should be laughed out the room." - Yephet Kotto

코토는 백인이 창조한 캐릭터는 흑인을 위해 만든 캐릭터가 아니므로 흑인 배우가 백인이 만든 캐릭터를 맡으려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토는 "우리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는 펜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흑인을 위해 준비한 새로운 오리지날 캐릭터를 창조할 생각을 해야지 백인이 만든 유명 캐릭터를 물려받을 생각만 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Black men should stop trying to play roles created by whites. These roles are not written for black men. We have pens [to create] roles that no one else has established.” - Yaphet Kotto


유감스럽게도, 이런 주장은 지극히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흑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야펫 코토는 1973년 로저 무어(Roger Moore)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에 악당으로 출연했었다.

한편...

흑인 제임스 본드 설로 득보다 실이 많았던 배우가 있다. 바로 루머의 중심에 섰던 영국 영화배우 이드리스 엘바(Idris Elba)다. 이드리스 엘바는 광란(?)의 흑인 제임스 본드 루머에 비교적 점잖은 대응을 해왔으나, 엘바는 제임스 본드 루머가 과열되면서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불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헐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이드리스 엘바는 그가 실제로 제임스 본드가 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루머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엘바는 007 시리즈 프로듀서와 본드 롤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고 밝혔다.

"If there was ever any chance of me getting Bond, it’s gone." - Idris Elba

그러면서 엘바는 자신을 흑인 제임스 본드 루머에 휘말리도록 만든 주범(?)으로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를 지목했다. 크레이그가 4년 전쯤 이드리스 엘바가 훌륭한 제임스 본드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게 시발점이었다는 것이다.

"Daniel Craig actually set the rumor off. About four years ago he said Idris Elba would be a great Bond and then it started to creep..." - Idris Elba

엘바는 "나는 다니엘 크레이그를 원망한다"고 말했다.

"I blame Daniel...ㅠㅠ" - Idris Elba

으하하하하하하~


실제로, 다니엘 크레이그는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인 2008~2009년 쯤 흑인 제임스 본드에 긍정적인 의견을 비친 바 있다. 이는 오바마 지지자와 리버럴 성향 미국 관객들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한 제스쳐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첫 번째 흑인 대통령이 선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재임 동안 미국의 인종갈등이 되레 더 심화되면서 흑인 제임스 본드 루머 또한 더이상 웃어넘길 사안이 아닌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좌파-리버럴들은 흑인 007 찬반 질문을 던지면서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만약 흑인 007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돌아오면 바로 인종차별자 또는 백인우월주의자로 몰아세우는 '인종카드'를 꺼내들곤 했다. 이 뿐만 아니라 현재 미국엔 흑인들로부터 되레 역차별을 받는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는 백인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판이다. 그런데 저들 앞에서 "이젠 제임스 본드도 흑인이 해야겠다"고 말해보라. 그 자리에서 KKK 멤버를 여러 명 양산한 셈이나 다름 없다.

자신이 리버럴 성향임을 밝히는 것까진 문제될 게 없으나, 자칫하면 되레 마이너이리티들에게 해가 되는 결과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