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9일 토요일

러닝백 에이드리언 피터슨, 결국엔 달라스 카우보이스로 가나?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오프시즌에 주전 러닝백 드마코 머레이(DeMarco Murray)를 샐러리 캡 문제로 내보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지난 NFL 드래프트에서 머레이를 대신할 러닝백을 지명하지 않았다. 카우보이스 측은 금년 드래프트엔 수비 보강에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머레이를 대신할 러닝백 지명을 우선 사항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카우보이스는 러닝백을 드래프트하지 않았다. 카우보이스 측은 스타 러닝백을 영입하는 것만이 러싱 공격력 향상의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면서, 막강한 오펜시브 라인을 구축하는 것 또한 러싱 공격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물론 일리 있는 말이다.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스타 러닝백이더라도 허수아비 수준의 오펜시브  라인 뒤에서는 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달라스 카우보이스 측의 주장은 드마코 머레이의 '실력'을 대신할 선수를 찾는 것은 어렵겠지만 막강한 오펜시브 라인을 구축했으므로 특별하게 뛰어난 러닝백이 아니더라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빅네임의 피처(Feature) 러닝백이 없이 여러 명의 러닝백들이 돌아가면서 효과적으로 러싱 어택을 하는, 즉 'Running Back by Committee' 스타일을 택하겠다는 것으로 들렸다.

많은 NFL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카우보이스가 NFL 최강 수준의 오펜시브 라인을 이미 갖춘 상태이므로 '러닝백 바이 커미티' 스타일이 통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2014년 시즌 드마코 머레이가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패싱/러싱 어택의 밸런스를 잡아줬던 것을 2015년 시즌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토니 로모 혼자서 경기를 이겨야 하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카우보이스 전성기 시절엔 토니 도셋(Tony Dorsett), 에밋 스미스(Emmitt Smith) 등 우수한 러닝백이 항상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피처 러닝백 없이 카우보이스가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인지 카우보이스 러닝백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러닝백 대신 루이지애나 주립대(LSU) 출신 오펜시브 라인 라엘 콜린스(La’el Collins)를 영입하면서 오펜시브 라인을 한층 더 보강했다. 루키 프리 에이전트, 라엘 콜린스는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금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으나 1 라운드 수준의 실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던 오펜시브 라인맨이다.

그렇다고 카우보이스가 러닝백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카우보이스가 러닝백을 물색 중인 건 비밀이 아니다. 러닝백 크리스 존슨(Chris Johnson)도 카우보이스 러닝백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NFL.COM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카우보이스 오너, 제리 존스(Jerry Jones)가 금요일 라디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2016년 1 라운드 픽을 내주고 톱 클래스 러닝백 또는 수비수와 트레이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제리 존스가 2016년 1 라운드 픽을 내놓을 생각을 한다면 트레이드 대상 0순위는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 러닝백 에이드리언 피터슨(Adrian Peterson)이다.

텍사스 출신인 에이드리언 피터슨은 카우보이스에서 선수생활을 하고싶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카우보이스가 드마코 머레이를 내보냈을 때도 에이드리언 피터슨을 데려온다는 계획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2014년 정규시즌 동안에도 피터슨이 달라스 카우보이스에서 뛰길 희망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던 만큼 오프시즌에 머레이를 내보내고 피터슨을 영입하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지난 90년대에 달라스 카우보이스와 함께 세 차례 수퍼보울 우승을 맛봤던 러닝백 에밋 스미스도 "만약 에이드리언 피터슨이 달라스로 오면 카우보이스가 수퍼보울에 진출할 것"이라면서 큰 기대를 보인 바 있다.

이와 같이 에이드리언 피터슨의 달라스 카우보이스 입단 루머는 꾸준히 입에 오르내려왔다.


하지만 카우보이스 측이 "빅 트레이드는 없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실현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제리 존스가 2016년 1 라운드 픽을 쓸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빅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다"로 바뀌었다.

카우보이스 측은 에이드리언 피터슨 영입에 별 관심이 없다고 줄곧 밝혀왔으나 NFL 드래프트 직후 제리 존스가 트레이드를 위해 2016년 1 라운드 픽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상황을 다시 흥미롭게 만들었다.

제리 존스가 에이드리언 피터슨을 영입하기 위해 2016년 1 라운드 픽을 내놓을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노인 팀'이 빠르게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는 현재 35세이며 타잇엔드 제이슨 위튼(Jason Witten)도 33세다. 이처럼 주요 선수들이 노장이다 보니 이들이 은퇴하기 전에 수퍼보울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무리수를 둘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2016년 1 라운드 픽을 미래가 아닌 현재에 투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I'd be reluctant to, but certainly if the right situation came along that could improve us now, with where we are with (35-year-old quarterback) Tony Romo, his career and where we are with what we've put together, it's a good time to go for it." - Jerry Jones

만약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러닝백 바이 커미티' 플랜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풀리지 않는다면 카우보이스는 2015년 시즌을 말아먹을 뿐만 아니라 2016년 드래프트에서 다시 러닝백 사냥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16년 NFL 드래프트에 얼마나 재능있는 러닝백들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그 중 하나를 지명할 기회가 카우보이스에게 올 것을 100% 보장할 수도 없다. 물론 드래프트 순번을 바꾸면서 원하는 유망주 러닝백을 지명할 수는 있겠지만, 그 선수가 에이드리언 피터슨이나 드마코 머레이 수준의 러닝백으로 성장할 수 있겠는가는 여전히 두고볼 문제다. 톱 드래프트 픽이라고 NFL에서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6년 드래프트에서 카우보이스가 운 좋게 에이드리언 피터슨이 부럽지 않을 만한 러닝백을 찾았다고 하자. 그래도 여전히 문제가 남는다. 그 동안 토니 로모와 제이슨 위튼이 나이를 먹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경기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제 2의 에이드리언 피터슨을 찾았더라도 카우보이스는 뒤돌아서서 제 2의 토니 로모, 제 2의 제이슨 위튼을 찾아나서야 할 처지에 놓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 현재의 팀으로 수퍼보울 우승에 한 번 도전해 보자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주전 쿼터백 교체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서 토니 로모 이후에 누가 카우보이스의 주전 쿼터백이 될지, 그가 로모 만큼 성공할 수 있을지는 전부 물음표다. 쿼터백부터 교체된 새로운 카우보이스를 지금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엔 에이드리언 피터슨이 달라스 카우보이스로 가는 걸까?

제리 존스의 말대로, 1 라운드 픽을 내놓는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면 크게 밑질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나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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