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7일 수요일

'007 스펙터': 남성 본드팬이 동경할 만한 제임스 본드 볼 수 있을까?

중학생이었을 때 "나도 제임스 본드처럼 되고 싶다"는 제목으로 글짓기를 한 기억이 있다. 훤칠한 키의 백인이 되고 싶었다는 뜻이 아니다. 미녀들을 거느리고 럭져리 스포츠카를 몰면서 세계적인 휴양지를 휘젓고 다니는 영화 속 제임스 본드의 라이프스타일이 멋져 보였던 것이다.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동경은 어렸을 적의 유치한 몽상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다. 제임스 본드의 라이프스타일을 부러워 하는 남성 본드팬들이 많았던 것이 007 시리즈를 장수 시리즈로 만든 요인 중 하나다.

많은 남성 본드팬들은 007 시리즈를 보면서 제임스 본드처럼 되고싶어 했다. 럭져리 스포츠카를 몰면서 양쪽에 미녀들을 끼고 휴양지에서 나뒹구는 걸 싫어하는 남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많은 남성들은 제임스 본드와 같은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실제로 즐기기 어렵지만, 제임스 본드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에 들어서면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팍팍한 현실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007 시리즈가 남성들을 위한 판타지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시대가 열린 이후부턴 사정이 달라졌다. 일부 영화평론가와 칼럼니스트들은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처럼 되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쓰기도 했다. 이전엔 007 시리즈를 볼 때마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었는데,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보고 나선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성향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FOX NEWS)의 유명한 앵커 빌 오라일리(Bill O'Reilly)도 그 중 하나다. 빌 오라일리는 숀 코네리의 제임스 본드는 여자들을 따라다니고 마티니를 마시며 여가시간을 보냈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트라이애슬론 선수 훈련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While Connery spent his spare time chasing ladies and drinking martinis, Craig is apparently training for the triathlon." - Bill O'Reilly


이게 무슨 뜻이나면, 마티니를 마시며 여자들을 뒤쫓는 숀 코네리 버전 제임스 본드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반면 마치 트라이애슬론 선수처럼 열나게 운동만 한 듯한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따라해보고 싶은 맘이 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다. 숀 코네리 버전 제임스 본드와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의 상반된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을 비교한 것이다.

이는 단지 빌 오라일리만의 오피니언이 아니다. 상당수의 남성 본드팬들은 빌 오라일리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왜냐면,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을 떼어놓고 007 시리즈를 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로 남성들인 본드팬들은 007 시리즈에 '액션 영화'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도 중요하게 여긴다. 007 시리즈보다 훨씬 화끈한 액션 영화가 수두룩한데도 불구하고 본드팬들이 007 시리즈를 떠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남성 매거진 플레이보이(Playboy)처럼 여자, 가젯, 패션, 자동차 등 남성들의 관심사를 총망라해놓은 듯 한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 때문이다. 실제로, 007 시리즈와 플레이보이 매거진은 지난 60년대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따라서 다수의 본드팬들은 삶을 즐길 줄 아는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지 체육관에서 진땀흘리며 운동만 열나게 하는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폭스뉴스의 빌 오라일리와 워싱턴 포스트의 리처드 코헨(Richard Cohen)이 칼럼에서 지적한 것도 이것이다.

문제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에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항상 굳은 얼굴로 스트레스에 찌든 듯한 모습만 보여줄 뿐 삶을 즐기는 듯한 여유로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 멋진 삶을 즐기는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 고달픈 삶을 사는 캐릭터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톤이 심각하고 무거워졌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진지한 이미지의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임스 본드로 발탁한 만큼 어느 정도 예견되었던 변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그렇게 만들 필요는 없다. 줄거리가 심각한 톤이더라도 제임스 본드 캐릭터는 가끔씩 삶을 즐길 줄도 아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세계는 스토리부터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암울하고 칙칙하며, 제임스 본드는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은 암울한 세계에 살고 있는 캐릭터가 됐다. 제임스 본드는 수많은 전세계 남성들이 부러워하던 캐릭터였는데, 다니엘 크레이그의 시대에 와선 '동경심'이 아닌 '동정심'을 유발하게 하는 캐릭터로 바뀌었다. 영국 신문 가디언(The Guardian)엔 몇 해 전 "I Used to Admire James Bond - Now I Pity Him"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Every man wanted to be Bond when he was played by Sean Connery. But how many can say the same about Daniel Craig's vulnerable, chippy gym bunny?" - The Guardian


이런 비판성 기사가 종종 나오는 이유는 007 제작진이 제임스 본드를 지나치게 재미없는 캐릭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임스 본드를 보다 진지한 캐릭터, 사실적인 캐릭터로 변모시킨다면서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을 너무 많이 걷어낸 결과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스카이폴(Skyfall)'에선 마치 코믹북 수퍼히어로처럼 힘을 주고 폼을 잡으면서 제임스 본드의 'SWAGGER'를 되찾으려 노력했다. 물론 뻣뻣하게 폼잡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나름 쿨해 보일 수도 있다. 요란한 커스튬을 입고 WWE 프로레슬러처럼 폼을 내는 근육질 코믹북 수퍼히어로들의 영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더욱 그러할 것이다. 포르노 배우 또는 남자 스트립 댄서처럼 눈에 띄게 근육을 키운 남자 캐릭터에 열광하는 게이와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제임스 본드는 쿨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기 때문에 쿨한 캐릭터인 것이지 일부러 쿨하게 보이려 행동해서 쿨한 게 아니다.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없애고 겉으로 폼만 잡아선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007 제작진이 제임스 본드의 내면을 조명한 드라마를 시도한 것도 제임스 본드를 재미없는 캐릭터로 만드는 데 크게 한몫 했다. 제임스 본드는 내면이라고 공개할 게 거의 없는 매우 단순한 캐릭터이지만 최근에 와선 복잡한 과거사로 가득한 골치아픈 캐릭터로 변했다. 캐릭터는 가볍고 스토리가 무거워야 하는데, 샘 멘데스(Sam Mendes)와 존 로갠(John Logan)은 거꾸로 캐릭터가 무겁고 스토리를 가볍게 만들고 있다.

물론 다니엘 크레이그로부터 로저 무어(Roger Moore) 스타일의 항상 싱글거리는 제임스 본드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런 스타일의 제임스 본드를 다니엘 크레이그에게 기대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진지한 스타일의 배우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크레이그의 본드는 어두운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데 지친 캐릭터처럼 보인다는 게 문제다. 진지할 땐 진지하더라도 여유롭고 낭만적인 삶을 즐길 줄도 아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크레이그의 본드는 항상 긴장한 상태일 뿐 삶을 즐길 만한 정신적인 여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아무리 영화의 톤이 어둡고 무겁더라도 여전히 제임스 본드 영화인 만큼 분위기를 살짝 바꿔주면서 밝고 여유가 넘치는 씬이 간간히 나와야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어두움과 무거움만으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밀고 나간다.

이렇다 보니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낭만과 즐거움을 모르는 칙칙하고 재미가 없는 캐릭터가 된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가 남성들이 동경하는 캐릭터가 아닌 동정하는 캐릭터가 된 것이기도 하다. 과거 숀 코네리(Sean Connery), 로저 무어 시절처럼 '모든 것을 다 소유한 사나이' 수준까지 갈 필요는 없어도 '멋진 삶과 짜릿한 모험을 즐기는 사나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다니엘 크레이그의 시대에 와선 '모든 것을 다 잃은 사나이' 쪽에 보다 더 가까워졌다. 상류층 엘리트의 세련미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ALPHA MALE'의 매력도 거의 다 잃어버렸다.

007 제작진은 유행을 따른 것이라고 해명한다. 제이슨 본(Jason Bourne) 시리즈,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트릴로지 등의 흥행성공을 참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본드팬들은 "10년 전의 한물 간 유행을 왜 계속 붙들고 있냐"고 반문한다. 이들은 칙칙한 분위기의 액션 스릴러 영화가 유행하던 시절이 지났다고 주장한다. 대체적으로 밝고 유쾌한 톤의 마블 코믹스 수퍼히어로 영화가 인기를 끈다는 점, 남자다우면서도 유머 감각까지 갖춘 배우 크리스 프랫(Chris Pratt)이 새로운 헐리우드 스타로 급부상한 점 등을 그 근거로 꼽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요샌 남자 캐릭터가 어깨를 펴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페미니스트들의 타겟이 될 때도 있다. 남자 캐릭터가 여자 캐릭터에게 코믹하게 추파를 던지는 대수롭지 않은 씬에도 반응을 보일 정도이다. 최근 개봉한 유니버설의 SF 영화 '주라식 월드(Jurassic World)'의 섹시스트 논란이 좋은 예다. 'Political Correctness'는 이미 007 시리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제임스 본드가 마치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항상 바른 행동만 하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맞으면 피를 흘리고 때론 실수도 하고 후회와 고민도 하는 보다 인간적이고 사실적인 제임스 본드를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도덕적으로는 결점이 없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이것 또한 제임스 본드를 재미없고 지루한 캐릭터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원작의 제임스 본드는 술과 담배를 즐기고 여자와의 관계를 '엔터테인먼트' 정도로 생각하는 캐릭터다. 제임스 본드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무결점 캐릭터가 절대 아니다. 그것이 바로 제임스 본드의 약점이며, 바로 이것이 제임스 본드가 '미스터 퍼펙트'가 아닌 평범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날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Political Correctness' 때문에 제임스 본드의 여러 결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록 동의하진 않더라도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제임스 본드의 노골적이고 뻔뻔스러운 말과 행동에 쓴웃음을 짓게 되는 것도 재미 중 하나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그럼 제임스 본드를 불한당으로 묘사하라는 뜻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곧 개봉할 '스펙터(SPECTRE)'는 어떨까?


현재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이번에도 많은 남성 본드팬들이 동경할 만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액션 씬과 러브 씬만 거칠고 요란스러울 뿐인 지극히도 평범한 헐리우드 액션 스릴러 영화 수준으로 보인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007 시리즈처럼 보이지 않고 평범한 헐리우드 액션 스릴러처럼 보였는데, 이번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듯 하다.

007 제작진은 이번 '스펙터'에서도 지난 '스카이폴'처럼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로 떡칠을 하는 등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도록 신경을 쓰는 듯 하다. 하지만 남성 본드팬들이 동경할 만한 제임스 본드 라이프스타일이 빠진 상태로는 아무리 노력해봤자 제임스 본드 영화다운 제임스 본드 영화를 내놓을 수 없다.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제임스 본드 영화들이 흔해빠진 헐리우드 액션 영화 수준에 그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제임스 본드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 생각보다 '안전한' 영화를 만드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전세계의 많은 본드팬들이 제임스 본드는 수시로 격투를 벌이고 총기를 난사하는 '액션히어로'가 아니며, 007 시리즈는 격렬한 액션 씬으로 유명한 영화 시리즈가 아니라고 지적해도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시리즈는 계속 그쪽에 고정돼있는 듯 하다.

물론 돈이 먼저일 테므로 이해는 한다. 하지만 007 시리즈만의 멋과 재미, 정체성 등을 계속 잃어가면 머지 않아 "Bond, James Bond"라는 대사 한줄밖에 남지 않을 수 있다. 새로 공개한 미국 TV 광고 마지막 부분에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잔뜩 폼을 잡으면서 "Bond, James Bond"를 힘줘 말하는 씬을 보면서 '그 대사 한줄마저 없으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ILL BOND NOW!!

댓글 6개 :

  1. 특유의 위트있는 유머도 실종된걸 보면 답답합니다. 그나마 크레이그판 본드 영화에서 기억나는 유일한 유머가 퀀텀 오브 솔라스의 로또 드립 하나 정도.
    아, 그러고보니 브로스넌 시대까지는 거의 항상 나와 스크린을 화사하게, 관객들 눈을 즐겁게 해주던 이름없는 미녀 본드걸들도 크레이그 시대에서는 소리없이 사라졌네요. 이번 스펙터 편은 007 제작진이 기존 007 영화스럽게 만든다고 여러차례 말하던데 엑스트라 본드걸들도 다시 리턴하려나요?
    음 생각해보니 기존 007 시리즈를 황당무계하고 비현실적이며 최신 영화계 트렌드에 뒤쳐진 낡은 것이라고 은근히 무시하던 크레이그 시대 007 제작진이 스카이폴에서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욕을 바가지로 먹으니까 허둥지둥 기존 007 영화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니 뭔가 헛웃음만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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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엑스트라 본드걸은 이번에도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올 만한 씬이 없어 보였습니다.
      스카이폴을 재밌게 봤다는 본드팬 중에도 상당수가 이젠 원위치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했었죠.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007 영화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던 것이죠.
      스펙터에선 크게 벌어졌던 클래식 007 시리즈와의 간격을 좁히려 노력한 흔적이 보이겠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겠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엔 스카이폴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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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쎄요... 저는 본드역의 다니엘이 총알이 피해다니는 옛시절의 본드보다 더 좋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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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좀 더 격렬해진 것일 뿐 총알이 피해다니는 건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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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공본드 글 몇개 쭉 읽어봤는데 거의 크레이그의 본드를 부정적으로 보고 계시네요..ㅠ 개인적으로 저는 크레이그의 본드를 좋아하는지라... 이전 본드들의 매력은 남자들의 로망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면서 임무를 완수했다면 크레이그는 현실적인 액션, 격투씬이 너무 맘에들어요 워낙 액션첩보류를 좋아해서.. 뭐 어디까지나 취향차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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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실적인 액션과 격투씬만으론 007 시리즈가 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겠죠.
      그런 건 다른 헐리우드 액션영화에서도 가능하므로 007 시리즈만의 특징이 될 수 없습니다.
      제이슨 본이 할 건 제이슨 본에게 맡기고 제임스 본드는 제임스 본드가 할 걸 해야 합니다.
      본과 본드가 공존할 수 있는 시장인데 왜 하나로 합치려 하냐는 지적도 나온 바 있습니다.
      저 역시도 진지하고 현실적인 타잎의 007 시리즈를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이젠 더이상 취향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007 시리즈의 정체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크레이그의 본드에 부정적이냐보다 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나가 더 중요하겠죠.
      글을 몇개 쭉 읽어보시는 김에 2007년 글 등 옛글도 읽어보시면 전후관계 이해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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