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팬들의 공통된 습관 중 하나는 틈이 나는 대로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감을 찾는 일이다. 때가 되면 새로운 영화배우로 제임스 본드가 교체되기 때문에 다음 번 제임스 본드 후보로 어떤 배우들이 있는지 미리 미리 점검해보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Sean Connery)부터 지금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에 이르기까지 제임스 본드 역은 스코틀랜드, 호주, 잉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잉글랜드 출신의 배우들이 맡았다. 따라서 브리튼 제도(British Isles)와 호주 출신 배우들이 새로운 제임스 본드 후보감으로 항상 오르내리곤 한다.
영화배우의 출생지역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키, 체격, 머리색 등이다. 제임스 본드를 창조한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제임스 본드의 키, 체격, 머리색, 눈동자색 등을 소설에서 자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본드팬들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을 영화배우를 물색할 때 이언 플레밍이 소설에서 묘사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와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언 플레밍이 1957년 출간된 제임스 본드 소설 '프롬 러시아 위드 러브(From Russia with Love)'에서 밝힌 제임스 본드 관련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다:
Height: 183 cm
Weight: 76 kg; Slim build
Eyes: Blue
Hair: Black
Scar down right cheek & on left shoulder
플레밍은 제임스 본드가 미국 뮤지션 호기 카마이클(Hoagy Carmichael)을 연상케 하는 미남이라고 소개했다.
◀호기 카마이클
따라서 제임스 본드는 키 183 cm에 몸무게 76 kg의 마른 체형이며, 눈은 파란색이고 머리는 검정색인 깔끔한 미남형 사나이다. 오른쪽 뺨에 흉터가 있는 것으로 돼있지만 이건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원작소설에서 제임스 본드가 저렇게 묘사되었기 때문에 갈색이나 검정색 머리에 키가 6피트 이상인 마른 체형의 깔끔한 미남형 얼굴의 영화배우들이 007 영화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왔다. 숀 코네리부터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2000년대 중반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 6대 제임스 본드로 발표하자 일부 본드팬들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언론과 인터넷 등지에서 소동이 벌어졌었는데, 그 이유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머리색이 갈색이나 검정색이 아닌 금발/블론드였으며 키도 6피트가 채 되지 않는 5피트 10인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블론드 머리에 키가 6피트가 채 되지 않는 영화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건 다니엘 크레이그가 처음이었다.
외모 조건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건 나이다.
이언 플레밍의 소설을 참고하면, 제임스 본드의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정도가 알맞다.
문제는 007 시리즈가 매년마다 새로운 영화가 나오는 시리즈가 아니라는 데 있다. 60년대 초창기엔 매년마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개봉했지만 그 이후부터 2년마다로 바뀌었으며, 요새는 3년 간격도 흔해졌다. 특히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와서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더욱 불규칙해졌다. 007 시리즈 23탄 '스카이폴(Skyfall)'은 007 시리즈 22탄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가 개봉한지 4년 뒤에 개봉했으며, 007 시리즈 24탄 '스펙터(SPECTRE)'는 '스카이폴'이 개봉한지 3년이 지난 2015년 11월 개봉한다. 2006년 제임스 본드가 된 다니엘 크레이그가 2015년 현재 4개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하는 데 그친 이유는 새로운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길어지고 불규칙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007 시리즈가 2년마다 꼬박꼬박 공개되었다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제임스 본드 영화 수는 모두 5개가 됐을 것이다.
일부 본드팬들은 "양보다 질"을 강조한다. 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새로운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길어지거나 불규칙해지면 제임스 본드 역을 맡게 될 영화배우의 나이에 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자칫하면 50대를 쑥 넘긴 제임스 본드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본드팬들은 '50대 제임스 본드'의 탄생을 반기지 않는다. 50대 후반까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로저 무어(Roger Moore) 시대의 학습효과 덕분이다. 50대를 넘긴 영화배우는 제임스 본드를 맡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게 중론이다. 50대 초까지는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로저 무어의 8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를 기억하는 본드팬들 중엔 '50'이라는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본드팬들도 많다.
현재는 50대를 넘겨서까지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배우는 로저 무어 하나가 유일하다. 피어스 브로스난은 40대 후반에 007 시리즈를 떠났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현재 47세이다.
(참고: 숀 코네리가 출연한 1983년 제임스 본드 영화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은 EON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오피셜' 007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는 영화이므로 50대 제임스 본드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본드25'까지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007 시리즈 프로듀서는 2015년 초 가진 인터뷰에서 'OPEN-ENDED CONTRACT'라고 밝혔다.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고 '본드25'가 앞으로 3년 뒤인 2018년 개봉한다고 가정하면, 크레이그가 만으로 50세가 되는 해에 '본드25'가 개봉하는 게 된다. 이렇게 되면 로저 무어에 이어 두 번째로 50대 제임스 본드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2018년 개봉 예정(추정)인 '본드25'에 출연하기 적당한 나이의 새로운 영화배우를 찾아나서야 한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3년마다 개봉한다는 점까지 계산해서 50대를 쑥 넘기기 전에 최소한 3~4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나이의 배우를 골라야 한다. '본드28'이 개봉할 2027년에 나이가 50대를 넘기지 않을 배우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할 필요는 물론 없다. 또한, '본드25'가 2018년이 아닌 2017년에 개봉하고 그 이후부터는 2년마다 꼬박꼬박 새로운 영화를 공개하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변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따져봐야 가장 이상적인 후보를 고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의 조건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대충 마무리 짓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뒤를 이를 제임스 본드 후보로 누가 있을까?
영국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Richard Armitage)가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는 영국 TV 시리즈 'MI-5/스푹스(Spooks)', '스트라이크 백(Strike Back)'과 워너 브러더스의 판타지 트릴로지 '호빗(The Hobbit)' 등에 출연한 영국 배우이다. 아미티지는 미국 프리미엄 채널 EPIX의 스파이 스릴러 TV 시리즈 '베를린 스테이션(Berlin Station)'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CIA 오피서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6피트 2인치의 키에 짙은 갈색 머리, 파란 눈동자라면 일단 외모, 체격 상으로는 흠잡을 데가 많지 않다.
그러나 나이가 문제다. 1971년생인 리처드 아미티지는 이미 40대 중반이다.
사실 영화배우의 나이를 엄격하게 따져야 할 필요가 있다. 배우의 나이가 너무 많으면 제임스 본드 역을 맡기에 체력의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로저 무어 시절을 기억하는 본드팬들은 나이가 많은 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는 걸 반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리처드 아미티지는 "나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골라본 스페셜 픽"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1971년생인 아미티지가 차기 제임스 본드로 발탁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엔 007 제작진이 중년의 제임스 본드를 원할 수도 있다. 젊은 제임스 본드는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시도했던 것이므로 007 제작진이 이번엔 약간 다른 루트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본드25'의 촬영이 시작할 무렵이 되면 이미 40대 후반일 배우를 선택하겠는가는 또다른 문제이지만, 이번엔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배우를 선택할 가능성은 있다. 워너 브러더스가 크리스챤 베일(Christian Bale)의 뒤를 이을 새로운 배트맨으로 베일보다 나이가 많은 벤 애플렉(Ben Affleck)을 선택한 것처럼, 007 제작진도 이미 나이가 40대인 배우 중에서 차기 제임스 본드를 고를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1971년생은 나이가 너무 많지 않냐는 생각도 들지만, 만약 007 제작진이 4050대 중년의 제임스 본드를 구상한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007 제작진이 중년의 제임스 본드를 원하는지 아니면 또 젊은 제임스 본드를 원하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그러므로 어디까지나 만약의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만약 007 제작진이 4050대의 제임스 본드를 원한다면 리처드 아미티지도 나쁜 초이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소설에 등장하는 제임스 본드는 3040대의 사나이므로 나이가 많은 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가 새로운 배우로 교체될 때마다 나이가 젊어진 건 아니다. 숀 코네리(1930년생)보다 나이가 많은 로저 무어(1927년생)가 그의 뒤를 이어 제임스 본드를 맡은 적도 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숀 코네리가 30대 초에 일찍 제임스 본드를 시작해서 40대 초에 일찍 물러난 바람에 70년대 초 40대 중반이던 로저 무어가 뒤를 이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니엘 크레이그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가 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크레이그는 30대 후반에 007을 시작해서 현재 40대 후반이기 때문에, 크레이그(1968년생)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가 '본드25'의 제임스 본드로 발탁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나이가 좀 많은 배우도 괜찮다면 호주 배우 휴 잭맨(Hugh Jackman)도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쁘진 않은 초이스다. 그러나 휴 잭맨은 너무 유명하며, 팝콘무비 쪽에선 '엑스맨(X-Men)' 시리즈로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다. 반면 리처드 아미티지는 외모 면에서 휴 잭맨과 닮은 구석이 있으면서도 여전히 신선한 배우이다. 아미티지는 TV 시리즈엔 여러 편 출연했으나 그가 출연한 영화 중엔 '호빗' 트릴로지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대표작이 많지 않다.
또한, 아미티지는 액션, 스파이 쟝르와도 인연이 있다. 그는 영국 스파이 TV 시리즈 '스푹스'에서 MI-5 오피서 역을 맡았으며, '스트라이크 백'에선 영국군 특수부대 출신 요원 역으로 출연했다. 또한, 마블 코믹스의 수퍼히어로 영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s)'에도 하이드라 스파이로 출연했다.
이쯤 됐으면 리처드 아미티지가 액션영화에 어울리는 배우인가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아미티지가 너무 날카롭고 거친 터프가이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흠이 될 수는 있다. 살기가 넘치는 마초 터프가이 쪽으로 기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임스 본드도 액션 히어로이긴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외모부터 우락부락한 액션맨 타잎이 아니라서 아미티지 스타일과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아미티지가 제임스 본드가 된다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보다 분위기가 더욱 어둡고 격렬한 액션 씬으로 가득한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아미티지는 울퉁불퉁한 근육을 내세운 타잎은 아니다. 수트에 어울리는 세련된 역할에도 잘 어울릴 듯 하다. 그러므로 왕년에 피지컬한 워리어 타잎이었다는 흔적이 남아있는 중년 007 역에 잘 어울릴 수도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 버전 제임스 본드를 상상해 보는 것은 만약 지난 70년대에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만약 리처드 아미티지가 제임스 본드가 된다면 아주 남자다운 제임스 본드 캐릭터가 탄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나치게 마초적인 캐릭터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냉정하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베테랑 프로페셔널 에이전트 역에 잘 어울릴 수도 있다.
그러나 1971년생인 아미티지는 '본드25'가 아니면 제임스 본드에 도전할 기회를 잃게 된다. 만약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온다면 리처드 아미티지는 연령 초과로 제임스 본드 후보 리스트에서 바로 제외될 것이다. 1971년생은 '본드25'도 무리인데 '본드26'로 제임스 본드 데뷔를 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Sean Connery)부터 지금의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에 이르기까지 제임스 본드 역은 스코틀랜드, 호주, 잉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잉글랜드 출신의 배우들이 맡았다. 따라서 브리튼 제도(British Isles)와 호주 출신 배우들이 새로운 제임스 본드 후보감으로 항상 오르내리곤 한다.
영화배우의 출생지역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키, 체격, 머리색 등이다. 제임스 본드를 창조한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이 제임스 본드의 키, 체격, 머리색, 눈동자색 등을 소설에서 자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에 본드팬들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을 영화배우를 물색할 때 이언 플레밍이 소설에서 묘사한 제임스 본드 캐릭터와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언 플레밍이 1957년 출간된 제임스 본드 소설 '프롬 러시아 위드 러브(From Russia with Love)'에서 밝힌 제임스 본드 관련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다:
Height: 183 cm
Weight: 76 kg; Slim build
Eyes: Blue
Hair: Black
Scar down right cheek & on left shoulder
플레밍은 제임스 본드가 미국 뮤지션 호기 카마이클(Hoagy Carmichael)을 연상케 하는 미남이라고 소개했다.
◀호기 카마이클
따라서 제임스 본드는 키 183 cm에 몸무게 76 kg의 마른 체형이며, 눈은 파란색이고 머리는 검정색인 깔끔한 미남형 사나이다. 오른쪽 뺨에 흉터가 있는 것으로 돼있지만 이건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원작소설에서 제임스 본드가 저렇게 묘사되었기 때문에 갈색이나 검정색 머리에 키가 6피트 이상인 마른 체형의 깔끔한 미남형 얼굴의 영화배우들이 007 영화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왔다. 숀 코네리부터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까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2000년대 중반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 6대 제임스 본드로 발표하자 일부 본드팬들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언론과 인터넷 등지에서 소동이 벌어졌었는데, 그 이유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머리색이 갈색이나 검정색이 아닌 금발/블론드였으며 키도 6피트가 채 되지 않는 5피트 10인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블론드 머리에 키가 6피트가 채 되지 않는 영화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건 다니엘 크레이그가 처음이었다.
외모 조건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건 나이다.
이언 플레밍의 소설을 참고하면, 제임스 본드의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정도가 알맞다.
문제는 007 시리즈가 매년마다 새로운 영화가 나오는 시리즈가 아니라는 데 있다. 60년대 초창기엔 매년마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개봉했지만 그 이후부터 2년마다로 바뀌었으며, 요새는 3년 간격도 흔해졌다. 특히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와서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더욱 불규칙해졌다. 007 시리즈 23탄 '스카이폴(Skyfall)'은 007 시리즈 22탄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가 개봉한지 4년 뒤에 개봉했으며, 007 시리즈 24탄 '스펙터(SPECTRE)'는 '스카이폴'이 개봉한지 3년이 지난 2015년 11월 개봉한다. 2006년 제임스 본드가 된 다니엘 크레이그가 2015년 현재 4개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하는 데 그친 이유는 새로운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길어지고 불규칙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007 시리즈가 2년마다 꼬박꼬박 공개되었다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제임스 본드 영화 수는 모두 5개가 됐을 것이다.
일부 본드팬들은 "양보다 질"을 강조한다. 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새로운 영화가 공개되는 주기가 길어지거나 불규칙해지면 제임스 본드 역을 맡게 될 영화배우의 나이에 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자칫하면 50대를 쑥 넘긴 제임스 본드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본드팬들은 '50대 제임스 본드'의 탄생을 반기지 않는다. 50대 후반까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로저 무어(Roger Moore) 시대의 학습효과 덕분이다. 50대를 넘긴 영화배우는 제임스 본드를 맡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게 중론이다. 50대 초까지는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로저 무어의 8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를 기억하는 본드팬들 중엔 '50'이라는 숫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본드팬들도 많다.
현재는 50대를 넘겨서까지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배우는 로저 무어 하나가 유일하다. 피어스 브로스난은 40대 후반에 007 시리즈를 떠났고, 다니엘 크레이그는 현재 47세이다.
(참고: 숀 코네리가 출연한 1983년 제임스 본드 영화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은 EON 프로덕션이 제작하는 '오피셜' 007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는 영화이므로 50대 제임스 본드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본드25'까지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007 시리즈 프로듀서는 2015년 초 가진 인터뷰에서 'OPEN-ENDED CONTRACT'라고 밝혔다.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고 '본드25'가 앞으로 3년 뒤인 2018년 개봉한다고 가정하면, 크레이그가 만으로 50세가 되는 해에 '본드25'가 개봉하는 게 된다. 이렇게 되면 로저 무어에 이어 두 번째로 50대 제임스 본드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2018년 개봉 예정(추정)인 '본드25'에 출연하기 적당한 나이의 새로운 영화배우를 찾아나서야 한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영화가 3년마다 개봉한다는 점까지 계산해서 50대를 쑥 넘기기 전에 최소한 3~4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나이의 배우를 골라야 한다. '본드28'이 개봉할 2027년에 나이가 50대를 넘기지 않을 배우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할 필요는 물론 없다. 또한, '본드25'가 2018년이 아닌 2017년에 개봉하고 그 이후부터는 2년마다 꼬박꼬박 새로운 영화를 공개하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변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따져봐야 가장 이상적인 후보를 고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의 조건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대충 마무리 짓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다니엘 크레이그의 뒤를 이를 제임스 본드 후보로 누가 있을까?
영국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Richard Armitage)가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는 영국 TV 시리즈 'MI-5/스푹스(Spooks)', '스트라이크 백(Strike Back)'과 워너 브러더스의 판타지 트릴로지 '호빗(The Hobbit)' 등에 출연한 영국 배우이다. 아미티지는 미국 프리미엄 채널 EPIX의 스파이 스릴러 TV 시리즈 '베를린 스테이션(Berlin Station)'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CIA 오피서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 출생지: 영국
- 생년월일: 1971년 8월22일
- 키: 6피트 2인치
- 머리: 짙은 갈색
- 눈동자: 파랑
6피트 2인치의 키에 짙은 갈색 머리, 파란 눈동자라면 일단 외모, 체격 상으로는 흠잡을 데가 많지 않다.
그러나 나이가 문제다. 1971년생인 리처드 아미티지는 이미 40대 중반이다.
사실 영화배우의 나이를 엄격하게 따져야 할 필요가 있다. 배우의 나이가 너무 많으면 제임스 본드 역을 맡기에 체력의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로저 무어 시절을 기억하는 본드팬들은 나이가 많은 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는 걸 반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리처드 아미티지는 "나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골라본 스페셜 픽"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1971년생인 아미티지가 차기 제임스 본드로 발탁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엔 007 제작진이 중년의 제임스 본드를 원할 수도 있다. 젊은 제임스 본드는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시도했던 것이므로 007 제작진이 이번엔 약간 다른 루트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본드25'의 촬영이 시작할 무렵이 되면 이미 40대 후반일 배우를 선택하겠는가는 또다른 문제이지만, 이번엔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배우를 선택할 가능성은 있다. 워너 브러더스가 크리스챤 베일(Christian Bale)의 뒤를 이을 새로운 배트맨으로 베일보다 나이가 많은 벤 애플렉(Ben Affleck)을 선택한 것처럼, 007 제작진도 이미 나이가 40대인 배우 중에서 차기 제임스 본드를 고를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1971년생은 나이가 너무 많지 않냐는 생각도 들지만, 만약 007 제작진이 4050대 중년의 제임스 본드를 구상한다면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007 제작진이 중년의 제임스 본드를 원하는지 아니면 또 젊은 제임스 본드를 원하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그러므로 어디까지나 만약의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만약 007 제작진이 4050대의 제임스 본드를 원한다면 리처드 아미티지도 나쁜 초이스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소설에 등장하는 제임스 본드는 3040대의 사나이므로 나이가 많은 배우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가 새로운 배우로 교체될 때마다 나이가 젊어진 건 아니다. 숀 코네리(1930년생)보다 나이가 많은 로저 무어(1927년생)가 그의 뒤를 이어 제임스 본드를 맡은 적도 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숀 코네리가 30대 초에 일찍 제임스 본드를 시작해서 40대 초에 일찍 물러난 바람에 70년대 초 40대 중반이던 로저 무어가 뒤를 이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니엘 크레이그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가 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크레이그는 30대 후반에 007을 시작해서 현재 40대 후반이기 때문에, 크레이그(1968년생)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가 '본드25'의 제임스 본드로 발탁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나이가 좀 많은 배우도 괜찮다면 호주 배우 휴 잭맨(Hugh Jackman)도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쁘진 않은 초이스다. 그러나 휴 잭맨은 너무 유명하며, 팝콘무비 쪽에선 '엑스맨(X-Men)' 시리즈로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다. 반면 리처드 아미티지는 외모 면에서 휴 잭맨과 닮은 구석이 있으면서도 여전히 신선한 배우이다. 아미티지는 TV 시리즈엔 여러 편 출연했으나 그가 출연한 영화 중엔 '호빗' 트릴로지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대표작이 많지 않다.
또한, 아미티지는 액션, 스파이 쟝르와도 인연이 있다. 그는 영국 스파이 TV 시리즈 '스푹스'에서 MI-5 오피서 역을 맡았으며, '스트라이크 백'에선 영국군 특수부대 출신 요원 역으로 출연했다. 또한, 마블 코믹스의 수퍼히어로 영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s)'에도 하이드라 스파이로 출연했다.
▲'스푹스' |
▲'스트라이크 백' |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
다만 아미티지가 너무 날카롭고 거친 터프가이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흠이 될 수는 있다. 살기가 넘치는 마초 터프가이 쪽으로 기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임스 본드도 액션 히어로이긴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외모부터 우락부락한 액션맨 타잎이 아니라서 아미티지 스타일과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아미티지가 제임스 본드가 된다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보다 분위기가 더욱 어둡고 격렬한 액션 씬으로 가득한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아미티지는 울퉁불퉁한 근육을 내세운 타잎은 아니다. 수트에 어울리는 세련된 역할에도 잘 어울릴 듯 하다. 그러므로 왕년에 피지컬한 워리어 타잎이었다는 흔적이 남아있는 중년 007 역에 잘 어울릴 수도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 버전 제임스 본드를 상상해 보는 것은 만약 지난 70년대에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만약 리처드 아미티지가 제임스 본드가 된다면 아주 남자다운 제임스 본드 캐릭터가 탄생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나치게 마초적인 캐릭터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냉정하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베테랑 프로페셔널 에이전트 역에 잘 어울릴 수도 있다.
그러나 1971년생인 아미티지는 '본드25'가 아니면 제임스 본드에 도전할 기회를 잃게 된다. 만약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온다면 리처드 아미티지는 연령 초과로 제임스 본드 후보 리스트에서 바로 제외될 것이다. 1971년생은 '본드25'도 무리인데 '본드26'로 제임스 본드 데뷔를 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 25까지 해줬으면 좋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리차드 아미티지가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니엘 루이스는 뭐랄까 너무 선해보여서리,, 휴 잭맨은 꾸준히 운동하시는 분이고 워낙 동안이라서 본드 25에 선택될만 하다만 너무 유명하네요 ㅜㅗㅁ
답글삭제본드25 하나만 생각한다면 괜찮지만 3~4편 계약을 가정해 보면 역시 나이가 문제입니다.
삭제만약 007 시리즈가 3년마다 나오고 아미티지가 4편에 출연한다면 2027년에 56세가 되죠.
아미티지가 되면 50대에 접어든 본드의 탄생을 피할 수 없게 되고, 피지컬한 액션과도 멀어지겠죠.
50대 배우에게 2030대의 피지컬한 액션 캐릭터를 기대하는 건 여러모로 적절치 않겠죠.
데이미언 루이스도 71년생이라서 나이를 따져보면 아미티지와 마찬가지 계산이 나옵니다.
루이스와 아미티지 경우는 누가 더 50대 중년 본드 역에 잘 어울릴지를 따져봐야 할 듯 합니다.
리앰 니슨이 50대 중반 이후 액션스타가 됐으니 모를 일이죠.
그러나 50대 본드 캐릭터는 이상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것만은 사실입니다.
다만 007 제작진이 제임스 본드를 연기할 배우를 교체할 때마다 크고 작은 변화를 줘왔으므로,
이번엔 YOUNG에서 OLD로 변화를 줄 생각을 하고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겠죠.
외국 정보에 의하면 리처드 본인의 희망사항으로 007이 아닌 본드 빌런(두목) 역을 탐낸다고 하더군요.
답글삭제혹시 벌써 글 올리셨는진 모르겠는데 (덧글 올리고 나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톰 하디 또한 후보선상에 올랐습니다.
현실적으로 그쪽이 더 가능성이 있을 듯 합니다.
삭제톰 하디는 아직 안 올렷습니다만 그는 제임스 본드 타잎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들 다 나왓습니다. 톰 히들스턴 톰 하디 마이클 패스빈더 데미안 루이스 휴 잭맨 주드 로 제이슨 스타뎀 샘 워싱턴 등등 아 참 영국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한명 더 잇더군요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 사람이랑 영국 의 한때 축구선수 로 이름날렷던 데이비드 베컴 ㅋㅋㅋㅋㅋ 베컴은 참고로 톰 크루즈랑 절친사이라고 합니다. 혹시나 몰라서 연기를 배워볼까 하던 참에 톰 크루즈를 찾아가 연기를 배워왓다고 하네요. 어쨋든 큰 기대가 되는 만큼 제임스 본드역할을 맡아줄지 기대가됩니다.
답글삭제70년대생 배우를 먼저 정리하고 80년대생 배우들은 차차 소개할 계획이었는데 스포일러를...^^
삭제데이빗 베컴 얘기는 저도 보고 웃은 기억이...^^ 그 친구는 좀 곤란하죠.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답글삭제스펙터를 보니 왠지 크레이그가 본드 25로 돌아올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차피 개봉 즈음 크레이그의 인터뷰 발언들은 본드25 출연 여부와 그렇게 관계있지 않은 사실상 쇼였을 것이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70년대생 배우들, 많이 쳐줘봐야 77년생 정도 (이것도 너무 나이 많긴 하네요) 이전 배우들은 확실히 제외가 될 텐데,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마이클 패스밴더나 대미언 루이스 같은 배우들, 또 본문에서 언급하신 아미티지가 제외될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답글삭제오공본드님께서는 크레이그의 본드 25 컴백 가능성을 어찌 보시는지요?
제 생각에도 컴백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로저 무어 때와 약간 비슷해 보이거든요.
삭제로저 무어의 다섯 번째 영화 '유어 아이스 온리' 촬영 이전에 새로운 본드 물색했었죠.
무어가 '문레이커'를 끝으로 007 시리즈를 그만할 것처럼 말했었거든요. 그러나 돌아왔죠.
'옥포퍼시' 때에도 무어가 또 떠나는 듯 해서 제작진은 새로운 배우를 또 물색했었구요.
하지만 이건 돈 얘기였지 영화와는 별로 관계가 없었다고 봅니다.
크레이그도 타임아웃 런던과 인터뷰에서 본드25로 컴백하면 전적으로 돈 때문일 것이라 했죠.
뭐 저는 이런 것도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007 스펙터'가 완결편, 대단원의 성격을 띤 건 사실이죠.
따라서 여기서 마무리하고 새로 시작할 거냐, 아니면 한번 더 할 거냐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얼마 전 미국 데드라인과 인터뷰에서 샘 멘데스가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This movie draws together all four of Daniel’s movies into one final story, and he completes a journey. That wasn’t the case last time. There is a sense of completeness that wasn’t there at the end of 'Skyfall,' and that’s what makes this feel different."
따라서 손목을 긋겠다느니 하는 건 별 의미가 없겠지만 완결편, 대단원이란 건 사실 같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크레이그도 "sense of completeness"를 느낄 수 있죠.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오면 말씀대로 70년대생 배우들은 거의 모두 제외될 둣 합니다.
그러나 달튼(40년대생), 브로스난(50년대생), 크레이그(60년대생) 순으로 교체 돼왔거든요.
만약 이것도 계속 지켜지는 전통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면 차기 본드는 70년대생의 차례죠.
물론 이런 게 반드시 지켜져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계속 생각해보게 되는 점 중 하나입니다.
이런 이유에선 전 컴백 가능성과 교체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습니다.
컴백이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는 이상 교체 가능성을 열어놓고 후보를 소개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