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15:W5] 휴스턴 텍산스, 전반 종료 때는 TD 후반 종료 때는 INT

미식축구엔 헤일 매리(Hail Mary) 패스라는 게 있다. 헤일 매리 패스란 전반 또는 후반 종료에 임박해 더이상 공격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쿼터백이 엔드존으로 롱 패스를 던지는 것을 의미한다. 헤일 매리 패스란 성모마리아에게 기도하는 심정으로 기적을 바라며 패스를 하는 것이란 의미라고 이해하면 된다. 패스를 하면서 '헤일 매리'까지 찾는 이유는 헤일 매리 패스 상황엔 리씨버와 수비수들이 모두 엔드존에 모여서 패스를 기다리기 때문에 리씨버가 패스를 받아 터치다운을 할 가능성이 희박해서다. 하지만 가끔 헤일 매리 패스가 성공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승패를 뒤집는 극적인 역전 터치다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농구 경기에서 버저 비터(Buzzer Beater) 슛이 들어가 역전골이 되는 것처럼 미식축구에서도 믿기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처럼 성공시키기 힘든 헤일 매리 패스를 휴스턴 텍산스(Houston Texans)가 목요일 밤 벌어진 인디애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와의 경기에서 성공시켰다.

13대3으로 뒤지던 휴스턴 텍산스는 전반 종료 1초를 남겨두고 쿼터백 브라이언 호이어(Brian Hoyer)가 엔드존으로 헤일 매리 패스를 던졌다. "아무나 받으라"는 식으로 던진 헤일 매리 패스는 대개의 경우 수비수들이 쳐내거나 인터셉트하곤 한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텍산스 루키 와이드리씨버 제일런 스트롱(Jaelen Strong)이 엔드존에서 헤일 매리 패스를 받아낸 것이다. NFL에선 헤일 매리 패스가 성공하는 걸 보기 드문 편인데, 칼리지 풋볼 선수였던 작년에도 극적인 헤일 매리 패스를 받아냈던 제일런 스트롱이 금년엔 NFL 루키로 헤일 매리 패스를 또 받아냈다.

제일런 스트롱이 헤일 매리 패스를 받으면서 호이어와 스트롱은 42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합작한 게 됐다.

텍산스의 42야드 '헤일 매리' 터치다운으로 해프타임 스코어는 콜츠 13, 텍산스 10이 됐다.

텍산스가 헤일 매리 패스까지 성공시킨 걸 보니 혹시 역전승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운이 따라주는 듯 하니 역전승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기적'은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경기 종료까지 2분을 남겨두고 스코어는 콜츠 27, 텍산스 20. 텍산스는 남은 2분 안에 동점 터치다운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텍산스 오펜스는 전반 종료 직전 헤일 매리 패스를 성공시켰던 장소와 비슷한 지점까지 전진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기적이 아닌 재앙이 텍산스를 강타했다. 텍산스 쿼터백 브라이언 호이어가 던진 패스가 인터셉트된 것이다. 콜츠 수비수에게 태클당하면서 던진 호이어의 패스는 완전히 타겟에서 빗나가 콜츠 수비수 정면으로 맥없이 날아가면서 싱거운 인터셉션으로 이어졌다. 호이어는 전반 종료 직전엔 결정적인 한방을 성공시켰으나, 후반 종료 직전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텍산스의 기회는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결정적인 기회에 펀트처럼 보이는 어이없는 패스로 기회를 날려버린 텍산스는 또다른 공격 기회를 얻지 못하고 패했다.

파이널 스코어는 콜츠 27, 텍산스 20.

한편,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는 주전 쿼터백 앤드류 럭(Andrew Luck)이 어깨 부상으로 결장한 상태에서 백업 쿼터백, 맷 해슬백(Matt Hasselbeck)으로 턴오버 없이 깔금한 승리를 거뒀다. 주전 쿼터백으로 오랫 동안 뛰었던 40세의 베테랑 쿼터백 맷 해슬백이 앤드류 럭의 공백을 깔끔하게 해결했다. 경험이 풍부하고 믿을 수 있는 노련한 백업 쿼터백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