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8일 일요일

'007 스펙터' - 영화에 등장한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 콜렉션

지난 2012년 개봉한 '스카이폴(Skyfall)'에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 씬이 상당히 많았다는 점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2002년 개봉한 007 시리즈 40주년 기념작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와 마찬가지로 50주년 기념작 '스카이폴'에도 클래식 007 시리즈의 명장면을 연상케 하는 씬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2015년 11월 개봉한 '007 스펙터(SPECTRE)'도 '스카이폴'과 마찬가지로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가 상당량 포함되었다.

지난 '스카이폴'은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이었으므로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가 포함된 것이 크게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2015년작 '스펙터'는 특별히 기념할 게 없는 영화였는데도 지난 '스카이폴' 못지 않게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가 상당량 포함되었다. 클래식 007 시리즈를 기리는 의미에서 오마쥬 씬을 넣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너무 자주 이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면 "클래식 하이라이트 모음집을 만드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애니버서리 영화는 'GREATEST HITS'처럼 만들어도 이해가 되지만 매번 이런 식으로 만들면 클래식 오마쥬를 끈질기게 울궈먹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가끔가다 클래식 오마쥬 씬이 나오면 재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옛 추억을 되살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매 영화마다 클래식 오마쥬가 대량으로 나오면 되레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번 '007 스펙터'엔 얼마나 많은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가 등장했는지 대충 훑어보기로 하자.

참고 1: '007 스펙터'를 아직 한 번밖에 보지 않았으므로 놓친 오마쥬 씬도 더러 있을 것이다. 

참고 2: 스포일러 주의! 스포일러가 걱정되면 여기까지만 읽을 것!


◆흰색 턱시도와 푸른색 드레스

우선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하자.

'스펙터' -  제임스 본드가 붉은색 카네이션을 꼽은 흰색 턱시도 재킷을 입고 등장하는 씬이 있다.

'골드핑거' - 1964년 제임스 본드 영화 '골드핑거(Goldfinger)'에도 숀 코네리(Sean Connery)가 붉은색 카네이션을 꼽은 흰색 턱시도 재킷을 입고 등장한다.


'스펙터' - 본드걸 매들린 스완(레아 세두)이 열차 씬에서 푸른색 계열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씬이 있다.

'위기일발' - 1963년 영화 '위기일발/프롬 러시아 위드 러브(From Russia with Love)'에서 본드걸 타니아나(다니엘라 비앙키)가 열차 씬에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해골

'스펙터' - 본드가 해골 마스크와 커스튬을 입고 등장하는 씬이 있다.

'죽느냐 사느냐' - 1973년 영화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에도 해골 분장을 한 부두교도들이 등장한다.


◆Silva, is that you?

'스펙터' - 긴 백발에 베이지 색 수트를 입은 악당이 등장한다.

'스카이폴' - 2012년 영화 '스카이폴(Skyfall)'에도 긴 금발머리에 베이지 수트를 입은 악당이 등장한다. 바로 실바(하비에르 바뎀)다.


◆프리-타이틀 씬의 헬리콥터

'스펙터' - 프리-타이틀 씬에 본드가 헬리콥터를 조종하는 모습과 헬리콥터의 랜딩 스키드(Skid)에서 격투를 벌이는 씬이 나온다.

'유어 아이스 온리' - 1981년작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의 프리-타이틀 씬에도 본드가 헬리콥터를 조종하는 씬과 랜딩 스키드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리는 씬이 나온다.



'스펙터' - 프리-타이틀 씬에 등장한 헬리콥터는 독일 회사 MBB(Messerschmitt-Bölkow-Blohm)의 Bo 105다.

'뷰투어킬' - 1985년작 '뷰투어킬(A View to a Kill)'의 프리-타이틀 씬에도 같은 기종이 등장한다.


'스펙터' - 헬리콥터 씬에서 조종사가 플레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있다.

'뷰투어킬' - 1985년 영화 '뷰투어킬'의 프리-타이틀 씬에도 헬리콥터 안에서 플레어가 터지는 씬이 있다.


◆본드가 사고친 것 언론에 보도되자 열받은 M

'스펙터' - 본드가 사고친 것이 언론에 보도되자 열받은 M이 본드를 질책한다.

'카지노 로얄' - 2006년작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도 본드가 사고친 것이 언론에 보도되어 열받은 M의 모습이 나온다.


◆내 팔뚝에 추적장치가 있다

'스펙터' - Q가 본드의 팔에 추적장치를 삽입하는 씬이 있다.

'카지노 로얄' - 2006년 영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도 본드의 팔에 추적장치를 삽입하는 씬이 나온다.


◆지퍼 내리기

'스펙터' - 본드가 본드걸의 옷을 벗기면서 지퍼를 내리는 씬이 있다.

'죽느냐 사느냐' - 1973년 영화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에도 본드가 본드걸의 옷을 벗기면서 지퍼를 내리는 씬이 나온다.


◆ 아스톤 마틴 VS 재규어

'스펙터' - 본드가 탄 아스톤 마틴 DB10과 미스터 힝스(데이브 바티스타)가 탄 재규어 C-X75가 추격전을 벌인다.

'다이 어나더 데이' - 2002년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에도 아스톤 마틴과 재규어의 추격전이 나온다. '다이 어나더 데이'에선 본드가 탄 아스톤 마틴 뱅퀴시(Vanquish)와 자오(릭 윤)이 탄 재규어 XKR이 추격전을 벌인다.


◆ 컨버티블로 변신하는 자동차

'스펙터' - 승용차의 지붕이 파괴되면서 오픈카/컨버티블처럼 변하는 씬이 있다.

'뷰투어킬' - 1985년 영화 '뷰투어킬(A View to a Kill)'에도 승용차의 지붕과 앞유리가 날아가면서 오픈카/컨버티블로 변신하는 씬이 나온다.


◆ 계단에서 자동차 추격전

'스펙터' - 계단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스턴트 씬이 등장한다.

'뷰투어킬' - 1985년 영화 '뷰투어킬(A View to a Kill)'에도 계단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스턴트 씬이 등장한다.


◆눈 덮힌 산 정상의 건물

'스펙터' - 눈덮인 산 정상에 위치한 건물이 등장한다. '스펙터'의 산 정상 건물 씬은 오스트리아의 Ice Q 레스토랑에서 촬영했다.

'여왕폐하의 007' - 1969년작 '여왕폐하의 007(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에도 눈덮인 산 정상에 위치한 건물이 등장한다. '여왕폐하의 007'의 산 정상 건물 씬은 스위스 피즈 글로리아(Piz Gloria) 레스토랑에서 촬영했다.


◆ 납치된 본드걸이 추격하는 본드를 뒤돌아보는 씬

'스펙터' - 악당들에게 납치되어 자동차에 탄 본드걸이 뒤따라 오는 본드를 뒤돌아보는 씬이 나온다.

'골든아이' - 1995년 영화 '골든아이(GoldenEye)'에도 악당들에게 납치된 본드걸이 뒤따라 오는 본드를 뒤돌아보는 씬이 나온다.


◆좁은 길과 경비행기

'스펙터' - 자동차들이 좁은 길을 달리고 그 옆으로 경비행기가 비행하는 씬이 나온다.

'라이센스 투 킬' - 1989년 영화 '라이센스 투 킬(Licence to Kill)'에도 자동차들이 좁은 길을 달리고 그 옆으로 경비행기가 비행하는 씬이 나온다.


◆경비행기 양 날개 절단

'스펙터' - 본드가 탄 경비행기의 양쪽 날개가 절단되는 씬이 나온다.

'죽느냐 사느냐' - 1973년 영화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에도 본드가 탄 경비행기의 양쪽 날개가 절단되는 씬이 나온다.


◆양쪽 절단된 채 눈에 처박히는 씬

'스펙터' - 양쪽 날개가 절단된 경비행기가 눈덮인 산에 처박히는 씬이 나온다.

'리빙 데이라이트' - 1987년 영화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에도 비슷한 씬이 나온다. '리빙 데이라이트'에선 아스톤 마틴 볼란테(Volante)의 양쪽에 달려있던 스키가 떨어져나가며 자동차가 눈덮인 산에 처박힌다.


◆ 모로코에선 누런색 재킷과 감색 셔츠를...

'스펙터' - 모로코에 도착한 본드가 베이지색 재킷에 감색 셔츠를 입고 등장한다.

'리빙 데이라이트' - 1987년 영화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에선 모로코에 도착한 본드가 카키색 재킷에 감색 셔츠를 입고 등장한다.


◆헨치맨은 항상 열차에서 먼저 내린다

'스펙터' - 열차에서 본드와 격투를 벌이던 헨치맨이 열차에서 떨어진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 - 1973년 영화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1977년 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에서도 본드와 싸우던 헨치맨이 열차에서 떨어진다.


◆ 열차에서 내려선 갈색 수트를...

'007 스펙터' - 열차에서 내린 본드가 갈색 수트를 입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 1977년 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에도 열차 씬 직후 갈색 수트를 입은 본드의 모습이 나온다.


◆사막에서 본드걸과 함께...

'스펙터' - 본드와 본드걸이 건조한 지역에 함께 서있는 씬이 있다.

'콴텀 오브 솔래스' - 1977년 영화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와 2008년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에도 본드와 본드걸이 함께 사막 지역을 걷는 씬이 나온다.


◆외딴 장소에 위치한 악당의 비밀기지

'스펙터' - 외딴 사막 한복판에 위치한 악당의 비밀기지가 등장한다.

'스카이폴' - 2012년 영화 '스카이폴(Skyfall)'에도 외딴 섬에 위치한 악당의 비밀기지가 등장한다.


◆과거엔 본드와 가깝던 사이였으나 지금은 적으로...

'스펙터' - 청소년기를 본드와 함께 보냈던 프란츠 오버하우서(크리스토프 발츠)가 본드의 적으로 등장해 왜 그가 적이 되었나를 본드에게 설명하는 씬이 나온다.

'골든아이' - 1995년 영화 '골든아이(GoldenEye)'에도 본드와 과거에 가깝게 지냈던 캐릭터가 본드의 적으로 등장했다. '골든아이'에선 본드의 MI6 동료였던 006/알렉 트레빌리언(숀 빈)이 적으로 등장해 왜 그가 사이드를 바꾸게 됐나를 본드에게 설명하는 씬이 나온다.


◆적의 기지에서  드레스 셔츠 차림으로 본드걸 손 붙잡고 헐레벌떡

'스펙터' - 본드가 드레스 셔츠 차림으로 본드걸과 함께 적의 기지에서 탈출하는 씬이 있다.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 1974년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에도 본드가 드레스 셔츠 차림으로 본드걸과 함께 적의 기지를 탈출하는 씬이 나온다.


◆빈 건물

'스펙터' - 마지막 부분에 본드가 '빈 건물'에 들어가는 씬이 나온다.

'스카이폴' - 2012년 영화 '스카이폴(Skyfall)'에도 마지막 부분에 본드가 역시 '빈 건물'에 들어가는 씬이 나온다.


◆검정색 재킷

'스펙터' - 마지막 부분에 본드가 검정색 재킷을 입고 등장하는 씬이 나온다.

'콴텀 오브 솔래스' - 2008년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에서도 영화 마지막 부분에 본드가 검정색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소형 보트를 본드걸과 함께 타고 사격

'스펙터' - 마지막 부분에 본드와 본드걸이 소형 보트를 타고 총을 쏘는 씬이 나온다.

'위기일발' - 1963년 영화 '위기일발/프롬 러시아 위드 러브' 마지막 부분에도 본드와 본드걸이 소형 보트를 함께 타고 사격을 하는 씬이 있다.


댓글 4개 :

  1. 어제 스펙터를 한번 더 봤는데 이글을 보고 다시 보니 도움이 많이 됐네요. 오마쥬가 풍부하게 느껴지는.... 평론가들의 평가가 다소 좋진 못하지만 저도 어찌됐든 이번 작품은 좋은 의미든 혹은 좋지 않은 의미든 예전의 그 '본드'가 다시 돌아왔다고 봅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저도 역시 만족도를 떠나서 예전의 그 본드를 다시 돌려놓으려 한 건 평가하고 싶습니다.
      스카이폴이 궤도에서 너무 많이 벗어났다는 걸 알고있기 때문에 이런 변화를 준 듯 합니다.
      다만 007 시리즈의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건 007 시리즈인 만큼 문제될 게 없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하이라이트 모음집을 만들면 신선도가 너무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상을 차리는 방법이 똑같은 건 문제될 게 없어도 반찬까지 똑같으면...

      삭제
  2. 갠적으로 007영화의 최대 액션씬은 라이센스투킬에서 유조차액션씬 이라고 봅니다!^^

    답글삭제
    답글
    1. 007 시리즈에서 보기 어려워져서 그런지 전 스키 씬들이 제일 생각납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