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1일 수요일

[NFL15:W9] 지옥과 천당 오간 피츠버그 WR 마테이비스 브라이언트

2015년 NFL 시즌 9째 주에 가장 재밌었던 경기는 오클랜드 레이더스(Oakland Raiders)와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의 경기였다. 지난 70년대부터 AFC의 치열한 라이벌 관계였던 오클랜드 레이더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2015년에도 거친 태클과 화끈한 공격을 선보이며 익사이팅한 경기를 펼쳤다. '레이더스 vs 스틸러스'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한 경기였다.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오클랜드 레이더스는 금년 시즌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캘리포니아 팀 중 가장 익사이팅한 팀으로 올라섰고, 주전 쿼터백을 비롯한 주요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한 피츠버그 스틸러스도 서서히 정신이 드는 듯 했다.

오클랜드 레이더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 경기의 수퍼스타는 스틸러스 와이드리씨버 안토니오 브라운(Antonio Brown)이었다. 브라운은 17 리셉션에 284 리씨빙 야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그러나가장 기억에 남은 선수는 스틸러스의 또다른 와이드리씨버, 마테이비스 브라이언트(Martavis Bryant)였다.

왜냐, 브라이언트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기 때문이다.

21대21 동점이던 3쿼터 후반 스틸러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Ben  Roethlisberger)가 마테이비스 브라이언트를 겨냥해 롱패스를 던졌다. 브라이언트가 패스를 받기만 하면 최소한 50야드 전진이 가능해 보였으며, 만약 넘어지지 않는다면 터치다운도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공이 상당히 비협조적이었다.

그렇다. 빌어먹을 공이 브라이언트의 손을 거부했다.



브라이언트의 드롭으로 좋은 기회를 날린 로슬리스버거는 이어진 플레이에서도 패스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또 공이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빌어먹을 공이 이번엔 피츠버그 스틸러스 선수가 아닌 오클랜드 레이더스 선수를 선택했다.

그렇다. 인터셉션이다. 세컨드 다운의 드롭 패스로 맥이 빠지더니 서드 다운 플레이가 인터셉션으로 연결된 것이다.


브라이언트의 드롭 패스와 로슬리스버거의 인터셉션이 스틸러스의 실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아마도 이 때 브라이언트는 지옥을 맛봤을 것이다.

그러나 브라이언트가 드롭 패스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지막 4쿼터가 시작하자 마자 브라이언트가 숏패스를 받아 레이더스 수비수들을 요리조리 따돌리며 멋진 터치다운으로 연결시켰다. 중계방송 아나운서는 "비디오게임 같은 동작"이었다며 감탄했다.



스틸러스는 브라이언트의 터치다운으로 앞서기 시작했으나 오클랜드 레이더스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스틸러스 주전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가 발 부상으로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오클랜드 레이더스는 35대35 동점까지 따라붙은 데다 스틸러스 쿼터백이 백업으로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전승에 실패했다. 4쿼터 마지막에만 해도 결국엔 레이더스가 역전승을 하면서 끝나는 듯 했으나 승리는 스틸러스의 몫이었다.

파이널 스코어는 스틸러스 38, 레이더스 35.

스틸러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는 금년 시즌에 들어서 벌써 두 번째로 부상을 당하는 등 '부상 몬스터'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스틸러스는 주전 쿼터백의 부상 공백을 효과적으로 잘 메꿔왔으므로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또한, 로슬리스버거의 발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음 경기인 클리블랜드 브라운스(Cleveland Browns) 전 출전이 가능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러스 헤드코치 마이크 톰린(Mike Tomlin)은 로슬리스버거의 출전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