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NFL15:W16] 워싱턴 레드스킨스 NFC 동부 챔프로 플레이오프 진출

2015년 NFL 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16째 주 경기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도대체 누가 NFC 동부 챔피언이 되어 플레이오프에 오를 것인가"였다.

NFC 동부 미스터리는 16째 주에 풀렸다. 최강팀으로 꼽혔던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주요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최하위 팀으로 추락하면서 뚜렷한 강팀이 보이지 않았던 NFC 동부의 디비젼 챔피언이 확정되었다.

NFC 동부 디비젼 챔피언은 다름아닌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토요일 벌어진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와의 원정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NFC 동부 디비젼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레드스킨스의 승리로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 모두의 플레이오프 희망을 무산시켰다.

워싱턴 D.C 지역에 거주하는 레드스킨스 홈팬들마저도 "누가 그걸 예상했겠느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레드스킨스의 NFC 동부 디비젼 챔피언 등극은 뜻밖의 결과였다. 주요 공격 포지션을 모두 새얼굴로 교체한 뒤 공격력이 들쑥날쑥해진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역전패의 전문인 뉴욕 자이언츠 모두 크고 작은 문제를 지닌 팀이었으나 주전 쿼터백 교체와 주요 선수 부상 등이 겹쳤던 워싱턴 레드스킨스도 골칫거리가 없는 팀이 아니었다. 그러나 정신없던 NFC 동부에서 살아남은 건 워싱턴 레드스킨스였다.

물론, 필라델피아 이글스전에서도 몇 가지 해프닝이 발생했다.

그 중 2개는 전반 종료 6초를 남겨두고 발생했다.

16대10으로 리드하던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전반 종료 6초를 남겨두고 필라델피아 이글스 엔드존 코앞까지 진격했다. 타임아웃이 남아있지 않았으나 엔드존으로 한차례 패스를 빠르게 시도해보고 실패할 경우 필드골을 시도할 시간적 여유는 남아있었다.

남은 6초 안에 패스를 한 번 더 시도하는 것에만 전념했기 때문일까? 레드스킨스 오펜스가 주심의 플레이 시작 시그널을 지키지 않고 공격을 시작하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주심 월트 콜맨(Walt Coleman)은 레드스킨스 쿼터백, 커크 커즌스(Kirk Cousins)에 다가가 주의를 줬다. 그러자 커즌스는 "미안하다"는 듯 주심의 어깨와 머리를 양손으로 만지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NFL 경기에서 풋볼선수가 경기 도중에 주심을 '만지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심판을 잘못 건드렸다간 퇴장당할 수도 있다. 심판의 양 어깨에 손을 얹는 정도까지는 간혹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양손으로 심판의 머리를 다정스럽게(?) 만지는 광경은 보기 어렵다.

중계방송 해설을 맡은 트렌트 그린(Trent Green)은 "나는 심판을 만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트렌트 그린은 전직 NFL 쿼터백 출신으로, 워싱턴 레드스킨스 주전 쿼터백으로도 뛴 바 있다.



그러나 '드라마'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기가 재개되자 마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커크 커즌스가 느닷없이 닐다운(Kneel Down)을 한 것!

닐다운은 공격을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시간을 소비할 때 하는 플레이인데, 남은 6초 안에 하다못해 필드골이라도 차야 하는 상황에서 닐다운으로 남은 6초를 자진해서 소비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레드스킨스에게 타임아웃이 남아있었다면 이해할 수 있었지만, 타임아웃이 없는 상황에서 남은 6초를 닐다운으로 자진 소비하고 득점 기회를 날린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전반 종료가 아니라 경기 종료 6초를 남겨둔 상황이었다면 이미 승패가 갈린 뒤이므로 추가 득점을 포기하고 닐다운으로 경기를 끝낸 걸로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전반 종료 시엔 득점 기회를 포기하면서 자진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없다.

그러나 커크 커즌스는 전반 종료 6초를 남겨두고 엔드존 코앞까지 진격해서 필드골을 찰 수 있는 추가 득점기회를 쿼터백 닐다운으로 스스로 포기했다.

이것은 커크 커즌스의 '주심 머리 애무'보다 더욱 보기 어려운 해프닝이었다. 저런 상황에서 파울이나 턴오버로 득점기회를 날리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어도, 쿼터백이 닐다운으로 자진해서 득점기회를 날리는 경우는 매우 보기 어렵다. 중계방송 팀의 말마따나 순간 커크 커즌스의 머리가 정지했다고 하는 수밖엔 달리 설명이 되지 않았다. 순간 커즌스의 머리가 굉장히 어지러워지면서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 같았다.

커크 커즌스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플레이 컬에 많은 혼란이 있었으며, 공을 아웃 오브 바운드로 던져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판단 착오로 닐다운을 했다고 밝혔다. 그 상황에선 공을 던질 필요없이 스파이크로 충분한 상황이었지만, 어찌됐든 간에 매우 보기 드문 실수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추가 득점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며 전반을 마치는 레드스킨스를 보면서 왠지 후반에 무너질 것 같다는 징후가 엿보였다. 여전히 스코어에서 앞서있었으나 저런 식으로 어이없게 추가 득점기회를 날리고 나면 김이 크게 빠지면서 흔들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캡틴 커크', 커크 커즌스는 '닐다운 실수'로 흔들리지 않았다.

커크 커즌스는 후반 3쿼터에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터치다운을 패스를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벌렸다. 커크 커즌스는 필라델피아 이글스전에서 4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맹활약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머리를 긁적이게 했으나 흔들림 없이 마지막까지 승리를 지켰다.


커크 커즌스가 이끄는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도 한몫 했다.

3쿼터엔 이글스 오펜스의 펌블을 레드스킨스 코너백, 디앤젤로 홀(DeAngelo Hall)이 리턴 터치다운으로 연결시켰다. 이글스 오펜스가 쿼터백-러닝백 토스에서 펌블을 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자 디엔젤로 홀이 공을 줏어 리턴 터치다운으로 바로 연결시켰다.


파이널 스코어는 레드스킨스 38, 이글스 24.

이렇게 해서 레드스킨스는 이글스와 자이언츠를 제치고 NFC 동부 챔피언에 올랐다.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승리로 승부가 결정나고 레드스킨스의 NFC 동부 타이틀이 확정되자 드션 잭슨(DeShawn Jackson)을 비롯한 레드스킨스 선수들이 사이드라인에서 NFC 동부 챔피언 모자를 쓰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승리로 NFC 플레이오프 팀은 모두 확정되었다.

플레이오프에 오른 NFC 팀은 캐롤라이나 팬터스(Carolina Panthers), 애리조나 카디날스(Arizona Cardinals),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 등 6개 팀이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NFC의 6개 팀은 다음 주 벌어지는 시즌 마지막 주 경기 결과에 따라 시드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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