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1일 월요일

[NFL15:PO-WILDCARD] 홈팀 모두 탈락, 베테랑 QB 팀이 이겼다

지난 주말 벌어진 2015년 NFL 시즌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 라운드 4 경기의 공통점이 있다 - 홈팀이 모두 졌다는 것이다. 토요일 벌어진 AFC 와일드카드 라운드 2 경기와 일요일 벌어진 NFC 와일드카드 라운드 2 경기 모두 원정팀의 승리로 끝났다.

이것도 일종의 NFL 기록이라고 한다.

NFL 플레이오프는 와일드카드 4 경기, 디비져널 플레이오프 4 경기, 컨퍼런스 챔피언십 2 경기, 그리고 AFC와 NFC 챔피언이 격돌하는 수퍼보울 순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NFL 플레이오프에서 한 주말에 4개의 홈팀이 모두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같은 주말에 벌어진 4개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원정팀이 모두 승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까지 1 라운드 와일드카드 4 경기에서 원정팀이 모두 승리한 적이 없었고, 2 라운드 디비져널 플레이오프 4 경기에서도 원정팀이 모두 승리한 적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2015년 시즌 와일드카드 라운드에선 캔사스 시티 칩스(Kansas City Chiefs),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 시애틀 시혹스(Seattle Seahawks),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 등 원정팀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2015년 시즌 와일드카드 라운드 경기의 또 한가지 공통점은 베테랑 쿼터백을 보유한 팀이 모두 이겼다는 점이다.

토요일 벌어진 AFC 와일드카드 경기에선 베테랑 쿼터백을 보유한 팀이 모두 승리했다.

베테랑 쿼터백, 알렉스 스미스(Alex Smith)를 보유한 캔사스 시티 칩스는 쿼터백 포지션이 불안한 휴스턴 텍산스(Houston Texans)를 상대로 30대0 대승을 거뒀다. 텍산스 주전 쿼터백 브라이언 호이어(Brian Hoyer)는 초반부터 흘들렸으며, 인터셉션 4개와 펌블 1개 등 모두 5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무너졌다.

파이널 스코어는 칩스 30, 텍산스 0.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씬시내티 뱅갈스(Cincinnati Bengals)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틸러스엔 수퍼보울을 우승한 경력의 베테랑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Ben Roethlisberger)가 있었지만, 씬시내티 뱅갈스는 주전 쿼터백 앤디 달튼(Andy Dalton)이 손가락 골절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백업 쿼터백 A.J. 맥캐런(A.J. McCarron)으로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러야 했다. 물론, 뱅갈스의 결정적인 패인은 마지막 순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러닝백이 턴오버를 한 뒤 디펜스가 퍼스널 파울을 범하며 무너져내린 것이라고 해야 정확하겠지만, 경기 중 입은 어깨 부상으로 사이드라인에 서있던 스틸러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가 마지막에 다시 돌아와 팀을 역전승으로 이끈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파이널 스코어는 스틸러스 18, 뱅갈스 16.

일요일 벌어진 NFC 와일드카드 경기에서도 베테랑 쿼터백 팀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NFL 경력 4년째인 쿼터백 러셀 윌슨(Russell Wilson)의 시애틀 시혹스와 NFL  경력 2년째인 쿼터백 테디 브리지워터(Teddy Bridgewater)의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의 와일드카드 경기도 경험이 풍부한 쿼터백, 러셀 윌슨이 버티고 있는 시혹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물론, 바이킹스의 결정적인 패인은 경기 종료를 앞두고 바이킹스 킥커가 역전 필드골을 실축했기 때문이라고 해야 정확하겠지만, 몹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원정경기서 승리를 챙긴 시애틀 시혹스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러셀 윌슨도 NFL 경력 4년이 전부라 경험이 풍부한 쿼터백이라고 하기 약간 어렵지만, 그 사이에 수퍼보울에 두 차례나 올라가 그 중 한 번은 우승을 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수퍼보울 우승은 고사하고 수퍼보울 경기 자체를 경험해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한데 러셀 윌슨은 그 사이에 벌써 두 차례나 수퍼보울을 경험했으면 '베타랑'이다.

파이널 스코어는 시혹스 10, 바이킹스 9.

그린 베이 패커스와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의 경기도 베테랑 쿼터백 애런 로저스(Aaron Rodgers)가 버티고 있는 그린 베이 패커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로버트 그리핀 3세(Robert Griffin III)와 같은 해 드래프트되어 주전과 백업을 오르내리다 2015년 시즌에 비로소 주전 쿼터백으로 자리를 굳힌 커크 커즌스(Kirk Cousins)는 주전으로 시즌 전체를 소화한 첫 번째 시즌에 레드스킨스를 플레이오프로 이끌면서 앞으로 레드스킨스의 주전 쿼터백으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베테랑 쿼터백이 버티고 있는 그린 베이 패커스를 넘지 못했다.

파이널 스코어는 패커스 35, 레드스킨스 18.

지난 주말 열린 와일드카드 4개 경기 중 최고의 경기를 꼽는다면?

당연히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씬시내티 뱅갈스 경기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비판한 바와 같이 파울로 보이지 않는 태클에도 퍼스널 파울을 선언하면서 경기를 너무 '소프트'하게 만들었다는 게 눈에 띄긴 했지만, 그래도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씬시내티 뱅갈스의 와일드카드 경기는 디비젼 라이벌 경기답게 거칠고 격렬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엔 다 이겼던 경기를 어이없게 패한 뱅갈스의 홈팬들이 분한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요즘엔 NFL이 소프트해지는 바람에 디비젼 라이벌도 말로만 라이벌일 뿐인 미지근한 사이로 바뀌었는데, 스틸러스와 뱅갈스는 디비젼 라이벌 경기가 어떤 것인지 아주 오랜만에 제대로 보여줬다.

이번 주말에도 디비져널 플레이오프 라운드 4개 경기가 열린다. 스케쥴은 다음과 같다:

1월16일 토요일 오후 4:35(미국 동부시간): 캔사스 시티 칩스 vs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 (CBS)

1월16일 토요일 오후 8:15(미국 동부시간): 그린 베이 패커스 vs 아리조나 카디날스 (NBC)

1월17일 일요일 오후 1:05(미국 동부시간): 시애틀 시혹스 vs 캐롤라이나 팬터스 (FOX)

1월17일 일요일 오후 4:40(미국 동부시간): 피츠버그 스틸러스 vs 덴버 브롱코스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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