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5일 화요일

[NFL15:W17] 4승12패 달라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드래프트할 기회다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4승12패로 2015년 시즌을 마감했다. 카우보이스는 지난 일요일 벌어진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4대23으로 패하면서 2015년 시즌을 마무리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지난 주부터 백업 쿼터백 켈런 무어(Kellen Moore)를 주전 쿼터백으로 세우면서 사실상 프리시즌 모드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승패가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 만큼 켈런 무어에게 기회를 주면서 그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그러나 켈런 무어는 시즌 마지막 경기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무어는 공격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고, 인터셉션과 펌블 등 턴오버를 연발했다. 그 사이 레드스킨스는 순식간에 24점을 내며 24대0으로 가볍게 앞서더니 마지막까지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현 카우보이스 오펜시브 코디네이터, 스캇 리네핸(Scott Linehan)과 디트로이트 라이온스(Detroit Lions)에서 함께 했던 켈런 무어는 달라스 카우보이스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으나 '첫 번째 왼손잡이 카우보이스 쿼터백'이라는 점을 제외하곤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미래의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감이라는 믿음이 서지 않았다.

그렇다면 4승12패로 떨어지며 2016년 NFL 드래프트 지명 순위 4위를 차지한 이번에 미래의 쿼터백을 드래프트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하이 드래프트 픽 쿼터백이 NFL에서 항상 성공한다는 법은 물론 없지만, 모처럼 1 라운드 네 번째 픽을 확보한 김에 쿼터백에 투자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 한다.

물론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지금 당장 주전 쿼터백을 찾아야 할 정도로 다급한 단계는 아니다. 토니 로모(Tony Romo)가 아직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로모의 왼쪽 콜라본이 너무 자주 부러진다는 게 문제이긴 해도 당분간은 로모가 계속 카우보이스의 주전 쿼터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로모의 백업이다. 카우보이스는 로모의 부상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꿔줄 백업 쿼터백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카우보이스가 2015년 시즌을 4승12패로 마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도 백업 쿼터백 문제였다. 토니 로모가 2째 주 경기에서 콜라본 골절상으로 한동안 결장이 불가피하게 되었으나 그 공백을 메꿔줄 백업 쿼터백이 카우보이스에 없었다. 로모가 빠진 카우보이스는 시즌 3째 주부터 10째 주까지 7개 경기를 내리 패했다. 2승 무패로 시즌을 시작했던 카우보이스가 2승7패로 떨어진 것이다. 그 동안 카우보이스는 브랜든 위든(Brandon Weedon), 맷 캐슬(Matt Cassel)을 주전 쿼터백으로 세웠으나 효과가 없었다. 브랜든 위든은 너무 안전한 플레이만 반복하면서 공격을 시원스럽게 풀지 못했고, 시즌 도중에 카우보이스로 팀을 옮긴 맷 캐슬은 카우보이스 공격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탓인지 '구원 쿼터백'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카우보이스는 시즌을 포기한 막판에 켈런 무어를 주전 쿼터백으로 내보내 가능성을 짚어봤으나, 그도 과히 믿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주전 쿼터백의 부상이 헤쳐나가기 어려운 난관이라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부상은 경기의 일부이며, 주전이 부상을 당하더라도 팀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도록 주전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꿔줄 백업이 있어야 한다. 주전이 빠진 동안 적어도 반타작은 해줄 만한 믿음직스러운 백업 쿼터백이 필요하다. 그러나 카우보이스엔 이런 백업 쿼터백이 없다. 토니 로모가 부상으로 빠진 직후 7개 경기를 내리 패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게다가 토니 로모도 더이상 '꼬마'가 아니다. 로모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허리 수술을 여러 차례 받는 등 콜라본 골절 부상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부상에도 시달려왔다. 로모가 앞으로 4~5년 정도 카우보이스의 주전 쿼터백으로 뛸 만한 기량이 아직 남아있다 하더라도 여러 부상에 시달려온 30대 중반의 로모가 언제 또 드러누울지 모른다. 더욱 큰 걱정거리는 로모가 복귀하기 불가능한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다. 운이 없으면 평범한 태클 한방에 커리어 엔딩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위험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잦은 부상으로 수술까지 여러 차례 받은 30대 중반의 쿼터백은 위험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이렇기 때문에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로모의 부상 공백을 메꿀 백업 쿼터백 겸 미래의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까지 맡을 만한 쿼터백을 드래프트할 때가 됐다. 4승12패로 시즌을 죽쑤면서 NFL 드래프트 1 라운드 네 번째 픽을 확보했으면 유망주 쿼터백을 드래프트하기에 좋은 기회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제리 존스(Jerry Jones)가 구단주가 된 이후 쿼터백을 드래프트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지난 80년대 말 제리 존스가 구단주가 된 이래 지금까지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1989년 1 라운드에 트로이 에익맨(Troy Aikman), 1991년 4 라운드에 빌 머스그레이브(Bill Musgrave), 2001년 2 라운드에 퀸시 카터(Quincy Carter), 2009년 4 라운드에 스티븐 맥기(Stephen McGee) 등 4명을 드래프트하는 데 그쳤다. 1989년 서플먼트 드래프트로 지명한 스티브 월시(Steve Walsh)까지 포함하면 5명이다. 현재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인 토니 로모는 드래프트되지 않고 루키 프리 에이전트로 카우보이가 되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드래프트한 쿼터백 중에서 달라스 카우보이스로 성공한 쿼터백은 1989년 1 라운드 픽 트로이 에익맨이다. 에익맨은 지난 90년대에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세 차례 이끌었다.

그렇다면 과연 제리 존스가 2016년 드래프트 1 라운드에 쿼터백을 지명할까?

지난 12월 초까지만 해도 제리 존스는 1 라운드에 쿼터백을 지명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 라운드에 지명된 쿼터백이 NFL에서 모두 성공한 게 아니라 실패한 사례도 많으므로 유망주 쿼터백을 1 라운드에 지명하는 대신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쿼터백을 찾는 걸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일리있는 말이긴 하다. 당장 토니 로모도 그런 경우이며, 뉴 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의 수퍼스타 쿼터백 톰 브래디(Tom Brady)도 6 라운드에 지명되어 주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던 선수였다. 1999년 시즌 혜성같이 나타나 세인트 루이스 램스(St. Louis Rams)를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이끈 커트 워너(Kurt Warner) 또한 드래프트되지 못했던 무명 쿼터백이었다. 2015년 시즌 워싱턴 레드스킨스를 플레이오프로 이끈 쿼터백, 커크 커즌스(Kirk Cousins)도 4 라운드에 지명되었다.

그러나 토니 로모가 잦은 부상에 시달려온 30대 중반의 쿼터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느긋하게 숨은 진주를 발굴할 생각을 할 때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제리 존스도 12월을 보내면서 생각이 바뀐 듯 하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제리 존스가 12월 말 토니 로모와 높은 평가를 받은 쿼터백을 드래프트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토니 로모는 만약 카우보이스가 지명 가능한 최고의 선수가 쿼터백이라면 쿼터백을 드래프트해도 괜찮다고 말했다고 ESPN이 전했다.

“If the best player there is a quarterback, then that's what our team needs. Our team needs good players. That's what we need. And if it's the best player at a different position … I'm just obviously a player on the football team and I don't have to make those decisions, and I'm glad. My job is go out and get better and make sure this team wins next year. And I'm going to do everything in my power to ensure that.” - Tony Romo


따라서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NFL 드래프트 1 라운드에 쿼터백을 드래프트할 수도 있다는 쪽으로 많이 기운 듯 하다. 1 라운드가 될지 2 라운드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어도, 카우보이스가 높은 드래프트 픽을 쿼터백에 사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카우보이스는 현재 디펜시브 태클도 필요하고 러닝백도 필요하다. 카우보이스 러닝백 대런 맥패든(Darren McFadden)이 기대 이상으로 2015년 시즌에 1000 야드를 돌파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며 달라스에서 부활에 성공한 듯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카우보이스는 러닝백이 필요하다. 따라서 카우보이스가 탑 픽을 디펜시브 태클이나 러닝백에 사용할 가능성 또한 크다.

카우보이스가 탑 드래프트 픽을 다른 포지션에 쓰고 프리 에이전트 쿼터백을 영입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로버트 그리핀(Robert Griffin III), 클리블랜드 브라운스(Cleveland Browns)의 쟈니 맨젤(Johnny Manziel) 등 곧 프리 에이전트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텍사스 출신 쿼터백 중 하나를 카우보이스로 영입할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쟈니 멘젤이 달라스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기사도 나왔다.

그러나 백업 겸 미래의 쿼터백을 찾는다면 드래프트를 하는 게 낫다. 다른 NFL 팀에서 주전 쿼터백으로 뛰었던 젊은 쿼터백을 영입하면 불필요한 주전 쿼터백 경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NFL 드래프트를 통해 미래의 쿼터백을 찾는 게 나을 듯 하다. 드래프트한 미래의 쿼터백이 NFL에 적응하는 동안엔 베테랑 백업 쿼터백을 두면 된다. 베테랑에게 넘버 2 쿼터백을 맡기고 루키를 넘버 3로 하면 된다. 2명의 쿼터백으로 53명 로스터를 짜던 시절은 지났다. 2016년 시즌부턴 카우보이스도 3명의 쿼터백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4승12패의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2016년 NFL 드래프트에서 1 라운드 네 번째 픽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는데, 이번 기회를 살려 유망주 쿼터백을 드래프트 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엔 다른 팀과 드래프트 순번을 트레이드하는 등 잔머리를 쓰지 말고 과감하게 쿼터백을 선택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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