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가 007 시리즈를 떠날 것이라는 루머는 그의 네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스펙터(SPECTRE)'가 개봉하기도 전부터 나돌기 시작했다. 크레이그가 여러 인터뷰에서 007 영화를 또 하느니 차라리 손목을 긋겠다는 등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한 게 화근이었다.
그 때만 해도 '007 스펙터' 촬영 직후의 피로감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많은 본드팬들은 크레이그의 인터뷰 해프닝을 지켜보면서 크레이그가 007 시리즈를 떠날 가능성을 열어 놓게 되었으며, 보다 진지하게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 물색에 나서게 됐다. 영국 TV 시리즈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에이든 터너(Aidan Turner)와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 등이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 0순위로 꼽히면서 007 루머에 시달리게 된 것도 절대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준비 중인 새로운 영화와 TV 시리즈 프로젝트가 공개되고 크레이그가 MGM 측에 007 시리즈를 더이상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는 기사 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007 스펙터'가 크레이그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졌다.
그렇다면 다니엘 크레이그가 007 시리즈를 떠날 때가 온 걸까?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연결되는 줄거리 계속 이어가는 데 한계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줄거리가 계속 연결되어 이어지는 시리즈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크레이그 이전까지는 영화끼리 줄거리가 서로 이어지지 않는 개별적인 스탠드얼론 시리즈였으나 크레이그 시대부터는 후속작의 줄거리가 이전작과 이어지는 쪽으로 바뀌었다.
크레이그의 네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스펙터'는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완결편 성격을 띤 영화다.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명백하게 마침표를 찍지는 않았지만 영화감독 샘 멘데스(Sam Mendes)와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 모두 '007 스펙터'로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의 스토리를 완결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크레이그의 첫 번째 영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부터 '007 스카이폴(Skyfall)'까지 세 편의 영화에서 발생한 사건의 배후에 모두 블로펠드가 있었던 것으로 '007 스펙터'에서 밝혀지도록 설정한 점도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의 스토리를 '007 스펙터'에서 완결시키려던 의도로 해석된다. 블로펠드가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의 '최종 보스' 역을 맡은 셈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줄거리를 한 번 더 이어붙일 수는 있어 보인다.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매들린을 죽이고 본드가 복수에 나서는 식으로 줄거리를 이어붙이는 옵션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여러 옵션이 남아있는 것 같진 않다. '007 스펙터'에서 붙잡힌 블로펠드를 탈옥시키는 씨나리오도 가능하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아서 지난 이야기를 구질구질하게 붙들고 늘어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물론 '본드25'의 스토리를 '007 스펙터'와 반드시 이어지도록 짤 필요는 없다. 과거에 하던대로 개별적인 스탠드얼론 플롯을 준비해도 된다. '카지노 로얄'에서 시작한 스토리가 '007 스펙터'에서 완결된 것으로 하고 '본드25'부턴 새출발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줄거리가 계속 이어지는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전편과 이어지지 않는 스탠드얼론 플롯이 되레 어색해 보일 수 있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줄거리가 서로 연결되지 않은 스탠드얼론 스타일이었다면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를 마련해도 별 문제가 없겠지만, 스토리가 계속 연결되는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엔 싫든 좋든 연결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연결되는 새로운 줄거리를 계속해서 이어붙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지난 '007 스펙터'에서 블로펠드가 붙잡히고 MI6 건물이 붕괴되는 등 '엔딩' 분위기를 짙게 풍겼는데, 여기에 얼마나 더 이어붙일 수 있겠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위에서 말했듯 옵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억지로 쥐어짜서 연결시키는 것 보다 끝낼 땐 깔끔하게 끝내는 게 나을 수 있다.
◆개성 없는 카멜레온 본드 피로감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는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가 아니다. 이전 본드들과 차별화되는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실은 미미한 수준이다. 결과적으론 똑같은 제임스 본드이면서도 어떻게든 색다르고 신선하게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으나 지금도 여전히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라고 하면 딱히 떠오르는 뚜렷한 이미지가 없다. "어둡고 진지해진 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지난 80년대 말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 스타일과 다를 게 없다.
크레이그의 첫 번째 영화 '카지노 로얄'이 개봉했을 때만 해도 "원작소설의 캐릭터에 가장 근접하게 다가간 제임스 본드"라고 평가할 수 있었으나 이것도 더이상 아니다. 후속작들이 다른 방향으로 새면서 원작소설과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007 시리즈의 연결고리도 끊어졌다.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소설을 기초로 삼은 '카지노 로얄'에선 오랜만에 원작소설로 되돌아간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었으나 제목만 플레밍의 숏스토리에서 따온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 워너 브러더스의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시리즈를 대놓고 모방한 '스카이폴(Skyfall)', 본드와 블로펠드를 형제 사이로 설정하며 원작소설과 더욱 멀어진 '007 스펙터' 등 후속작들은 원작소설의 세계에 충실한 영화가 모두 아니었다. 제임스 본드가 이전보다 진지해지고 가젯 사용을 덜 한다는 정도만 가지고 덮어놓고 "원작소설 캐릭터 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영화를 보면서 원작소설의 한 부분이 떠오르거나 원작소설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가 제대로 연상되어야 원작소설의 캐릭터를 제대로 묘사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 기본적인 몇 가지만 가져다 놓고 덮어놓고 원작소설 운운하는 건 사기꾼이나 하는 짓이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가 첫 번째 영화 '카지노 로얄'에선 원작소설 스타일에 가까웠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와 원작소설 캐릭터의 관계는 거기까지가 전부다. '카지노 로얄' 이후의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는 제이슨 본(Jason Bourne), 배트맨 등으로 수시로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 본드'였다.
요새 인기있는 다른 헐리우드 액션 영화 캐릭터를 모방하는 방법으로 이전 본드들과의 차별화를 노렸다면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007 시리즈가 지금까지 장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007 시리즈만의 뚜렷하고 독특한 개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엔 "변화"라는 미명 하에 007 시리즈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개성있는 스타일을 거의 모두 벗어던지고 제임스 본드 영화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일반 헐리우드 액션 영화와 별 차이가 없어져버렸다. 이 바람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지금까지 네 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임스 본드라는 생각이 바로 들지 않는다. 또 하나의 비슷비슷한 헐리우드산 액션 히어로 캐릭터 중 하나로 보일 뿐이지 제임스 본드라는 생각이 바로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제임스 본드 교체에 낯선 것도 아니다. 제임스 본드가 새로운 배우로 교체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싫든 좋든 새로운 제임스 본드에 적응이 되곤 했다. 로저 무어(Roger Moore)의 가벼운 스타일에 익숙해 있었으나 보다 진지한 스타일의 티모시 달튼 버전에 쉽게 적응이 되었으며,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 주연 제임스 본드 영화들이 대부분 맘에 들지 않았지만 브로스난이 제임스 본드가 아니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브로스난이 최악의 제임스 본드일 수는 있어도 제임스 본드가 아닌 다른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브로스난의 007 시리즈가 완성도는 낮아도 007 시리즈라는 사실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레이그의 세 번째 영화 '스카이폴'이 개봉했을 때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너는 누구냐"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의 완성도가 지난 브로스난 시절보다 높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007 시리즈의 정체성을 내다버린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얘기다. "돈만 벌리면 그만"이라는 제작진과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라는 일반 관객들이야 007 시리즈의 정체성 같은 데 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겠지만, 본드팬들은 007 시리즈처럼 보이지 않는 007 시리즈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자 크레이그의 네 번째 영화 '007 스펙터'에선 클래식 007 시리즈와의 벌어진 간격을 좁히려 했다. 크레이그의 본드가 보다 여유가 있는 캐릭터로 바뀌었고 가젯과 유머도 이전보다 늘었다. 지난 '스카이폴'이 007 영화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었던 만큼 '007 스펙터'를 007 포뮬라 쪽에 보다 가깝게 이동시킨 것이다.
그러나 너무 늦은 감이 든다. 007 제작진은 '007 스펙터'와 같은 영화를 크레이그의 두 번째 영화로 선보였어야 했다. 루키 시절 007 이야기는 '카지노 로얄'로 완결짓고 크레이그의 두 번째 영화에선 그의 진지한 스타일을 살리면서 007 영화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어야 했다. 물론 스크린라이터 파업 등 악재가 겹쳤던 건 사실이지만, 만약 크레이그의 두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가 전작 '카지노 로얄'과 줄거리가 바로 이어지는 '루키 스토리' 속편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느낌이 드는 007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만약 크레이그의 두 번째 영화에서부터 친숙한 007 포뮬라 쪽으로 이동하면서 뿌리내리기를 시작했다면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임스 본드로 받아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제이슨 본 짝퉁"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며, '콴텀 오브 솔래스'에서 흔들린 걸 만회하기 위해 세 번째 영화에서 코믹북 수퍼히어로 영화를 흉내내는 불필요한 무리수를 둘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지난 '007 스펙터'에서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007 시리즈의 이어지는 스토리가 어느 정도 완결되었으면 거기서 끝내고 새로운 배우와 함께 새로 시작하는 편이 나을 듯 하다. 다니엘 크레이그도 007 시리즈에 지친 듯 하고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미래가 밝아 보이는 것도 아니므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스타일로 한 번 더 울궈먹을 생각을 하는 것보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를 접고 새로운 배우와 함께 새출발을 하는 쪽이 나아보인다.
◆낼모레면 50대라는 나이의 압박
만약 다니엘 크레이그가 젊다면 앞으로 곧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68년생인 다니엘 크레이그는 현재 40대 후반이다. 40대 후반이면 007 시리즈를 떠날 나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 중 50대를 넘겨서까지 월터 PPK를 내려놓지 않았던 배우는 로저 무어가 유일하다. 만약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온다면 로저 무어에 이어 50대를 넘긴 두 번째 제임스 본드 배우가 된다.
(※참고: 숀 코네리(Sean Connery)가 1983년작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에 제임스 본드로 출연했을 당시 50대 초반이었으나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은 오피셜 007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는 '언오피셜' 제임스 본드 영화이므로 제외시켰다.)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007 시리즈에서 50은 매직 넘버다. 영화배우의 나이가 50을 넘기면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50대 후반까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로저 무어에게서 얻은 학습효과다. 로저 무어는 "대역 없이 촬영한 스턴트는 러브씬 뿐"이었다고 당시를 재밌게 회상한 바 있다. 나이가 들수록 제임스 본드 역을 맡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은 크레이그도 잘 알고 있다. 크레이그도 로저 무어와 비슷한 '대역' 농담을 한 바 있으며, '007 스펙터'를 촬영하면서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기도 했다. 제이슨 본 시리즈로 유명한 맷 데이먼(Matt Damon)도 1탄 '본 아이덴티티(The Bourne Identity)'를 촬영할 때와 3탄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 때를 비교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액션 연기가 힘들어진다는 차이를 분명하게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영화배우의 나이를 중요하게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요즘 50대에게 늙었다고 하면 술병 날아올 것이다. 그러나 제임스 본드와 같은 액션 영화 캐릭터를 연기하기에 많은 나이인 것엔 변함없다.
더군다나 다니엘 크레이그는 갓 00 에이전트가 된 '루키'로 007 시리즈에 데뷔해서 달리고 점프하고 주먹질을 하는 피지컬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오죽했으면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는 체육관에서 운동만 하는 트라이애슬론 선수 같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다. 이렇게 피지컬한 캐릭터로 각인된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가 50대에 접어든 제임스 본드에 잘 어울리겠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로저 무어는 제임스 본드로 데뷔할 때부터 피지컬한 스타일과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무어가 50대를 넘긴 이후에도 별다른 조절이 필요없었으나 다니엘 크레이그의 경우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뿐만 아니라, 지금부터는 새로운 007 시리즈가 공개되는 주기가 최소한 3년으로 길어졌다. 아직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는 '본드25'는 빨라야 2018년에 개봉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영화가 기초로 삼을 원작소설이 모두 동난 데다 원작소설 없이도 그럴듯한 007 시리즈를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007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제작진이 거의 모두 세상을 떠나자 과거처럼 2년마다 새로운 영화를 공개하는 것이 어려워진 듯 하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새로운 영화 공개 주기가 길어진 점도 현재 40대 후반인 다니엘 크레이그에겐 불리하다. 다니엘 크레이그와 함께 최소한 한 번 정도는 더 울궈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크레이그가 앞으로 여러 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할 수 있을 것으론 기대되지 않는다.
따라서 낼모레면 50대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갈지 알 수 없고 지난 '007 스펙터'를 통해 스토리가 어느 정도 완결되었으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가 적어도 흥행면에선 '성공한 제임스 본드'이므로 그의 '007 레거시'가 시들기 전에 살인면허를 반납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불만이 많았던 본드팬들은 크레이그가 턱시도 유니폼을 벗는다는 소식을 반길 것이며, 다니엘 크레이그 버전 제임스 본드를 좋아했던 본드팬들은 정상에 올랐을 때 떠나는 크레이그를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기억할테니 '윈윈' 아닌가...
카지노 로얄을 처음 봤을때만 해도 엄청난 기대를 가졌었고 작품도 실망을 시키지 않았기에 반복해서 볼때마다 늘 새로운 즐거움을 얻었었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시리즈가 산으로 가고 말더군요.
답글삭제스펙터에서 조금 만회가 되었지만, 이미 크레이그는 늙은 본드일 뿐입니다.
이제 더 추해지기 전에 떠나는 것이 그나마 좋은 기억을 잃지 않을 유일한 방법입니다.
새로운 본드로 크레이그 처럼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본드를 원합니다.
감독도 그냥 이름값만 유명한 사람보다는 진정한 본드 스페셜리스트가 될 사람을 원하는데, 그런 사람이 있을지나 모르겠습니다.
명감독이라고 할수는 없어도 본드 팬에게는 마틴 캠벨이 최고였었는데 너무 늙어서 이제 감독을 할 수는 없겠지요?
아뭏든 딱딱한 유머와 막무가내식 액션과 피로감이 느껴지는 연기를 보여줬던 크레이그는 이제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 사견이지만 에이든 터너나 톰 히들스턴도 괜찮지만, 좀 더 어린 85나 86년생 정도의 배우가 30대 초반부터 배역을 맡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삭제저도 어느 정도 유머가 있는 배우가 차기 본드가 되길 원합니다.
삭제진지한 것도 좋다지만 크레이그 스타일은 조금 지나쳤다는 생각입니다.
차기 감독 얘기론 최초의 여성감독이 어떠냔 소리가 나오더군요.
007 시리즈 연출은 항상 남성감독이 맡아왔으니 뭐 이것도 한 번 바꿔보자는거죠...^^
이것 또한 나잇 매니저 인기와 무관치 않습니다. 수잔 비어가 연출을 맡았거든요.
히들스턴과 수잔 비어가 007로 다시 뭉치는 건 어떠냐는 얘기도 나오더군요.
나잇 매니저 인기가 뜨거운 만큼 당분간은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올 듯 합니다.
다만 차기 본드를 존 르 카레 스타일로 한다는 점은 맘에 들지 않습니다.
크레이그 시대에 이미 그쪽을 찔러봤는데 차기에 또 그쪽으로 간다는 건 좀...
또한, 스토리가 받쳐주지 않으면 히틀스턴과 비어가 다시 뭉쳐도 별소용 없죠.
히들스턴과 비어가 첩보 쟝르 전문가가 아니라 존 르 카레가 전문가죠...^^
굳이 여성감독을 찾는다면 이보다는 캐슬린 비글로 아이디어가 더 나은 듯 합니다.
신착 공개 주기가 3년으로 길어졌다면 젊은 배우를 선택하는 게 현명할 듯 합니다.
하지만 이미 크레이그로 갓 00 에이전트가 된 젊은 본드를 시도했었기 때문에,
차기에 또 젊은 본드 캐릭터로 돌아가면 반복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이는 젊어도 노련한 본드 역에 어울릴 만한 배우가 있다면 해볼 만하지만,
새파란 본드의 루키 드라마로 다시 리부팅되는 건 좀 곤란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전 차기엔 노련한 007이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