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9일 금요일

도널드 트럼프, "후회한다" 발언으로 美 언론 메인 페이지 점령 성공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국 메이저 언론들의 메인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번엔 또 이 양반이 무슨 사고를 쳤냐고?

트럼프가 미국 메이저 언론의 프론트 페이지를 장식한 이유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비쳤기 때문이다. 사과 안 하기로 소문난 트럼프가 사과를 하는 듯한 쇼킹(?)한 발언을 한 것!

도널드 트럼프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유세를 벌이면서 그가 과거에 한 부적절한 발언들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논쟁이 가열되다 보면 바른 단어를 선택하지 않고 잘못된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런 점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Sometimes, in the heat of debate, and speaking on a multitude of issues, you don’t choose the right words or you say the wrong thing. I have done that, and believe it or not I regret it. I do regret it, particularly where it may have caused personal pain." - Donald Trump

절대 사과하지 않고 돌아가면서 전부 다 조지던 트럼프가 갑자기 소프트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미국 메이저 언론들은 "트럼프가 후회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트럼프 등장?" 등의 기사로 메인 페이지를 장식했다.




며칠 전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새로 합류한 캠페인 매니저, 켈리앤 콘웨이(Kellyanne Conway)는 ABC의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에 출연해 트럼프의 "후회한다" 발언은 그가 스스로 한 말이지 그녀가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스스로 연설에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콘웨이는 "트럼프가 후회하는 맘을 이전부터 갖고 있다 지금 털어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로?

일단 꾸준히 계속되는 트럼프 비판이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건 아닌 듯 하다. 트럼프는 주위의 비판과 외부 압력 등에 쉽게 무릎을 꿇을 인물이 아니다. 공격을 해오면 해올수록 더욱 거세게 반격하는 타잎이지 쉽게 항복하는 스타일로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쉽게 굴복시킬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하더라도 계속해서 미국 정치판을 뒤흔들 플랜B를 마련해놨을 것이란 추측이 나도는 판이다.

그렇다면 왜?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을 싫어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의 캐릭터에 불만이 많은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트럼프가 갑자기 달라진 모습을 보인 걸까?

그럴 수도 있다. 트럼프에 비호감을 갖고 있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끌어안지 않고선 트럼프는 당선되기 어렵다. 이런 이유에서 이미 확보한 트럼프 지지자들만을 겨냥한 유세를 하지 말고 대선에서 누굴 선택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겨냥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이 내놓은 전망과 반대로 가면서 주목을 끌고자 한 것일 수도 있다.

트럼프 캠프가 미국 보수 성향 인터넷 뉴스 사이트, 브레잇바트닷컴(Breitbart.com)의 공동 설립자, 스티븐 배넌(Stephen Bannon)을 캠페인 CEO로 영입하자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좌파-리버럴 성향 미국 메이저 언론들은 트럼프가 더욱 강공으로 나올 것이란 전망을 앞다퉈 내놨다. 스티븐 배넌이 공격적인 스타일로 유명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몇몇 언론들은 배넌이 공화당 주류를 꾸준히 비판해왔기 때문에 트럼프와 공화당의 분열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무엇을 하든 내거티브하게 보도하는 좌파-리버럴 언론들에겐 트럼프의 스티븐 배넌 영입이 씹기 좋은 기사감이었다.

그렇다고 아주 잘못된 전망은 아니었다. 트럼프가 스티븐 배넌을 영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트럼프가 정면 돌파로 밀어붙이는구나"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브레잇바트닷컴은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사이트로 꼽히므로, 배넌과 트럼프가 함께 보다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전략을 짤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스티븐 배넌을 영입하고 트럼프가 내놓은 첫 반응은 예상과 정 반대로 "과거 발언 후회한다"였다. 더욱 강공으로 나올 것이란 예상과 달리 뜻밖에도 트럼프가 과거 발언을 후회한다고 말한 것이다.

절대 사과를 하지 않던 트럼프가 스티븐 배넌 영입 직후 사과성 코멘트를 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메이저 언론들도 마찬가지였는 듯, 트럼프의 "후회한다" 발언이 알려지기 무섭게 관련 기사들이 메인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 덕분에 트럼프 진영은 비교적 덜 내거티브한 기사로 미국 메이저 언론들의 메인 페이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이런 기회 자주 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 힘들지도 않은 듯...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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