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밤 열린 2016년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Mike Pence)의 승리였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케인(Tim Kaine)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질 게 분명했으므로 쉽지 않은 토론이 될 것 같았다. 지난 대선 1차 토론처럼 마이크 펜스도 방어만 하다 볼 일 다 보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었다. 그러나 승리는 보수 성향 라디오 토크 쇼 진행 경험이 있는 마이크 펜스의 몫이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on)이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지낸 팀 케인을 부통령으로 지명했을 때 머리가 지끈거렸던 기억이 있다. 팀 케인도 그다지 호감이 가는 정치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도 비호감 정치인으로 꼽히는 마당에 러닝 메이트까지 호감이 가지 않는 인물을 지명한 것처럼 보였다.
반면 트럼프는 상당히 현명한 선택을 했다. 트럼프 자신이 매일같이 논란 거리를 생산하는 다혈질의 비호감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듯, 러닝 메이트는 그의 스타일과 정 반대로 점잖고 냉정을 잃지 않는 베테랑 정치인을 지명했다. 트럼프가 마이크 펜스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했을 때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마이크 펜스가 트럼프와 손발이 잘 맞지 않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와 손발이 잘 맞아 보이는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를 부통령 후보감으로 선호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사이가 좋은 깅리치 대신 마이크 펜스 주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러닝 메이트를 선택한 것으로 보였다. 부통령 지명 루머가 뜨거워졌을 때 뉴트 깅리치도 폭스 뉴스에 출연해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의 스타일이 똑같으면 문제가 있지 않겠냐면서, 만약 부통령 지명을 받는다면 영광이겠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가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은 화요일 벌어진 부통령 TV 토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팀 케인은 지난 대선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걸고 넘어지면서 마이크 펜스를 몰아세우는 전략을 들고나왔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자격이 없음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마이크 펜스도 지난 번 대선 1차 토론 때의 도널드 트럼프처럼 해명만 하다 볼 일 다보도록 만들려 한 것이다.
그러나 팀 케인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팀 케인은 "트럼프가 멕시칸을 강간, 살해범이라 매도했다", "트럼프가 여성에게 막말을 많이 했다", "트럼프는 왜 세무 보고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가" 등 뻔할뻔자 공격만 반복하는 게 전부였다.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을 제외하곤 토론을 위해 준비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케인은 마이크 펜스의 말을 수시로 자르면서 "멕시칸 비하", "여성 비하" 등 똑같은 트럼프 비판을 반복하는 데 바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트럼프는 나쁜놈"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게 케인의 목적으로 보였다. 힐러리 측이 공격받을 거리가 많은 만큼 공격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이미 골백번은 들은 트럼프 개인 관련 비판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길 반복하자 금세 싫증이 났다. "그것밖에 할 말이 없냐"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트럼프의 자질 검사도 중요하다지만, TV 토론에 나와서 트럼프 비판밖에 할 말이 없는 것처럼 보이면 문제가 달라진다. 트럼프의 자질 문제만 걸고 넘어지는 걸 뒤집어 보면 힐러리 측은 보다 훨씬 중요한 이슈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부족하다는 것은 맞다고 하더라도, TV 토론에 나와서 정책 얘기는 뒤로 미뤄놓고 트럼프의 자질 문제만 물고 늘어지는 것 역시도 정상이 아니다. "트럼프 까는 것 빼곤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다"는 걸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다시 말하자면, 자신이 판 함정에 빠진 꼴이라고 할 수 있다.
팀 케인의 트럼프 비판은 전문 정치인이 아닌 트럼프가 정치판에 뛰어든 게 못마땅한 듯 텃세를 부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정치인으로 아직 덜 다듬어진 트럼프의 몇몇 거친 발언들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그 중 몇몇은 수위가 좀 지나쳤던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 웃어넘길 수 있는 사소한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케인은 똑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하면서 시청자들을 싫증나게 만들었다. 트럼프 비판에 공감하도록 만든 게 아니라 똑같은 문제 제기를 반복하는 데 싫증이 나도록 만든 것이다. "과거에 트럼프가 이런 말을 했었다"는 걸 시청자들의 머리에 박히도록 만들려 했으나 거꾸로 "저런개인 공격 빼곤 할 말이 없나"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는 팀 케인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고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으며 "또 그 얘기냐"며 지겹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꾸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면서 케인의 공격을 피해가는 쪽을 택한 것이다. 그러자 케인은 계속해서 "왜 답변을 하지 않느냐"고 닥달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펜스가 트럼프에 대한 비판에 반박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빈정거렸다. 트럼프를 옹호할 수 없으니까 반박하지 않는 것 아니냐면서 시비를 건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는 이런 공격에도 응하지 않았다. 펜스는 케인의 끊이지 않는 공격에도 냉정을 잃지 않고 차분히 자신이 할 말을 하면서 힐러리 측이 듣기 싫어할 몇 가지 공격을 툭툭 던졌다. 지난 트럼프처럼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데만 몰두하지 않고 "저질 내거티브 공격엔 대꾸 않겠다"면서 케인의 공격을 무시해버리고 힐러리 측의 아픈 데를 점잖지만 강하게 쿡쿡 찔렀다.
펜스가 냉정을 잃지 않고 케인의 트럼프 공격을 무시해버리고 효과적인 역공을 펼치자 "트럼프 까기" 공격에만 올인했던 케인 측이 인내를 잃은 듯 했다. 팀 케인은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을 "강한 지도자"라고 말한 점을 물고 늘어지면서, "독재정권과 리더쉽을 분간하지 못한다면 5학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펜스는 이런 공격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이젠 5학년 타령이냐"며 한심하다는 듯 웃어넘겼다. 이후에 케인이 또 푸틴 얘기를 꺼내자 펜스는 "또 5학년 얘기 하려는 거냐"면서 케인의 "5학년" 막말을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5학년"처럼 행동한 건 팀 케인 자신이었다. 오바마가 리더쉽이 워낙 약한 대통령이라서 차라리 푸틴이 더 강한 지도자로 보인다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케인이야말로 "5학년"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 심한 난독증과 악의적 해석을 정당화시켜 공격에 사용하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트럼프가 푸틴과 사이가 좋아 보이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오바마 비판"을 "푸틴 찬양"으로 뒤집어씌우는 건 "5학년"에게나 통하는 수법이다.
따라서 이번 부통령 TV 토론은 마이크 펜스가 이겼다. 마이크 펜스는 트럼프처럼 상대의 공격에 발끈하면서 반격에 나서지 않고 냉정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대꾸할 건 대꾸하고 피해갈 건 피해가면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 1차 TV 토론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이메일, 뱅가지, 클린턴 재단,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 여러 이슈들을 거론하면서 오히려 트럼프 측이 정책면에서 많은 준비를 했으며 힐러리 측은 트럼프를 비방하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또한, 팀 케인의 계속된 내거티브 공격에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힐러리 측이 막말과 비방을 일삼는 것처럼 비쳐지게 만드는 효과도 얻었다. 힐러리와 팀 케인 모두 트럼프의 과거 막말을 문제삼으면서 공격을 펼쳤으나 거꾸로 그들이 더티 플레이를 즐겨 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다.
부통령 TV 토론이 끝난 뒤 민주당 측에선 마이크 펜스가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팀 케인의 공격을 받아주지 않은 걸 펜스가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아마도 민주당은 "무시당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트럼프의 말실수 몇 가지와 그의 개인적인 문제점이 2016년 미국 유권자들의 최고 관심사라고 생각한다면 힐러리 클린턴와 팀 케인이야말로 리얼리티 TV 쇼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부통령 TV 토론은 마이크 펜스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의 활약이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두고볼 일이다. "부통령 TV 토론은 별 영향력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래도 여전히 진 것보다는 이긴 게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은 대선 후보들이 하나같이 이상하다는 특수성을 띠고 있는 만큼 마이크 펜스가 "안정적인 부통령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 적잖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다혈질은 TV 토론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마이크 펜스는 계속 이어지는 공격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토론을 벌인 반면 다혈질 성격을 드러내며 공격을 퍼부은 팀 케인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나이가 70세이면서도 순식간에 7세로 돌변하는 특수 기술을 자랑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배워야 할 점이다. 트럼프보다 나이가 아래인 펜스가 말썽꾸러기 아들을 두둔하는 고달픈 아버지처럼 보였던 만큼 트럼프가 분발할 필요가 있다.
대선 제 2차 TV 토론은 오는 일요일 밤 열린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케인(Tim Kaine)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문제점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질 게 분명했으므로 쉽지 않은 토론이 될 것 같았다. 지난 대선 1차 토론처럼 마이크 펜스도 방어만 하다 볼 일 다 보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었다. 그러나 승리는 보수 성향 라디오 토크 쇼 진행 경험이 있는 마이크 펜스의 몫이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on)이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지낸 팀 케인을 부통령으로 지명했을 때 머리가 지끈거렸던 기억이 있다. 팀 케인도 그다지 호감이 가는 정치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도 비호감 정치인으로 꼽히는 마당에 러닝 메이트까지 호감이 가지 않는 인물을 지명한 것처럼 보였다.
반면 트럼프는 상당히 현명한 선택을 했다. 트럼프 자신이 매일같이 논란 거리를 생산하는 다혈질의 비호감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듯, 러닝 메이트는 그의 스타일과 정 반대로 점잖고 냉정을 잃지 않는 베테랑 정치인을 지명했다. 트럼프가 마이크 펜스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했을 때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마이크 펜스가 트럼프와 손발이 잘 맞지 않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와 손발이 잘 맞아 보이는 뉴트 깅리치(Newt Gingrich)를 부통령 후보감으로 선호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사이가 좋은 깅리치 대신 마이크 펜스 주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러닝 메이트를 선택한 것으로 보였다. 부통령 지명 루머가 뜨거워졌을 때 뉴트 깅리치도 폭스 뉴스에 출연해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의 스타일이 똑같으면 문제가 있지 않겠냐면서, 만약 부통령 지명을 받는다면 영광이겠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가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사실은 화요일 벌어진 부통령 TV 토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팀 케인은 지난 대선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걸고 넘어지면서 마이크 펜스를 몰아세우는 전략을 들고나왔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자격이 없음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마이크 펜스도 지난 번 대선 1차 토론 때의 도널드 트럼프처럼 해명만 하다 볼 일 다보도록 만들려 한 것이다.
그러나 팀 케인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팀 케인은 "트럼프가 멕시칸을 강간, 살해범이라 매도했다", "트럼프가 여성에게 막말을 많이 했다", "트럼프는 왜 세무 보고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가" 등 뻔할뻔자 공격만 반복하는 게 전부였다.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을 제외하곤 토론을 위해 준비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케인은 마이크 펜스의 말을 수시로 자르면서 "멕시칸 비하", "여성 비하" 등 똑같은 트럼프 비판을 반복하는 데 바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트럼프는 나쁜놈"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게 케인의 목적으로 보였다. 힐러리 측이 공격받을 거리가 많은 만큼 공격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이미 골백번은 들은 트럼프 개인 관련 비판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길 반복하자 금세 싫증이 났다. "그것밖에 할 말이 없냐"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트럼프의 자질 검사도 중요하다지만, TV 토론에 나와서 트럼프 비판밖에 할 말이 없는 것처럼 보이면 문제가 달라진다. 트럼프의 자질 문제만 걸고 넘어지는 걸 뒤집어 보면 힐러리 측은 보다 훨씬 중요한 이슈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부족하다는 것은 맞다고 하더라도, TV 토론에 나와서 정책 얘기는 뒤로 미뤄놓고 트럼프의 자질 문제만 물고 늘어지는 것 역시도 정상이 아니다. "트럼프 까는 것 빼곤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다"는 걸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다시 말하자면, 자신이 판 함정에 빠진 꼴이라고 할 수 있다.
팀 케인의 트럼프 비판은 전문 정치인이 아닌 트럼프가 정치판에 뛰어든 게 못마땅한 듯 텃세를 부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정치인으로 아직 덜 다듬어진 트럼프의 몇몇 거친 발언들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그 중 몇몇은 수위가 좀 지나쳤던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 웃어넘길 수 있는 사소한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케인은 똑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하면서 시청자들을 싫증나게 만들었다. 트럼프 비판에 공감하도록 만든 게 아니라 똑같은 문제 제기를 반복하는 데 싫증이 나도록 만든 것이다. "과거에 트럼프가 이런 말을 했었다"는 걸 시청자들의 머리에 박히도록 만들려 했으나 거꾸로 "저런개인 공격 빼곤 할 말이 없나"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는 팀 케인의 공격에 대응하지 않고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으며 "또 그 얘기냐"며 지겹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꾸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면서 케인의 공격을 피해가는 쪽을 택한 것이다. 그러자 케인은 계속해서 "왜 답변을 하지 않느냐"고 닥달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펜스가 트럼프에 대한 비판에 반박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빈정거렸다. 트럼프를 옹호할 수 없으니까 반박하지 않는 것 아니냐면서 시비를 건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는 이런 공격에도 응하지 않았다. 펜스는 케인의 끊이지 않는 공격에도 냉정을 잃지 않고 차분히 자신이 할 말을 하면서 힐러리 측이 듣기 싫어할 몇 가지 공격을 툭툭 던졌다. 지난 트럼프처럼 "카운터 펀치"를 날리는 데만 몰두하지 않고 "저질 내거티브 공격엔 대꾸 않겠다"면서 케인의 공격을 무시해버리고 힐러리 측의 아픈 데를 점잖지만 강하게 쿡쿡 찔렀다.
펜스가 냉정을 잃지 않고 케인의 트럼프 공격을 무시해버리고 효과적인 역공을 펼치자 "트럼프 까기" 공격에만 올인했던 케인 측이 인내를 잃은 듯 했다. 팀 케인은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을 "강한 지도자"라고 말한 점을 물고 늘어지면서, "독재정권과 리더쉽을 분간하지 못한다면 5학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펜스는 이런 공격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이젠 5학년 타령이냐"며 한심하다는 듯 웃어넘겼다. 이후에 케인이 또 푸틴 얘기를 꺼내자 펜스는 "또 5학년 얘기 하려는 거냐"면서 케인의 "5학년" 막말을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5학년"처럼 행동한 건 팀 케인 자신이었다. 오바마가 리더쉽이 워낙 약한 대통령이라서 차라리 푸틴이 더 강한 지도자로 보인다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케인이야말로 "5학년"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 심한 난독증과 악의적 해석을 정당화시켜 공격에 사용하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트럼프가 푸틴과 사이가 좋아 보이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오바마 비판"을 "푸틴 찬양"으로 뒤집어씌우는 건 "5학년"에게나 통하는 수법이다.
따라서 이번 부통령 TV 토론은 마이크 펜스가 이겼다. 마이크 펜스는 트럼프처럼 상대의 공격에 발끈하면서 반격에 나서지 않고 냉정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대꾸할 건 대꾸하고 피해갈 건 피해가면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 1차 TV 토론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이메일, 뱅가지, 클린턴 재단,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 여러 이슈들을 거론하면서 오히려 트럼프 측이 정책면에서 많은 준비를 했으며 힐러리 측은 트럼프를 비방하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또한, 팀 케인의 계속된 내거티브 공격에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힐러리 측이 막말과 비방을 일삼는 것처럼 비쳐지게 만드는 효과도 얻었다. 힐러리와 팀 케인 모두 트럼프의 과거 막말을 문제삼으면서 공격을 펼쳤으나 거꾸로 그들이 더티 플레이를 즐겨 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다.
부통령 TV 토론이 끝난 뒤 민주당 측에선 마이크 펜스가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팀 케인의 공격을 받아주지 않은 걸 펜스가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아마도 민주당은 "무시당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트럼프의 말실수 몇 가지와 그의 개인적인 문제점이 2016년 미국 유권자들의 최고 관심사라고 생각한다면 힐러리 클린턴와 팀 케인이야말로 리얼리티 TV 쇼로 자리를 옮겨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부통령 TV 토론은 마이크 펜스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마이크 펜스의 활약이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두고볼 일이다. "부통령 TV 토론은 별 영향력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래도 여전히 진 것보다는 이긴 게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은 대선 후보들이 하나같이 이상하다는 특수성을 띠고 있는 만큼 마이크 펜스가 "안정적인 부통령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 적잖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다혈질은 TV 토론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마이크 펜스는 계속 이어지는 공격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토론을 벌인 반면 다혈질 성격을 드러내며 공격을 퍼부은 팀 케인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나이가 70세이면서도 순식간에 7세로 돌변하는 특수 기술을 자랑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배워야 할 점이다. 트럼프보다 나이가 아래인 펜스가 말썽꾸러기 아들을 두둔하는 고달픈 아버지처럼 보였던 만큼 트럼프가 분발할 필요가 있다.
대선 제 2차 TV 토론은 오는 일요일 밤 열린다.
'그것밖엔 할 말이 없냐'가 아니라 그런 짓들을 했다는 거로도 대통령직 박탈급이란 거다. 글쓴이 님아.
답글삭제빌 클린턴이 재임 중 그런 짓 한 거 기사화됐을 땐 어디에 있었수, Unknown 님아?
삭제뭐가 더 중요한 이슈인가 우선 순위를 똑바로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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