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5일 토요일

도널드 트럼프, 서먹하던 CPAC서 록스타 대우 - 나이절 패러지도 연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 주에서 진행 중인 미국 보수주의 정치 컨퍼런스, 씨팩(CPAC: 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에서 1시간 가량 연설하면서 록스타 대우를 받았다.

작년에만 해도 트럼프와 씨팩의 관계가 썩 좋지 않았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치열하던 작년엔 트럼프가 유세를 핑계로 씨팩에 불참하면서 관계가 서먹해진 바 있다. 일부 참석자는 만약 트럼프가 씨팩에서 연설을 시작하면 단체로 퇴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씨팩은 주로 테드 크루즈(Ted Cruz), 랜드 폴(Rand Paul)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확고한 보수주의자인 테드 크루즈와 리버태리언(Libertarian) 성향의 랜드 폴의 인기가 높은 곳이다. 따라서 작년엔 씨팩을 찾은 보수 성향 미국인 중 상당수가 트럼프가 아닌 다른 공화당 경선 후보를 지지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씨팩 참석자들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Marco Rubio)를 트럼프보다 더 선호했다. "트럼프는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다", "트럼프는 진정한 공화당 사람이 아니다"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치열하던 선거가 모두 끝나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2017년 씨팩에 나타나자 참석자들은 트럼프를 록스타처럼 대우해줬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돼 씨팩으로 돌아오자 모두가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들로 바뀌어 있었다.

몇몇 정치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가 씨팩에서 록스타 대우를 받은 것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많은 보수 성향 미국인들이 트럼프의 포퓰리즘 쪽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스타일이 보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미국인들에게도 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폭스 뉴스는 흑인, 아시안 등 소수계 청중 수가 늘었다는 점도 금년 씨팩의 특징 중 하나로 꼽았다.

트럼프는 씨팩 연설에서 허위 사실을 보도하는 부정직한 진보-좌파-리버럴 "페이크 미디어(Fake Media)"를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하고, 미국 우선 정책, 불법이민 문제 해결,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등을 비롯한 대선 후보 시절 약속했던 모든 공약들을 이행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This i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at I'm representing. I'm not representing the globe. I'm representing your country." - Donald Trump


영국을 브렉시트로 이끈 전 유킵(UKIP) 대표, 나이절 패러지(Nigel Farage)도 2017년 씨팩에서 연설했다.

트럼프와 가까운 사이인 패러지는 씨팩 연설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몇 달동안 공격을 받은 게 전부이지만 나는 20년이 넘도록 공격을 받았다"고 말해 청중들을 웃겼다. 영국을 EU와 결별시키도록 만들기 위해 20년이 넘도록 노력하면서 끊임없는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패러지는 미국 대선이 있었던 11월8일 밤 트럼프 당선 쪽으로 기우는 대선 결과를 전하는 CNN 앵커들의 모습을 지켜본 것이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말해 기립 박수를 받았다. CNN은 트럼프가 가장 자주 비판하는 "페이크 뉴스(Fake News)" 중 하나다. 편파적인 진보-좌파-리버럴 언론에 대한 불만은 트럼프 지지 여부를 떠나 보수 우파 성향 미국인들의 공통된 불만이라는 사실을 트럼프와 패러지 모두 잘 알고 있었다. 트럼프의 계속되는 언론 비판은 적대적인 보도를 일삼는 진보-좌파-리버럴 성향 메이저 언론들의 공신력을 훼손시켜 믿거나 말거나 타블로이드 수준으로 인식되도록 만들려는 게 목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2017년 CPAC은 2월22일부터 25일까지 메릴랜드 주 내셔널 하버(National Harbor)에 위치한 게일로드 내셔널 리조트 & 컨벤션 센터(Gaylord National Resort &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다.

댓글 2개 :

  1. CPAC 이란 게 있었군요. 보수와 공화당 지지층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수주의자& 리버태리언 성향이 높은 이곳이 트럼프를 지지하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좋은 뉴스네요.

    흑인, 아시안 등 소수계 청중 수가 늘었다는 데서 공화당 지지층의 미래가 밝네요. 부디 진보-좌파-리버럴 언론이 패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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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처음엔 트럼프가 이상적인 초이스가 아니었겠지만 지금은 트럼프로 뭉치는 듯 합니다.
      이기는 게 만병통치약이 맞는 것 같습니다.

      흑인과 아시안은 실제론 백인보다 더 보수적이면서도 인종 이슈에 약한 것 같습니다.
      리버럴들이 PC와 IDENTITY POLITICS로 소수계를 붙잡는데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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