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3일 금요일

美 민주당 의원 일부 네이비 실 미망인 기립 박수 때 안 일어났나?

메이저 언론들과 함께 쓰레기통으로 뛰어든 또 다른 그룹은 팩트체크 사이트다. 당파적 이해를 떠나 공정하게 보도하는 메이저 언론이 사라지면서 언론 보도와 정치인 발언 등의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팩트체크 사이트도 팩트보다 당파적 이해 관계를 앞세운 편파적이고 때로는 부정확한 팩트체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젠 보도 뿐 아니라 팩트체크도 자기네들의 입맛에 맞게 하는 세상인 것이다. 이러니까 메이저 언론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언론을 지나칠 정도로 신랄하게 비판해도 트럼프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이 와중에 팩트체크 사이트의 부정확한 팩트체크가 또 도마에 올랐다.

문제의 발단은 며칠 전에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서 예멘 작전에서 전사한 네이비 실, 윌리엄 오웬스(William Owens)의 미망인을 향해 기립 박수를 칠 때 몇몇 민주당 인사들이 일어서지 않았다는 점을 일부 보수 언론과 블로거들이 비판한 데서 비롯됐다.


그러자 팩트체크 사이트들이 반박에 나섰다.

스놉스(Snopes)와 폴리티팩트(Politifact) 모두 일부 보수 언론과 보수 블로거들이 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트리고 있다면서, "네이비 실 미망인에게 기립 박수를 칠 때 민주당 인사들이 모두 일어섰다"는 팩트체크 결과를 각각 보도했다.



그러자 보수 성향 뉴스 사이트들이 재반박에 나섰다.

보수 성향 뉴스 사이트들은 키스 엘리슨(Keith Ellison), 데비 와서맨 슐츠(Debbie Wasserman Schultz)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일어서지 않은 모습이 화면에 분명히 나올 뿐 아니라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까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일어서지 않았다고 증언하는데도 불구하고 팩트체크 사이트들이 보수 성향 뉴스 사이트들의 보도 내용을 거짓으로 만들려 한다고 반박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요샌 간판 빼면 없는 메이저 언론 뿐 아니라 객관적인 팩트체크를 한다는 팩트체크 사이트들도 객관적이지 못한 팩트체크를 하기 때문에 이들의 보도 내용을 덮어놓고 믿으면 절대 안 된다. 당파적 성향을 배제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사가 사라지고 전부 오피니언 블로그로 둔갑한 데 이어, 더욱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팩트체크 사이트도 매우 불공정할 뿐 아니라 때로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억지스럽고 사실과 다른 팩트체크 결과를 내놓으면서 스스로 신뢰도를 까먹고 있다. 객관적인 팩트체크 결과 보수우파 측 주장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부적절했다"는 주관적인 이유로 "FALSE" 판정을 내리기도 하며, 보수우파 측 주장이 사실임을 증명해주는 기사나 동영상 등 증거가 나와도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인정하지 않는 게 요즘 팩트체크 사이트들이다. 팩트체크 증거도 자기네들 입맛에 맞는 것만 증거로 삼고 입맛에 맞지 않는 증거는 근거 불충분으로 외면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언론은 편파적이어도 팩트체크는 공정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얼핏 볼 땐 매우 객관적이고 세밀하게 팩트체크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훑어보면 절대로 객관적이지 않고 편파적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언제 주관적이어야 하고 언제 객관적이어야 하는지 헷갈리는 기자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직접 한 번 확인해 보기로 하고 폭스 뉴스를 통해 생중계로 보면서 녹화해놓은 동영상을 재생해봤다.

그러나 폭스 뉴스 중계방송에선 "기립 박수" 파트에서 카메라가 줌아웃을 하면서 의원들을 비추지 않고 눈물을 흘리는 미망인을 계속 보여줬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이 일어섰는지 앉았는지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백악관 홈페이지에 있는 유투브 동영상으로 재확인을 해봤다.

그랬더니 폭스 뉴스 버전에서 볼 수 없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일어서지 않았을까?

첫 번째 기립 박수 땐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키스 엘리슨, 데비 와서맨 슐츠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모두 일어섰다.

좌측 중앙 붉은 원 안의 버니 샌더스와 좌측 하단 붉은 사각형 안의 키스 엘리슨, 데비 와서맨 슐츠 모두 일어선 것이 보인다.


문제는 두 번째 기립 박수 때다.

두 번째 기립 박수는 첫 번째보다 훨씬 길었고, 트럼프 의회 연설의 하이라이트로 꼽히고 있다.

두 번째 기립 박수는 대략 49분49초부터 시작했다.


두 번째 기립 박수가 시작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일어섰다 앉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버니 샌더스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키스 엘리슨과 데비 와서맨 슐츠는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일어서지 않고 앉아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아래 50분28초 이미지를 보면 이들 2명(왼쪽 붉은 원)이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치는 동안 앉아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기립 박수는 첫 번째보다 훨씬 길었으므로 박수가 이어지는 도중 먼저 앉은 민주당 의원들도 있었다.

아래 이미지를 자세히 보면 키스 엘리슨, 데비 와서맨 슐츠는 많은 민주당 의원이 앉기 시작하기 전부터 계속 앉아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이 서있을 때에도 그들은 계속 앉아있었다.

그렇다면 그들도 버니 샌더스처럼 일어섰다 바로 앉은 걸까?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는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일어섰다 앉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도 엘리슨과 슐츠가 일어선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이 앉아있는 모습은 카메라에 잡혔어도 서있는 모습은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키스 엘리슨과 데비 와서맨 슐츠가 일어설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일어서서 박수를 치다 일찍 자리에 앉았던 조 맨친(Joe Manchin) 웨스트 버지니아 민주당 상원의원 등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기립 박수가 길어지자 다시 일어서서 박수를 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폴리티컬 풋볼"을 떠나 이것이 상식적으로 올바른 매너다.

그러나 엘리슨과 슐츠가 일어선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NBC 버전으로 확인해봐도 키스 엘리슨과 데비 와서맨 슐츠가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일어선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키스 엘리슨은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극좌 성향의 무슬림 민주당 하원의원이며, 데비 와서맨 슐츠는 2016년 대선 기간에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이메일 스캔들로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민주당 하원의원이다. 특히 키스 엘리슨은 테러조직으로 불리기도 하는 무슬림 브러더후드(Muslim Brotherhood)와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반-유대인 정서가 강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으나 민주당 부대표직을 맡았다. 선거 패배 여파로 민주당이 더욱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부쩍 높아졌다.

아무튼 내가 확인한 바로는 키스 엘리슨과 데비 와서맨 슐츠가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일어선 모습을 찾아보지 못했다. 그들이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모두 일어섰다 바로 다시 앉았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으나 엘리슨과 슐츠가 일어선 모습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그들이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아예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 또한 열려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일어서지 않았다고 하자.

왜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일어서지 않은 걸까?

트럼프 대통령이 "윌리엄 오웬이 중요한 정보들을 대량으로 입수한 성공적인 작전을 벌이다 전사했다"고 말한 게 민주당 의원들의 귀에 거슬렸던 걸까? 민주당은 오웬이 전사한 예멘 작전을 "실패"로 규정하고 작전 실패와 미군 인명 피해의 책임을 트럼프에 뒤집어씌우려고 하는데, 트럼프가 미망인을 의회에 초대했을 뿐 아니라 국방장관의 말을 직접 인용까지 해가면서 "작전 성공"이었다고 하자 속이 뒤틀렸던 걸까?

"I just spoke to our great General Mattis just now, who reconfirmed that, and I quote, ‘Ryan was a part of a highly successful raid that generated large amounts of vital intelligence that will lead to many more victories in the future against our enemy.’ Ryan’s legacy is etched into eternity. Thank you." - Donald Trump

그래도 정치적 계산을 제쳐두고 미망인을 위해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어야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다. 트럼프에 조금이라도 유리해 보이는 건 무조건 하지 않으려 하는 어린아이같은 행동을 하는 좌파-리버럴들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전사자 미망인 앞에서까지 정치 계산기를 두드렸다면 미국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

따라서 모두가 다 일어섰다고 믿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 정치인들이 전사자 미망인에게 일어서서 박수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심을 거두기 어려운 이유는 트럼프가 전사자 미망인을 의회에 초대한 것을 두고 상식 밖의 소리를 지껄이는 좌파들이 있기 때문이다. 미망인이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민주당을 비판하고 다닌 것도 아니고 의회 연설에 초대받아 전사자 미망인으로써 박수받은 게 전부이지만, 이것도 못마땅하다는 좌파들이 많다. 연예인 중엔 빌 마허(Bill Maher)와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트럼프가 미망인을 이용했다", "미망인이 트럼프에게 이용당했다"면서, 트럼프 의회 연설의 최고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미망인 기립 박수" 파트에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했다.

그러자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American Sniper)'의 실제 주인공인 네이비 실 스나이퍼, 크리스 카일(Chris Kyle)의 미망인, 테이야 카일(Taya Kyle)이 폭스 뉴스에 출연해 예멘 작전 전사자 미망인, 캐린 오웬스(Carryn Owens)를 겨냥한 좌파들의 비판에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전사자 미망인더러 "IDIOT"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항의를 받고 회사에서 해고당한 전 힐러리와 오바마 직원, 댄 그릴로(Dan Grilo)도 빼놓을 수 없다.

트럼프 정부의 옳고 그름을 가리는 "폴리티컬 풋볼"에만 전념한 나머지 본인 행동의 옳고 그름을 가리는 걸 잊어버린 전형적인 "몰상식한 정치꾼"의 표본이다. 제 3 세계 정치 후진국에 아주 잘 어울리는 "폴리티컬 지하디스트"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댄 그릴로의 트윗을 보고 열받은 전 네이비 실이 그를 추적해 그릴로의 직장에 항의하면서 해고당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 네이비 실은 미국에서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폴리티컬 지하디스트" 댄 그릴로는 극좌화 된 진보-좌파-리버럴들에 의해 머지 않아 "순례자"로 미화될 듯.






네이비 실 가족들은 극비 작전을 수행하는 그들의 아들, 형제, 남편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분명하게 알지 못한 채 "부상" 또는 "사망" 통보가 날아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활한다. 이걸 이해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중 불행하게 전사한 네이비 실을 기리기 위해 미망인을 의회 연설에 초대해 영웅 대접을 해줬다. 이것은 적절한 정도가 아니라 지극히도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들은 이 모든 걸 "정치적 이용"으로만 보는 편협한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네이비 실 전사자 미망인을 위로, 격려한 것조차 "정치 쇼"로 보이는 삐뚤어진 눈을 가진 자들이야 말로 트럼프보다 더 위험한 자들이다.

이처럼 트럼프를 공격한다는 정치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선 전사자 미망인에게도 경의를 표하지 않는 게 진보-좌파-리버럴들이다. 겉으로는 항상 도덕적으로 올바른 말만 하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보수우파 진영이 조금만 실수를 하면 옳고 그름을 가리자고 달려들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실체가 겉모습과 정 반대라는 사실을 제대로 숨기지 못할 정도로 경솔하고 지저분하게 행동한다.

이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진보-좌파-리버럴 만큼 위선적인 자들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극좌 성향 무슬림, 키스 엘리슨과 이메일 스캔들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데비 와서맨 슐츠가 두 번째 기립 박수 때 그들의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올리지 않았더라도 전혀 놀라울 게 없다. 예상했던 대로 좌편향 팩트체크 사이트들이 민주당 의원들을 감싸고 돌았지만, 팩트체크 사이트들이 출동했으면 더욱 구린 데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세상이란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팩트체크 사이트를 팩트체크 해야 하는 세상이란 얘기다.

댓글 4개 :

  1. "팩트체크 사이트들이 출동했으면 더욱 구린 데가 있다는 의미" 라는 구절이 참 예라한 발상으로 느껴집니다. 진보좌파 리버럴이 온 세상의 권력과 영향력을 쥐니 도대체가 안심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 없네요. 뭘 보다 죄다 프로파간다의 일종이 되어버린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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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바마 이후 BISEXUAL은 흔히 눈에 띄어도 BIPARTISAN은 멸종인 것 같습니다.
      언론, 팩트체크 뿐 아니라 연방정부 직원 중에도 BIPARTISAN을 찾기 어려워졌으니까요.
      민주당은 아직도 BIPARTISAN 타령을 하는데, 공화당은 BIPARTISAN이 어딨냐고 합니다.
      믿을 게 없는 세상을 만든 대가를 좌파들이 지불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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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항상 미국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 정치 분위기에 어두워서 그런데 "민주당은 BIPARTISAN 타령을 하고, 공화당은 BIPARTISAN이 어딨냐" 라는 구절은 무슨 뜻인가요?
      뉘앙스적으로 민주당은 BIPARTISAN 이 문제라고 여기며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고, 공화당은 그런게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주장하는 듯 합니다만.

      여기서 BIPARTISAN이란게 어떤 이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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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워낙 당파적으로 갈라져서 중립 유지를 확신할 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중립을 지켜야 할 사람들도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게 요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옳고그름을 가리는 문제를 떠나 사실상 범죄 행위를 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보수계에선 오바마가 임명한 연방정부 사람들을 모두 물갈이하라고 요구하는 판입니다.
      그들이 뒤에서 트럼프 정부를 흔드는 공작을 벌인다고 의심하는거죠.
      이런 마당에 민주당은 아직도 BIPARTISAN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공화당은 중립 유지에 확신이 서는 BIPARTISAN을 찾기 어렵다고 하죠.
      민주당이 봤을 때 BIPARTISAN이면 민주당으로 기운 사람이란 의미로 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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