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NFL18:W6]달라스 카우보이스 간만에 대승했으나 물음표는 여전

롤러코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는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간만에 깔금한 승리를 올렸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지난 일요일 홈에서 벌어진 잭슨빌 재과스(Jacksonville Jaguars)와의 경기에서 40대7로 대승했다. 카우보이스가 홈에서 강한 팀인 만큼 승리까지는 예상 가능했다 치더라도, 2018년 시즌 들어서 공격 부진에 허덕이던 카우보이스가 NFL 최강의 수비 팀 중 하나로 꼽히는 재과스를 상대로 무려 40점이나 낸 것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NFL 탑 클래스에 속하는 수비로 재과스 공격을 봉쇄했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전반을 실점없이 마쳤으며, 경기 내내 터치다운 1개만을 허용했다. 디펜시브 백 포지션이 여전히 다소 불안한 감이 있지만, NFL 정상급 디펜시브 라인과 라인배커진이 디펜시브 백의 부담을 많이 덜어주는 사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NFL 넘버1 디펜스"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오펜스는 몰라도 디펜스에게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오펜스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잭슨빌 재과스 수비를 상대로 무려 40점이나 득점하며 기대 이상의 좋은 경기를 펼쳤다. 카우보이스 코치진이 침체된 카우보이스 오펜스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의 플레이스타일 변화였다. 프레스콧은 패스 위주의 포켓 쿼터백인지 움직임이 많은 모빌 쿼터백인지 스타일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부진의 주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카우보이스는 재과스전에서 프레스콧이 모빌 쿼터백 스타일로 경기를 진행하도록 했다. 프레스콧이 아무래도 패스 위주의 포켓 쿼터백보다는 빠른 발을 이용해 움직임이 많은 모빌 쿼터백 스타일에 가깝기 때문인 듯 했다.

카우보이스는 경기 첫 공격 시도에서 프레스콧이 왼쪽으로 돌면서 패스를 하는 붓레그(Bootleg) 패스를 선보였다. 프레스콧의 스타일에 맞춰 쿼터백이 움직이면서 기회를 만들도록 한 것이다. 재과스전에서는 프레스콧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패스를 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와 동시에 프레스콧이 직접 런을 시도하는 횟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프레스콧의 빠른 발이 위협적인데, 이상하게도 카우보이스는 프레스콧의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재과스전에서는 달랐다. 패스 상황에서도 움직임이 늘었을 뿐 아니라 직접 런을 시도하는 횟수도 늘었다. 프레스콧은 재과스전에서 무려 82 러싱야드에 러싱 터치다운 1개를 기록했다. 프레스콧이 매 경기마다 80야드씩 달리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패스 뿐 아니라 직접 런으로도 빅 플레이가 가능해 보였다.  프레스콧은 제자리에서 패스를 하는 포켓 쿼터백 스타일이 아니라 움직임이 많고 때로는 직접 달리기도 하는 모빌 쿼터백 스타일에 편해 보였다.



또 한가지 눈에 띈 것은 리씨버와 코너백의 맨투맨 상황에 패스를 성공시킨 순간이다.

프레스콧은 1쿼터에 루키 와이드리씨버, 마이클 갤럽(Michael Gallup)이 맨투맨 상황일 때 패스를 성공시켰다.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kcers) 쿼터백, 애런 로저스(Aaron Rodgers)가 이런 패스를 잘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며, 전 카우보이스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와 와이드리씨버 데즈 브라이언트(Dez Bryant)도 이런 패스 플레이를 자주 성공시켰었다. 로모는 데즈 브라이언트가 맨투맨 상황일 때 이런 패스를 잘 던졌고, 브라이언트는 이런 패스를 받는 게 주특기인 리씨버였다. 그러나 쿼터백이 프레스콧으로 바뀌고 데즈 브라이언트가 카우보이스에서 방출되면서 이런 백숄더 패스를 던질 수 있는 쿼터백도 없고 이런 패스를 받을 만한 노련한 리씨버도 사라진 것이 카우보이스 패스 오펜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카우보이스가 레드존에서 터치다운을 자주 하지 못하는 이유도 쿼터백이 엔드존 구석으로 공을 띄워주면 리씨버가 맨투맨 커버를 뚫고 받아내는 쿼터백+리씨버 콤비 플레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패스 플레이가 자취를 감춘 데 이어 항상 빈공간을 찾아가며 쿼터백의 부담을 크게 덜어줬던 베테랑 타잇엔드, 제이슨 위튼(Jason Witten)까지 은퇴하니까 레드존에서 더더욱 죽쑬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프레스콧과 리씨버진의 케미스트리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재과스전에서 희미하게나마 발전 기미가 보이긴 했지만, 아직은 두고 볼 문제다.


재과스전에서 한가지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이 있다면, 쿼터백 댁 프레스콧과 와이드리씨버 콜 비즐리(Cole Beasley)의 케미스트리가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프레스콧과 비즐리는 2016년 시즌 명 콤비로 불릴 정도로 맹활약했으나 2017년 시즌부터 시들해지더니 2018년 시즌에도 이렇다 할 플레이를 합작하지 못해왔다. 그러나 재과스전에서는 프레스콧과 비즐리의 패스가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 비즐리는 재과스전에서 9 캐치, 101 야드 리씨빙에 터치다운 2개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비즐리가 맹활약했던 2016년 당시 수준의 넘버라고 할 수 있다.

프레스콧과 비즐리가 간만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두 선수가 앞으로 좋은 플레이를 꾸준히 보여줄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카우보이스 스타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은 재과스전에서도 변함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엘리엇은 지난 주 휴스턴 텍산스(Houston Texans)전에서 부진했으나 재과스전에서는 106 러싱야드에 터치다운 1개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다 했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정리를 해보자.

바로 이것이 달라스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위닝 포뮬라"인가?

그럴 수도 있다.

화끈한 오펜스를 기대하는 건 힘들어도 숏패스와 런 공격, 쿼터백의 모빌리티, 그리고 막강한 디펜스로 경기 주도권을 쥐고 승리를 굳히는 방법은 통하는 듯 하다. 바로 이것이 2016년 시즌에 통했던 공격 스타일인 데다 수비도 2년 전보다 강해졌으므로 다른 여러 가지를 복잡하게 시도하지 말고 잘 풀리는 스타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방법이 있는 것 같다는 가능성을 찾은 것만으로 결실이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문제점이 모두 해결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400점이라도 내야 성에 찬다는 것은 아니지만,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앞으로 꾸준히 잘 풀릴 것 같다는 확신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재과스가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모두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한 덕분에 카우보이스가 대승할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경기였다. 카우보이스가 워낙 잘해서 대승한 것이 아니라 재과스가 예상 밖으로 너무 못한 덕분이 더 커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프레스콧이 재과스전에서 런, 패스 모두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좋은 경기를 펼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패싱 야드가 183야드에 그쳤다는 게 걸리는 부분이다. 요즘의 NFL은 200야드 미만의 패싱 야드로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수 투성이 재과스를 상대로는 그 정도로 이길 수 있었는지 몰라도, 덜렁거리지 않고 빈틈이 없는 강팀을 만나면 여전히 힘들 듯 하다. 리드를 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잡는다면 별 문제일 수 있지만, 14점차 이상으로 뒤쳐진 상태에서 추격하는 상황에 놓이면 가망이 없어 보인다.

홈경기에서 3승, 원정경기에서 3패를 기록하면서 현재 시즌 전적 3승3패를 기록 중인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워싱턴 D.C로 이동해 전통적인 디비젼 라이벌,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댓글 4개 :

  1.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카우보이스 경기 끝나면 항상 여기와서 오공본드님의 경기리뷰를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작년은 정말 실망스러웠는데, 올해는 끝까지 멋지게 경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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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금년에는 좀 잘해줬으면 좋겠는데 스타트가 좀 덜컹거리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일단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정신을 좀 차린건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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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번 경기만으로 판단은 힘들겠지만 이렇게만이라도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디펜스가 믿음직스럽습니다. 디펜스가 좋으니 최소한 플옵까지는 가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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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년 디펜스에 2016년 오펜스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NFC East의 이글스, 레드스킨스와의 경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3승2패의 레드스킨스는 카우보이스 못지 않게 들쑥날쑥한 시즌을 보내고 있고,
      현재 3승3패의 이글스는 시즌 스타트가 안 좋았으나 슬슬 제 위치를 찾아가는 듯 하거든요.
      카우보이스도 현재 3승3패로 3팀 성적이 비슷비슷해서 시즌 후반 결과에 달린 듯 합니다.
      만약 카우보이스가 시즌 마무리를 잘하면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그게 약간 글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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