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7일 수요일

[NFL18:W9]댁 프레스콧이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미래인가 짚어볼 때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또 졌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지난 월요일 밤 홈에서 벌어진 테네시 타이탄스(Tennessee Titans)와의 먼데이 나잇 경기에서 14대28로 패했다.

경기 초반에 타이탄스 오펜스가 연달아 펌블을 한 덕분에 카우보이스가 쉽게 경기를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경기 초반에 굴러들어온 기회를 살려서 일치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지 못했고, 디펜스 역시 계속 야드를 내주며 경기 내내 흔들렸다.

일각에서는 달라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의 부진 원인이 와이드리씨버에 있다고 주장했다. 실력이 좋은 와이드리씨버가 없어서 프레스콧이 패스 공격을 순조롭게 풀어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카우보이스 오펜스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 와이드리씨버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2019년 1 라운드 픽을 오클랜드 레이더스(Oakland Raiders)에 내주고 와이드리씨버 아마리 쿠퍼(Amari Cooper)를 데려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1 라운드 픽 와이드리씨버, 다시 말하자면 넘버1 칼리버 와이드리씨버가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프레스콧에게 부담으로 작용된 듯 하다.

"이제는 넘버1 와이드리씨버가 생겼으니 성적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중압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경기 초반 타이탄스의 두 번째 펌블 턴오버로 얻은 좋은 득점 기회를 프레스콧이 허무하게 날려버린 것도 바로 이 때문으로 보인다.

7대0으로 앞서던 카우보이스는 타이탄스의 두 번째 턴오버로 다시 한 번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엔드존 6야드 전방까지 전진한 카우보이스는 최소한 필드골(3점)은 확보한 상태나 마찬가지였으며, 두 번째 터치다운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였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쿼터백, 댁 프레스콧은 2nd & Goal 상황에 새로 영입한 와이드리씨버, 아마리 쿠퍼를 겨냥한 터무니 없는 패스를 시도했다. 2명의 타이탄스 수비수가 달라붙은 아마리 쿠퍼에게 무리한 패스를 시도한 것이다.

매우 훌륭한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이 버티고 있었고, 다운 카운트도 세컨드 다운이었으므로 무리한 패스를 시도할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아마리 쿠퍼의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믿고 챈스를 주는 것 자체에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세컨드 다운에 아마리 쿠퍼가 더블 커버를 당하고 있었으면 무리해서 무모한 패스를 던질 필요가 없었다.

그 결과는 인터셉션.

이 인터셉션은 카우보이스가 잡았던 절호의 득점 기회를 빼앗았을 뿐 아니라 경기 초반 크게 흔들렸던 타이탄스의 오펜스를 되살리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사실상 경기의 승부를 결정지은 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저 상황에서 저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패스를 시도한 것일까?

성적을 끌어올려야만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마리 쿠퍼까지 왔으므로 엔드존에서 멋진 터치다운 패스를 쿠퍼와 합작하면서 자신에게 향한 의심을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였다.

다시 말하자면, 멘탈이 흔들리는 것으로 보였다는 얘기다.

프레스콧은 NFL 경력이 짧은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침착해서 턴오버 등의 실수를 자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혀왔다. 패스 공격을 시원스럽게 풀어가진 못해도 실수를 자주 하지 않기 때문에 공격 리듬이 제대로 맞아서 돌아가기만 한다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격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프레스콧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러나 2018년 시즌의 프레스콧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무모한 패스를 무리하게 시도하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3쿼터에는 지난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전에서와 비슷한 실수를 또 반복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프레스콧은 타이탄스전에서도 또 쌕-펌블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지난 레드스킨스전 경우처럼 바로 터치다운을 내주지는 않았으나, 프레스콧의 펌블로 공격권을 넘겨받은 타이탄스에게 터치다운을 내줬다.



그렇다. 프레스콧은 턴오버를 많이 하지 않는 조심성 있는 쿼터백이 더이상 아니다.

프레스콧의 패스 공격은 상대 팀 디펜스가 위협으로 느낄 정도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상대 팀 디펜스가 카우보이스의 패스 공격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은 런 디펜스에 중점을 둔다는 의미다. 상대 팀 디펜스가 런 디펜스에만 중점을 두면 카우보이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런 디펜스의 벽을 뚫기 힘들다. 상대 팀 디펜스가 엘리엇을 봉쇄하는 런 디펜스에 중점을 두면 프레스콧이 위협적인 패스를 더러 성공시키면서 디펜스가 엘리엇에게만 포커스를 맞출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상대 팀 디펜스가 패스 방어 쪽으로 집중이 분산되면 런 공격의 숨통이 트이고, 디펜스가 다시 런 방어 쪽에 집중하면 패스 공격의 숨통이 트여야 한다. 프레스콧이 적어도 이 정도는 해줘야 카우보이스 오펜스에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

그러나 프레스콧은 아직 이것마저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헤드코치에게도 책임이 있고, 오펜시브 코디네이터의 책임도 있다. 그러나 여기저기에 손가락질을 하기 전에 자신이 맡은 최소한의 역할을 아직도 안정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쿼터백부터 문제를 삼는 게 순서라고 본다. 유능한 코치가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긴 해도, 직접 경기를 뛰는 건 코치가 아니라 선수이므로 부진한 선수부터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게 순서라고 본다.

부질없는 "WHAT IF" 놀이를 하고싶지 않지만, 만약 토니 로모(Tony Romo)가 현재 달라스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이었다면 지금보다 나은 성적을 올렸을 것이라고 본다. 토니 로모가 대단한 쿼터백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토니 로모 레벨의 쿼터백이 현재 있다면 프레스콧보다 나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는 의미다.

물론 프레스콧에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프레스콧이 카우보이스의 미래인가 진지하게 다시 한 번 짚어볼 때가 온 듯 하다. 프레스콧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것까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프레스콧과 함께 카우보이스가 앞으로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겠는지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 2018년 시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쿼터백이 조금만 더 잘해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팀이다. 그렇게 때문에 프레스콧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마냥 기다리기 어렵다. 따라서 프레스콧이 2018년 시즌 내내 발전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 2019년 시즌에 베테랑 주전 쿼터백 영입을 요구하는 팬들이 늘어날 것이다. 2019년 1 라운드 픽을 아마리 쿠퍼 트레이드에 사용했으므로 2019년에는 드래프트로 쿼터백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어 보이는 만큼 쿼터백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넘어가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베테랑 프리 에이전트 쿼터백을 둘러보는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샐러리 캡 이슈 등으로 더욱 골치아파질 수 있는 씨나리오다. 

댓글 6개 :

  1. 닥으로는 안되는거 같습니다. 벌써 몇 경기째 이러구 있는지...
    이건 만년하위팀에서나 하는 짓거리들을 하고 있으니, 이러구 usa팀으로 불리는게 신기합니다.
    엘리엇도 그렀고, 강한수비라는것도 약팀한테 줄줄 밀리고, 닥은 보기 불쌍하고, 팬들은 답답하고.
    올시즌은 접어야 겠네요,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내년시즌도 안보는게 정신건강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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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레스콧이 루키 시즌에 기대 이상으로 잘한 바람에 너무 성급하게 판단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루키 시즌에는 10년 경력 선수처럼 보였으나 벤자민 버튼처럼 갈수록 뒤로 가는 것 같습니다.
      가능성은 있어 보이지만 NFL 주전 쿼터백으로 대성공하는 건 어려워 보입니다.
      톰 브래디 수준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인 자신의 역할만 제대로 해달라는건데,
      여기에서 저렇게 흔들리면 프레스콧에게 미래를 맡기기 어렵지 않겠나 합니다.
      훌륭한 와이드리씨버가 없는 상황에서는 쿼터백을 평가할 수 없다는 말에도 일리는 있지만,
      장거리 패스를 매번 쾅쾅 때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공격만 제대로 굴러가도록 하면 되는데,
      저렇게 헤매는 프레스콧을 보면 그 원인이 과연 리씨버에 있는건지 좀 의심스럽습니다.
      리씨버를 보강할 게 아니라 상대 팀 수비를 빼고 공격을 펼쳐야 해결될 것 같거든요...^^
      큰 변화가 없는 한 제 생각에도 금년시즌은 가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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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번 시즌 댁은 그 어느거하나 잘하는게 없네요. 리시버가 보강된데다 바이위크 이후라서 체력적으로도 보충이 되었을테니 얼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고 봤는데 전혀 발전한게 없어서 실망스럽더군요. 한창때 오라인의 붕괴로 도망다니느라 바쁘던 로모와 달리 댁은 데뷔시즌부터 준수한 오라인의 보호를 받았죠. 거기에 러싱공격은 지크가 있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리시버도 이제 쿠퍼의 가세로 보강이 되었기에 댁의 변명거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실망스런 경기였기에 타이탄스전 이후 댁을 바꾸자는 비토가 엄청나게 많아지더군요. 댁의 카우보이스 커리어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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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생각에도 프레스콧의 변명거리가 더 남아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와이드리씨버들과 아직 호흡이 맞지 않는 걸 부진 원인으로 꼽을 순 있습니다.
      그러나 두 시즌을 함께 뛰었던 데즈 브라이언트, 제이슨 위튼이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재 세 시즌을 함께 뛰고있는 콜 비즐리와도 들쑥날쑥합니다.
      프레스콧이 세 시즌을 보내는 동안 헤드코치, 오펜시브 코디네이터가 교체되지도 않았습니다.
      코치가 바뀌면 새로운 코치가 새로운 공격 시스템을 가져오기 때문에 헤맬 수 있지만,
      프레스콧은 아직 카우보이스에서 새로운 코치의 새로운 시스템 적응에 애먹은 적도 없습니다.
      코치도 그대로이고 시스템도 친숙한데다 큰 부상을 당해서 예전만 못해진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말씀하신대로, 러닝백과 오펜시브 라인, 디펜스 모두 훌륭한 편입니다.
      이런데도 발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프레스콧에게 분명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시원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카우보이스 코치진의 책임도 크지만,
      게임 매니저 QB 역할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프레스콧의 문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프레스콧이 금년시즌 안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바꾸는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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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비즐리라는 훌륭한 슬롯 리시버를 갖고도 비즐리 활용도가 너무 낮은거 같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16년도에 처음 댁이 나왔을 때는 데즈 비즐리 엘리엇을 고루고루 써가면서
    수비진을 기가 막히게 흔들었던거 같은데.... 좀 더 시야를 넓히고 여러 옵션을 잘 써야될거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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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생각에는 2016년 시즌에는 서프라이즈 효과가 제법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엘리엇과 프레스콧이 루키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니까 수비가 혼란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엘리엇으로 밀어붙이다 프레스콧이 간간히 패스를 하는 작전이 먹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엘리엇을 막으면 공격 밸런스가 깨진다는 게 드러나면서 힘들어진 듯 합니다.
      엘리엇이 막히면 프레스콧이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터야하는데, 이게 잘 안된다는 걸 안거죠.
      이렇게 되니까 엘리엇과 프레스콧 둘 다를 경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기 시작한 듯 합니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엘리엇의 런이 계속 성공하면서 수비가 런 방어에 정신이 쏠렸을 때,
      이 기회를 노려서 프레스콧이 패스 공격을 하는 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런이 안 풀리면 나머지가 다 안 풀리는 문제점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런이 안 풀리면 프레스콧이 패스 공격으로 수비의 관심을 패스 방어 쪽으로 돌려줘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되니까 런만 막히면 카우보이스의 공격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어진 것 같습니다.
      패스로 이겨야 할 필요까지는 없어도, 런이 막히면 패스로 뚫어줄 정도는 돼야하는데,
      아직 여기서 불안한 단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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