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1일 화요일

[NFL18:W14]달라스 카우보이스 5연승 - QB 프레스콧은 여전히 불안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5연승을 달승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지난 일요일 벌어진 디비젼 라이벌,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와의 홈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9대2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2018년 시즌 초반에는 두 경기 연속 승리를 하는 것도 벅차 보이던 카우보이스가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서 5연승을 달리며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재미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절대 개운치 않은 경기였다.

왜냐, 연장전까지 아슬아슬하게 갈 필요없이 충분히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기 때문이다.

골칫거리는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이었다. 디펜스의 선방으로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2개의 인터셉션과 1개의 쌕-펌블로 어렵게 만든 주범이 바로 프레스콧이었다.

프레스콧은 1쿼터에는 거진 레드존까지 곧잘 밀고 올라갔다가 엔드존으로 던진 패스가 인터셉트되면서 허무하게 득점 기회를 날렸다. 아마리 쿠퍼(Amari Cooper)를 겨냥해 엔드존으로 던진 패스가 너무 짧았던 바람에 도중에 이글스 수비수에게 인터셉트를 당한 것.

필드골이 가능한 레드존 근처까지 갔으면 못해도 최소한 3점은 내야 한다. 그러나 인터셉션으로 득점 기회 자체를 놓쳤다면 사실상 실점이나 다름없다. 프레스콧이 이런 상황에서 실수를 자주 범하는 게 2018년 시즌 들어서 유독 눈에 자주 띄고 있다. 이글스전에서도 바로 이 나쁜 버릇이 또 도졌다.


그래도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이글스 디펜스에 점수를 내주지 않고 전반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디펜스의 무실점 행진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바로 프레스콧이었다.

3쿼터에 프레스콧이 카우보이스 엔드존 코앞에서 인터셉션을 당한 것이 이글스의 쉬운 터치다운으로 연결됐다. 인터셉션으로 카우보이스 엔드존 바로 코앞에서 공격을 시작한 이글스 오펜스는 거저먹기식으로 터치다운을 할 수 있었다. 엑스트라 포인트를 실축하면서 6점에 그쳤으나, 어찌됐든 이글스에게 거저먹기식 터치다운을 내준 일등공신은 바로 카우보이스 쿼터백, 댁 프레스콧이었다.

어떻게 인터셉션을 당했는가를 살펴봐도 고개를 젓게 된다.

프레스콧은 와이드오픈 상태였던 와이드리씨버, 마이클 갤럽(Michael Gallop)을 겨냥해 패스를 했다. 그러나 너무 높게 던진 바람에 공은 갤럽의 머리 위를 지나 그의 뒤에 있던 이글스 수비수의 품에 안겼다. 리씨버가 와이드오픈되어 혼자 있어도 패스가 부정확해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 프레스콧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꼽혀왔으나, 아직도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프레스콧은 카우보이스 진영 깊숙한 지점에서 공격을 진행할 때에는 펀트를 하는 한이 있어도 턴오버 만큼은 무조건 피하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또 잊은 듯 했다. 프레스콧이 카우보이스 엔드존 코앞에서 공격을 진행하다 실수를 한 것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진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흔들리던 프레스콧은 인터셉션 2개로 만족하지 않았다.

프레스콧은 인터셉션으로 이글스에서 터치다운을 내주자마자 이번에는 쌕-펌블로 세 번째 턴오버를 기록했다.

그렇다. 이번에는 펌블의 차례였다.

프레스콧의 또다른 큰 문제점 중 하나가 "Ball Security"다. 쌕을 당할 땐 당하더라도 펌블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데, 프레스콧은 쌕을 당할 때마다 쉽게 공을 흘리는 고약한 버릇을 가지고 있다. 이미 이 문제로 2018년 시즌 들어서 여러 차례 지적받은 바 있으나, 프레스콧은 아직도 쌕을 당하면서 쉽게 펌블하는 문제점을 바로잡지 못했다. 항상 공을 두손으로 잡는 정도의 훈련만 해도 많이 개선될 수 있으므로 가장 쉽고 빠르게 고칠 수 있는 문제점인데, 프레스콧은 아직도 공을 불안하게 한손으로 잡고있다가 쌕을 당할 때 공을 흘리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프레스콧은 조심해야 할 때 조심하지 못하고 사고를 치는 습관이 있다. 이게 벌써 한두번째가 아닌데도 쉽게 고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달라스 카우보이스에는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공격을 풀어갈 능력이 되는 정도의 "게임 매니저 쿼터백"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프레스콧이 이렇게 똑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프레스콧이 "게임 매니저 쿼터백" 역할을 제대로 맡을 수 있겠는지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앞으로 차차 나아질 가능성은 열려있다. 그러나 그 때가 올 때까지 카우보이스 오펜스와 디펜스가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NFL 주전 쿼터백으로의 성장 속도가 느려보이기 때문이다.

이쯤 됐으면 쿼터백 코치의 지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쿼터백 코치라도 어디서 데려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프레스콧이 이토록 흔들렸는데도 카우보이스가 이길 수 있었던 건 디펜스의 도움이 매우 컸다. 디펜스만으로도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레벨까지 오른 듯 했다.

그러나 만약 카우보이스가 졌다면 그 책임을 전적으로 프레스콧이 고스란히 뒤집어쓸 뻔했던 경기였다. "프레스콧이 실수만 하지 않았더라도 비교적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프레스콧의 턴오버 3개 덕분에 졌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웠을 것이다. 그나마 이겼으니 망정이지 졌더라면 비판 수위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물론 경기 후반부터 프레스콧이 좋은 경기를 펼친 것은 사실이다. 프레스콧은 4th쿼터에만 2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며 공격을 다소 안정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겨놓고 16대16 동점 상황에 터진 75야드 터치다운 패스는 걸작이었다.


2018년 시즌 카우보이스는 "빅 플레이 오펜스 팀"이 아니었으나, 아마리 쿠퍼가 온 이후부터 "한방의 위협"을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돼가고 있다. 아직까지는 빅 플레이에 능한 팀이 아니라 크게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라고 해야겠지만,  상대 팀 수비가 "한방의 위협"을 항상 염두에 두도록 만들기만 해도 당장 큰 효과가 생길 것이다. 디펜스가 빅 패스 플레이를 경계하게 되면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에게 그만큼 많은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필라델피아 이글스 디펜스를 상대로 113야드 러싱에 79야드 리씨빙을 기록했다. 터치다운은 없었지만 100야드 이상 러싱에 리씨빙 야드까지 79야드를 기록했으면 제 역할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필라델피아 이글스전 승리의 일등공신은 와이드리씨버, 아마리 쿠퍼였다.

아마리 쿠퍼는 이글스전에서 217 리씨빙 야드에 터치다운 3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쿠퍼의 마지막 세 번째 터치다운은 오버타임에 나왔다. 프레스콧의 패스가 과히 좋은 편이 아닌 바람에 이글스 수비수의 손에 맞으며 인터셉트당할 뻔 하는 순간이었으나, 운이 좋게도 이글스 수비수 손에 맞고 튀어오른 공을 아마리 쿠퍼가 받아 결승 터치다운을 만들었다.



제리 존스(Jerry Jones)가 1 라운드 픽을 내주고 아마리 쿠퍼 트레이드를 했을 때만 해도 불만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카우보이스가 1 라운드 픽을 내주고 와이드리씨버를 데려왔을 때마다 실패작이었던 어두운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쿠퍼 트레이드에 불만이 전혀 없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을 제외하면 볼 것이 하나도 없었으나, 지금은 아마리 쿠퍼가 엘리엇 못지 않은, 때로는 능가하는 카우보이스의 주요 공격 플레이메이커로 자리잡았다. 엘리엇 이외로 믿을 수 있는 공격 무기가 하나 더 생겼다는 건 큰 플러스다. 현재까지 쿠퍼 트레이드는 성공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오락가락하는 댁 프레스콧이다.

프레스콧은 이글스 디펜스를 상대로 455 패싱야드에 터치다운 3개, 인터셉션 2개를 기록했다.

455 패싱야드는 프레스콧의 NFL 최고 기록이다.

비록 인터셉션 2개에 쌕-펌블 1개 등 모두 턴오버 3개를 저질렀다고 해도 455야드 패싱에 터치다운 3개라면 아주 나쁜 경기를 했다고 하기 어려워 보일 수도 있다. 프레스콧이 경기 초반에 심하게 헤맨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후반들어서 차차 나아지기 시작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끈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스콧에게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든 이유는 항상 해오던 실수를 고치지 못하고 계속 반복했다는 점, 주전 디펜시브 백이 부상으로 빠진 이글스 디펜스를 상대했다는 점 때문이다. 비록 이기긴 했지만, 훨씬 쉽고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는데 프레스콧의 불안한 경기 운영 때문에 힘겹게 이겼다는 비판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카우보이스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된 직후 프레스콧이 하늘을 바라보며 양팔을 벌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바로 저 순간 프레스콧 뿐만 아니라 경기를 지켜보던 거의 모든 카우보이스 팬들이 저렇게 했을 것이다.

카우보이스는 오는 일요일 인디애나로 이동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콜츠는 시즌 후반들어서 상승세를 타는 팀 중 하나인데다 플레이오프 희망이 살아있는 팀이라서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6개 :

  1. 오공본드님 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요일 경기를 어떻게 보셨을지 정말 궁금했거든요! 프레스캇만 좀 각성하면 정말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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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고 보는 프레스콧의 투지 하나는 맘에 듭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실수를 고치지 못하면 프레스콧 때문에 못 이긴다는 소리 나올 것 같습니다.
      디펜스와 엘리엇이 있으므로 프레스콧이 원맨쇼로 경기를 이겨야 할 필요는 없지만,
      프레스콧 때문에 못 이긴다는 소리를 들으면 곤란할 것 같습니다.
      펌블, 인터셉션 횟수를 줄이고, 지루해도 안정적으로 공격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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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디펜스가 승리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젠 상대가 공격을 해도 맘졸이며 안봐도 되는군요. 하지만 프레스캇은 영... 누구말대로 3초이상 공을 가지고 있지말아야 합니다.
    지역내에서도 말들이 꽤 많은거 같던데, 대책을 안세우나 보내요.
    뭐 경기를 원사이드로 이겨야 후보 쿼터백을 시험이라도 해보지요, 닥이 일부러 그러는건지 아니겠지만 조치는 분명 필요합니다.
    당분간은 디펜스만 믿어야 될거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놀랬지만 마이애미팬들은 마지막 터치다운에 기절했을거 같던데, 그런 플레이가 나오긴 하는군요. 짜릿했습니다. 전에도 이런 기적같은 플레이가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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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펜스는 아직 모르겠어도 디펜스 하나 만큼은 수준급인 팀이 완성된 것 같습니다.
      쿼터백은 현재 카우보이스 로스터에 프레스콧 빼면 인재가 없어 보입니다.
      지난 2000년대 초에도 3군QB던 로모가 주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적이 있으므로,
      혹시 그런 선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프레스콧보다도 경력이 짧은 선수들이라서 모르겠습니다.
      프레스콧이 이제야 3년 경력인데, 카우보이스는 프레스콧을 잘 대우해주고 있습니다.
      프리시즌도 안 뛰었고, 팀내에 위협적인 포지션 경쟁 상대도 없으니까요.
      저는 치열한 경쟁을 붙여야 지기 싫어서라도 더 분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너는 이미 카우보이스의 프랜챠이스 QB"라고 대접하면 너무 일찍 "성인병"이 올 수 있죠.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QB 포지션에 의미있는 변화를 줄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당분간은 프레스콧이 카우보이스의 미래인가를 놓고 여러 말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마이애미팬이 아니라 뉴 잉글랜드 팬들이 죄다 기절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이긴 것보다 그렇게 멍멍이같은 식으로 진 게 충격이 더 크니까요.
      기적을 만든 돌핀스도 대단하지만, 그 상황에 패트리어츠 디펜스가 뚫렸다는 게 코미디입니다.
      "멍멍이같은 시츄에이션으로 지는 방법" 1위급이라고 봅니다.

      그런 상황이 아무래도 흔치 않습니다만, 한 2건 정도는 기억납니다.

      1999년 시즌 AFC 플레이오프에서 타이탄스가 빌스를 상대로 비슷한 기적을 만든 적 있습니다.
      중계방송으로 봤는데, 저런 래터럴 플레이가 성공하는 걸 직접 본 게 처음인 듯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uHffewDHpk

      그 다음은 2003년 시즌 세인츠가 재과스에게 다 이겼다 진 경기.
      이건 거진 코미디 수준입니다. 기적적인 래터럴 플레이로 TD, 그러나 PAT 실패로 패배...
      기적적으로 터치다운을 하고 엑스트라 포인트만 성공시키면 동점으로 오버타임 가는건데,
      그 상황에서 엑스트라 포인트를 실축하는 어이없는 상황이었죠.
      이건 래터럴 플레이 성공보다 엑스트라 포인트 실축으로 진 게 더 쇼킹했던 순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4SI-XT5e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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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런 플레이가 전에도 이었군요. 잘 봤습니다.
    중간에 대학풋볼에서 승리를 축하하려던 악단?이 어쩔줄 모르네요.
    이런 플레이도 럭비처럼 잘만 구상하면 정식작전으로도 가능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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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끔 기습적으로 1회 정도 래터럴을 하는 적은 있습니다.
      수비수에 붙들리면 공을 가진 선수가 넘어지기 전에 뒤따라오는 팀메이트에 토스하는 식이죠.
      그러나 여기서 연결이 잘못되면 바로 펌블이라서 정식 작전으로는 리스크가 높습니다.
      펌블이 문제되지 않는 경기 막판 상황에선 상관없지만, 경기 도중 펌블은 곤란하니까요.
      펌블 리스크를 낮춰서 정식 작전으로 만들면 아마도 더블 리버스 같은 게 될 듯 합니다.

      http://www.nfl.com/videos/nfl-cant-miss-plays/0ap2000000301775/WK-16-Can-t-Miss-Play-Rams-run-double-reverse

      저건 뒤에서 하니까 안전한 편인데, 서로 주고받다가 펌블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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