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8일 화요일

[NFL19:W5]대패한 달라스 카우보이스 - 이제 본 실력 나왔다?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2주 연속으로 패했다.

카우보이스는 지난 일요일 홈에서 벌어진 그린 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와의 경기에서 34대24로 패했다.

카우보이스는 2019년 시즌을 3연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강팀들과 만나기 시작하면서 뉴 올리언스 세인츠(New Orleans Saints)에 이어 그린 베이 패커스에도 패하며 2연패를 기록했다.

패커스전이 카우보이스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따라서 카우보이스가 패커스전에 진 것까지는 크게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졌느냐"다.

파이널 스코어만 보면 10점차밖에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그린 베이 패커스의 일방적인 압승이었다.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전반에 득점을 하지 못하고 17대0으로 전반을 마쳤으며, 3쿼터에는 31대3으로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다. 막판에 카우보이스가 뒤늦게 점수를 내기 시작해서 파이널 스코어를 10점차로 만들었지만, 사실상 승부는 이미 한참 전에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경기였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1쿼터 초반에는 곧잘하는 듯 했다. 뉴 올리언스 세인츠전에서 매우 부진했던 카우보이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이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격이 비교적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다.

그러나 역시 안심은 금물이었다. 공격이 생각보다 순조롭게 풀리는 것 같다 했더니 바로 인터셉션이 발생했다. 카우보이스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이 와이드리씨버, 아마리 쿠퍼(Amari Cooper)를 겨냥해 던진 패스가 쿠퍼의 손에 맞고 굴절되며 인터셉트된 것이다.

만약 프레스콧의 패스가 조금만 더 쿠퍼의 앞쪽으로 날아왔더라면 터치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패스가 쿠퍼의 뒷쪽으로 약간 부정확하게 날아오긴 했지만 쿠퍼가 받기만 했어도 바로 레드존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하다 못해 쿠퍼가 캐치 욕심을 내지 않고 공을 그라운드로 내리쳤더라면 적어도 턴오버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공이 리씨버의 손에 맞고 굴절되어 공중에 뜨면 항상 안 좋은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와이드리씨버인 쿠퍼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카우보이스의 경기는 바로 이 때부터 꼬였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허무하게 인터셉션으로 턴오버를 당하자 카우보이스 디펜스 역시 패커스에 터치다운을 내줬다. 그러나 김이 빠진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반격에 나서지 못했고, 카우보이스 디펜스까지 맥없이 밀리며 패커스에 터치다운을 또 내줬다. 프레스콧이 인터셉션을 당하기 전까지는 0대0이었으나, 인터셉션 이후 패커스에 터치다운을 2개 내주며 1쿼터에 14대0으로 뒤처지기 시작했다. 오펜스의 부진이 디펜스의 멜트다운으로 번진 것이다.

스토리는 2쿼터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차분하게 진행하는가 했더니 파울에 이어 프레스콧의 두 번째 인터셉션으로 또 맥이 끊어졌다.

첫 번째 인터셉션은 프레스콧과 쿠퍼가 반반씩 책임을 나눌 수 있었으나, 두 번째 인터셉션은 수비를 잘못 읽은 프레스콧의 책임이었다.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부진은 스페셜팀으로 옮겨붙었다.

전반 종료를 앞두고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득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경기 시간은 1분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타임아웃 3개가 모두 남아있었으므로, 시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타임아웃 3개를 사용해보지도 못했다. 시간 여유가 충분했는데도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전반 마지막 터치다운을 노려볼 만한 날카로운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그나마 54야드 필드골 기회를 만들긴 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실패로 득점 기회를 날렸다.


댁 프레스콧의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7대0 정도로 뒤질 경우에는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점수차가 14점 이상이 되면 사실상 가망이 없다. 어떤 팀이나 14점차를 따라붙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많은 득점을 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런 공격보다 패스 공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점수를 빨리 따라잡기 위해서는 빠르게 득점이 가능한 패스 공격으로 가는 게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런을 접고 패스만으로 승부를 가릴 수 있는 수준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프레스콧의 패스 실력이 작년보다 나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해도, 수비가 강하거나 노련한 코치가 버티고 있는 팀과 마주치면 여전히 헤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작년보다 발전된 기량을 여유있게 보여줄 수 있었으나,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쿼터백의 모습을 여전히 드러냈다.

프레스콧은 턴오버를 만들지 않는 신중한 쿼터백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코치진이 리스크가 따르는 패스 플레이를 지시하지 않으면서 프레스콧을 보호해준 덕이 크다. 2019년 시즌 들어서 프레스콧의 인터셉션 횟수가 늘어난 이유는 보다 과감한 패스 시도 횟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프레스콧이 중장거리 패스를 자주 시도하고, 작년시즌까지 프레스콧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공 들고 뜸들이기" 문제를 개선하려다 보니 보다 많은 리스크가 따르는 패스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패스러시가 몰려오는 상황에 빠르게 패스를 해야 할 때 리씨버와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 타겟에서 벗어나는 부정확한 패스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뜸들이는 버릇은 고쳤으나 패스가 부정확해지는 바람에 인터셉션 빈도가 부쩍 높아진 듯 하다.

또한, 포켓에서 뜸 들이지 않고 빠르게 패스를 하려다 보니 수비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프레스콧의 패커스전 두 번째 인터셉션이 여기에 해당된다.

3쿼터에도 프레스콧은 거의 비슷하게 인터셉트를 한 번 더 당할 뻔 했다. 패커스 수비수가 공을 잡지 못한 덕분이지, 완전한 인터셉션 코스였다.



가까스로 턴오버 위기를 넘긴 카우보이스는 모처럼 레드존까지 진격했다. 24대0으로 뒤진 상황이었으므로 터치다운이 절실한 상황이었으나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모처럼 얻는 레드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필드골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그린 베이 패커스 오펜스는 레드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격권을 넘겨받은 패커스는 바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러닝백 애런 존스(Aaron Jones)의 터치다운으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패커스가 31대3으로 앞서는 순간이었다.

패커스 러닝백, 애런 존스는 스위스 치즈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카우보이스 디펜스를 상대로 터치다운을 4개나 기록했다.



카우보이스의 불안한 레드존 오펜스는 4쿼터로 계속됐다. 작년 시즌 카우보이스 오펜스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레드존 상황에 터치다운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것이었는데, 금년 시즌에도 약간 나아진 듯 하더니 여전히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쿼터에는 레드존 상황에 프레스콧의 패스가 엔드존에서 인터셉트를 당했다. 패커스 디펜스의 파울로 인터셉션이 무효가 되긴 했으나, 프레스콧의 부정확한 패스가 이번에는 엔드존에서 인터셉션으로 이어질 뻔 한 순간이었다. 패커스 디펜시브 라인의 파울 덕분에 인터셉션 하나를 물렸지, 영락없는 인터셉션처럼 보였다.


그러나 프레스콧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경기 세 번째 인터셉션을 기어이 기록했다.

이번에는 와이드리씨버, 마이클 갤럽(Michael Gallup)과 싸인이 맞지 않았다. 갤럽은 안쪽으로 몸을 돌렸으나 프레스콧의 패스는 바깥쪽으로 날아가면서 허무할 정도로 쉽게 인터셉트 됐다. 쿼터백과 리씨버가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발생하는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다.

물론, 디펜시브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카우보이스는 이미 챌린지를 2회 모두 사용한 바람에 더이상 손쓸 방법이 없었다.





댁 프레스콧은 패커스전에서 463 패싱 야드에 터치다운 2개, 인터셉션 3개를 기록했다.

패싱 야드만 놓고 보면 좋은 경기를 펼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런을 접고 패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기가 되었으므로 야드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패스를 해야만 하는 경기였으니 패싱 야드가 높게 나온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이번 패커스전처럼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패스 공격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 프레스콧이 팀을 승리로 이끌 만한 준비가 아직 돼있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NFL 쿼터백이 되려면 패스로 승부를 내야 할 때에는 승부를 낼 수 있어야 한다. 2019년 시즌 초반 약팀들을 상대했을 때에는 런 게임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패스 공격만으로 승리를 따낼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세인츠전과 패커스전을 보면서 아직도 준비가 될 됐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이지킬 엘리엇이 이끄는 런 게임이 경기를 압도해줘야 승리를 챙길 수 있는 레벨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카우보이스 디펜스도 기대 이하의 졸전을 펼쳤다. 패커스 러닝백, 애런 존스에게 100야드 이상을 내주고 러싱 터치다운을 4개씩이나 내준 것은 런 디펜스가 아직 불안하다는 증거다. 패커스 쿼터백, 애런 로저스(Aaron Rodgers)야 베테랑 쿼터백이므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러닝백 애런 존스에게 107 러싱 야드와 러싱 터치다운 4개를 내준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헤매더라도 디펜스가 점수를 내주지 않고 잘 버텨줬으면 팽팽한 경기가 될 수도 있었으나, 디펜스까지 함께 합동으로 헤매는 바람에 추격할 만한 의미있는 기회를 제대로 잡아보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바로 이것이 2019년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본 실력?

그럴 가능성이 높다.

두 경기 진 것 가지고 너무 가혹한 평가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약팀에는 강하고 강팀에는 약한 모습이 세인츠전과 패커스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것은 사실이다. 세인츠전에서는 주전 쿼터백까지 빠진 팀에게 패했고, 패커스전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실수 퍼레이드를 벌이며  K.O패를 당했다. 오펜스, 디펜스, 스페셜팀 모두 안정적인 플레이오프 팀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3연승을 달리던 카우보이스가 거품이고 2연패를 당한 현재의 카우보이스가 실체일 가능성이 높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뉴욕으로 이동해 뉴욕 제츠(New York Jets)와 경기를 갖는다. 

댓글 2개 :

  1. 이것이 본 실력이다!
    100% 공감합니다. 비록 약팀과 대결이었지만 초반 3연승에 들떠 있었는데 역시나 입니다.
    저는 전적으로 닥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리시버들이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보이는데도 허둥대면서 억지로 되지도 않는 곳에 패스를 하니 인터셉트나 당하고...
    시야가 너무 좁습니다, 인기팀의 QB로 되기에는 너무 모자랍니다. 기회도 많이 줬음에도 불구하고...
    달라스는 공격이 되어야 수비도 잘되는 팀인데, 이건 뭐 서로 허둥대다 게임이 끝났네요.
    구단도 빠른 시기에 결정을 내렸으면 합니다. QB빼고는 그래도 리그에서 괜찮은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보 QB중 가능성 있는 선수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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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레스콧이 주전 쿼터백이 되는 순간 쿼터백으로는 이길 수 없는 팀이 됐다고 봅니다.
      이게 크게 나쁜 건 아닙니다. 쿼터백이 부실해도 이를 만회하며 수퍼보울 우승한 팀도 있습니다.
      그 정도가 되려면 일단 디펜스가 상당히 뛰어나야 합니다. 과거 레이븐스, 버캐니어스처럼요.
      저는 이게 카우보이스의 컨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2019년엔 이것도 아닌 듯 합니다.
      디펜스도 그다지 미덥지 않고 런 공격도 예전만 못해 보입니다.
      프레스콧은 뜸들이기 버릇은 나아졌으나 빠르게 패스하려다 보니 새로운 문제가 생긴 듯 합니다.
      타이밍에 맞추려니 비슷한 패스를 반복하거나 수비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패스를 서두릅니다.
      쿼터백이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해줄 만한 레벨이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쿼터백 교체는 불가능한 씨나리오입니다. 쓸만한 선수가 없습니다.
      금년이 프레스콧 재계약하는 해인데 카우보이스가 프레스콧을 패스할 가능성도 희박합니다.
      프레스콧에 불만이 많아도 이제와서 그보다 나은 쿼터백을 바로 찾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내년 드래프트에 유망주급 쿼터백들이 꽤 많이 나오는 걸로 알려졌습니다만,
      드래프트픽 트레이드까지 해서 탑 쿼터백 지명했다 실패하는 걸 몹시 두려워하기 때문에,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는 프레스콧과 계속 가면서 어찌되나 두고보지 않을까 합니다.
      프레스콧과 계속 가는 것까진 좋은데, 그렇게 하려면 디펜스가 정신차려야 할 것입니다.
      현재 디펜스로는 프레스콧과 함께 많은 경기 이기기 어렵습니다.
      쿼터백이 약하다는 점을 런과 디펜스가 채워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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