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카우보이스는 달라진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카우보이스는 시애틀 시혹스전에서도 실수를 연발하면서 또 스스로 무너졌다. 실수만 적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기였으나, 카우보이스는 이번에도 경기 초반부터 스스로 제발등을 찍으며 패배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기가 막히게 찾아냈다.
이번 경기에는 오펜스, 디펜스, 스페셜 팀 모두가 엉망이었다.
카우보이스는 1쿼터에만 결정적인 실책을 디펜스 → 스페셜팀 → 오펜스 순서로 세 차례 연속으로 범하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9점을 내주는 "3 컴보 신기술"을 과시했다.
"3 연속 실책 컴보" 첫 번째는 카우보이스 디펜스가 패스 수비 실책으로 롱 터치다운을 내주며 7 실점.
▲카우보이스의 패스 디펜스 실책으로 터치다운 허용 |
"3연속 실책 컴보" 두 번째는 바로 이어진 킥리턴에서 리터너, 토니 폴라드(Tony Pollard)가 공을 받지 못하고 떨어뜨리는 실책을 범한 것이다.
▲카우보이스 스페셜 팀의 킥오프 리턴 실책 |
"3연속 실책 컴보" 세 번째는 스페셜 팀의 킥리턴 실책으로 1야드에서 공격을 시작한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세이프티를 당함며 2 실점.
▲킥오프 리턴 실책으로 1야드에서 공격 시작했다 바로 세이프티 |
이렇게 해서 카우보이스는 "3연속 실책 컴보"로 토탈 9점을 날렸다.
카우보이스의 한심한 플레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킥커, 그레그 주얼라인(Greg Zuelein)의 차례였다. 지난 주 경기에 "헬리콥터 온사이드 킥"을 성공시키며 영웅이 됐던 주얼라인은 시혹스전에서는 1쿼터에 엑스트라 포인트를 실축하면서 영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엑스트라 포인트 실패 |
카우보이스의 엉망진창 플레이는 1쿼터에서 그치지 않고 2쿼터로 이어졌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크게 흔들리던 카우보이스 패스 디펜스는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2회 연속으로 범하며 헤맸다.
▲카우보이스 코너백, 조단 루이스의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 |
▲카우보이스 코너백, 브랜든 카의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 |
디펜스 뿐 아니라 스페셜 팀도 매우 비협조적이었다.
2쿼터에 카우보이스 오펜스가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터치다운의 기쁨은 매우 짧았다. 카우보이스 킥커, 그레그 주얼라인이 엑스트라 포인트를 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주얼라인이 찬 공이 시혹스 스페셜 팀 선수의 손에 맞고 굴절됐다.
▲엑스트라 포인트 또 실패 |
전반 종료 1분여를 남겨 놓고 카우보이스가 다시 공격 기회를 잡았다. 타임아웃 3개가 모두 남아있었으므로 필드골을 시도할 수 있는 지역까지 전진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카우보이스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의 패스가 인터셉트 당했다.
카우보이스는 인터셉션으로 역전 기회를 놓쳤을 뿐 아니라 시혹스 오펜스에 터치다운까지 허용했다.
▲댁 프레스콧의 첫 번째 인터셉션 |
카우보이스는 3쿼터를 실책으로 시작했다.
3쿼터가 시작하자마자 퍼스트다운에 카우보이스 쿼터백, 댁 프레스콧이 펌블을 한 것.
시혹스 오펜스는 턴오버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터치다운으로 마무리했다.
▲댁 프레스콧 펌블 |
패스캐칭 어빌리티가 뛰어난 러닝백으로 알려진 카우보이스 러닝백, 이지킬 엘리엇(Ezekiel Elliott)은 런과 패스 공격 모두에서 한심한 플레이를 반복했다. 시혹스 디펜스는 엘리엇의 런 공격을 완벽하게 봉쇄했고, 엘리엇은 쉽게 받을 수 있을 만했던 패스를 계속 떨어뜨리며 패스 공격 쪽에서도 흔들렸다.
▲이지킬 엘리엇 드롭 |
▲이지킬 엘리엇 드롭 |
카우보이스가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건 4쿼터부터.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시혹스를 30점에 묶어놓았고, 그 사이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꾸준히 득점을 하면서 31대30, 1점차로 역전을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카우보이스는 경기 후반에 근소한 차의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굳히는 실력이 떨어지는 팀이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3:59초.
2분도 버티기 힘든 팀인데, 거진 4분을 버텨야만 했다.
물론 카우보이스는 버티지 못했다.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시혹스에 역전 터치다운과 2 포인트 컨버젼을 내주고 8점을 실점하며 31대38, 7점차로 뒤처졌다.
▲시애틀 시혹스의 역전 결승 터치다운 + 2 포인트 컨버젼 |
하지만 카우보이스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1분47초.
카우보이스는 타임아웃 3개가 모두 남아있었다.
1분47초가 남아있고 타임아웃도 3개 모두 가지고 있었으므로 시간 여유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문제가 또 있었다. 카우보이스는 막판 뒤집기 역전승을 따내는 실력이 떨어지는 팀이기 때문이다. "엘리트 쿼터백"이 있는 오펜스가 훌륭한 팀들은 남은 시간이 충분치 않아도 역전에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며, 실제로 역전에 성공하는 경우도 잦다. 그러나 댁 프레스콧이 이끄는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아직 이런 단계에 오르지 못했다. 마지막에 좋은 기회가 와도 카우보이스 오펜스는 그런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남은 시간 1분47초에 타임아웃 3개를 모두 갖고 있는 좋은 상황이었으나 프레스콧은 동점 터치다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프레스콧은 마지막 플레이에 쌕을 모면하는 것까지는 잘 했으나 엔드존으로 무리한 패스를 던졌다 인터셉트 당했다.
가까스로 쌕 위기를 모면했으면 거기에서 만족하고 공을 아웃 오브 바운드로 던졌어야 했다. 남아있는 마지막 한방을 위태로운 상황에 무리하게 사용하지 말고 서드다운을 스스로 포기하고 마지막 네 번째 다운을 노렸어야 했다는 얘기다.
경기 시간이 몇 초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으므로 그 순간 여러 가지를 프로세스하기 힘들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정적인 위기 상황에 쿼터백이 얼마나 침착하고 현명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막판 뒤집기"가 매번 가능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종종 빅 플레이를 만들어내야 "엘리트 쿼터백", "믿을 수 있는 쿼터백"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프레스콧은 아직 그런 레벨에 오른 쿼터백이 아니며, 현재로서는 금년 시즌에도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금년 시즌에는 헤드코치를 비롯한 많은 코치진이 교체됐으나, 카우보이스의 여러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댁 프레스콧의 두 번째 인터셉션 |
이번 경기에서 카우보이스가 보여준 긍정적인 부분을 찾자면 카우보이스 디펜시브 엔드, 얼든 스미스(Aldon Smith)가 쿼터백 쌕(Sack)을 3개 기록했다는 것이 유일할 듯 하다.
2020년 시즌 첫 째주 경기에서는 눈에 띄는 활약을 했으나 둘 째주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못했던 얼든 스미스는 세 째주 경기에서는 시애틀 오펜스를 상대로 쌕을 3개나 기록하며 맹활약 했다. 얼든 스미스가 시즌 내내 꾸준히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얼든 스미스 첫 번째 쌕 |
▲얼든 스미스 두 번째 쌕 |
▲얼든 스미스 세 번째 쌕 |
그러나 2020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에게는 걸 기대가 많지 않다. 벌써 정규시즌을 세 경기나 치렀는데, 카우보이스는 아직도 프리시즌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하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프리시즌이 취소되는 바람에 선수들이 정규시즌 경기감각을 되찾는 데 시간이 길게 걸릴 수 있다고 보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미 정규시즌이 시작한 지 3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경기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준비가 덜 됐다면 2020년 시즌 달라스 카우보이스에 많은 걸 기대하기 힘들다. 앞으로 차차 나아질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별로 기대가 안 된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홈으로 이동해 오는 일요일 클리블랜드 브라운스(Cleveland Browns)와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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