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경기에서는 졌지만 내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2020년 들어서 카우보이스는 큰 점수차로 뒤처지다 허겁지겁 따라잡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스틸러스전에서는 4쿼터까지 카우보이스가 앞서다 마지막에 역전패를 당했다.
카우보이스의 네 번째 주전 쿼터백, 개렛 길버트(Garrett Gilbert)도 예상밖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길버트는 지난 10월 초 카우보이스 주전 쿼터백, 댁 프레스콧(Dak Prescott)이 시즌엔딩 발목 골절상을 당한 직후 카우보이스에 입단했기 때문에 카우보이스 오펜스를 익힐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았지만, 막강한 스틸러스 수비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도중에 카우보이스에 입단했는데도 턴오버를 잇따라 만드는 등 크게 헤매지 않고 공격을 안정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길버트도 마지막 4쿼터에 엔드존에서 인터셉션을 당했으나, 심판이 스틸러스의 패스 인터퍼런스 파울을 잡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전적으로 길버트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머리 부상에서 회복 중인 베테랑 쿼터백, 앤디 달튼(Andy Dalton)이 완쾌하면 그가 주전 쿼터백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카우보이스는 다음 주 경기가 없으므로, 달튼은 회복 시간을 1주일 더 가질 수 있게 됐다.
2020년 시즌 내내 형편없었던 카우보이스 디펜스도 스틸러스 오펜스를 상대로 선방했다.
지난 필라델피아 이글스(Philadelphia Eagles)전부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던 카우보이스 디펜스는 스틸러스전에서도 꾸준히 좋은 경기를 펼쳤다. 카우보이스 선수들이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마이크 놀란(Mike Nolan)의 새로운 시스템에 서서히 적응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이름값을 못하던 베테랑 선수들을 내보내고 기회에 굶주린 어린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준 것이 효과를 낸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카우보이스가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상대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고 카우보이스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많은 풋볼팬들은 스틸러스 vs 카우보이스 경기를 "트랩게임(Trap Game)"으로 보고 있었다. 7승무패의 스틸러스가 한 번 질 때가 됐고, 라스 베가스 포인트 스프레드에서 카우보이스가 무려 14점 이상 언더독이었다는 점 등이 겹치면서 예상밖의 이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경기로 생각했던 것이다. 실제로, 카우보이스는 경기 내내 리드를 지키다 마지막에 5점차로 역전패 당했다. 라스 베가스 라인에서는 카우보이스가 14점 이상 언더독이었지만, 실제 결과는 달랑 5점차가 전부였다. 따라서 카우보이스가 승리까지 하는 대이변은 벌어지지 않았으나, 여유있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던 스틸러스가 고전 끝에 5점차로 간신히 승리하는 이변은 벌어졌다. 따라서, 카우보이스가 서서히 안정을 되찾은 덕분에 선전한 것인지, 아니면 한 번 질 때가 된 스틸러스가 흔들린 덕분인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일단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카우보이스가 또 졌다는 것이다. 2020년 시즌을 포기하고 2021년 NFL 드래프트 지명 순번을 노리는 현 시점에서는 지는 게 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꼴등을 향한 경쟁"도 생각보다 매우 치열하다. 뉴욕 제츠(New York Jets)는 아직도 무승이고, 잭슨빌 재과스(Jacksonville Jaguars)도 1승7패를 기록 중이다. 제츠와 재과스 모두 만만치 않기 때문에 카우보이스가 저 두 팀을 모두 제치고 꼴등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을 듯 하다.
뉴욕 제츠와 잭슨빌 재과스 모두 2021년 드래프트 1 라운드에 쿼터백을 지명할 가능성이 높은 팀들이다.
만약 지금 현재 순서대로 2021년 드래프트가 순번이 정해진다면, 뉴욕 제츠가 첫 번째, 재과스가 두 번째, 카우보이스가 세 번째가 된다.
현재로서는 1 라운드 첫 번째 픽은 클렘슨 대학(Clemson University) 쿼터백, 트레버 로렌스(Trevor Lawrence), 두 번째 픽은 오하이오 주립대(Ohio State University) 쿼터백, 저스틴 필즈(Justin Fields)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 2명의 쿼터백 이외에도 BYU(Brigham Young University) 쿼터백, 잭 윌슨(Zach Wilson)이 있다. 잭 윌슨도 2021년 NFL 드래프트에서 1 라운드에 지명될 가능성이 큰 쿼터백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달라스 카우보이스 구단주, 제리 존스(Jerry Jones)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2021년 드래프트 1 라운드에 쿼터백을 지명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댁 프레스콧이 카우보이스의 쿼터백이라고 답했다.
예상했던 대로 제리 존스는 2021년 드래프트에서 쿼터백을 지명할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만, 샐러리 캡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따져봐야 할 때가 오면 또다른 얘기가 될 수 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이번 주말에는 경기가 없고, 그 다음 주에 미네소타로 이동해 미네소타 바이킹스(Minnesota Vikings)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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