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0일 월요일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화끈한 승리

NFL 정규시즌 첫 째주 경기치곤 상당히 화끈했다.

같은 디비젼에 속한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와 달라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썬데이 나잇 풋볼에서 맞붙었는데 두 팀이 점수내기를 할 줄은 몰랐다.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뉴욕 자이언츠가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시작한 덕분이다. 하지만, 보너스 포인트를 실축하는 바람에 6점에 그쳤다. 여기까지만 봤을 땐 실축으로 날린 보너스 포인트 1점을 놓고 양팀이 엎치락 뒷치락 하는 아슬아슬한 게임이 될 것처럼 보였다. 17대16, 21대20 정도의 피말리는 경기가 되는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했던 건 맞다. 하지만, 1점차로 계속 뒤집어지는 그런 경기는 아니었다. 파이널 스코어가 45대35였으니 1점차로 치사하게(?) 엎치락 뒷치락한 경기는 절대 아니었다. 전반종료 스코어가 17대16이었기 때문에 이때만 해도 1점차 게임이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최종 스코어는 그게 아니었다.

뉴욕 자이언츠와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시즌 오프너는 공격팀만 있고 수비팀은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던지면 받고 터치다운 하는 걸 반복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터치다운을 하면 뉴욕 자이언츠도 곧바로 터치다운을 하는 식으로 계속 주거니 받거니 했다. 계속 이런 식이다보니 수비는 '파업중'이고 공격만 '영업중'인 경기가 됐다.



가장 크게 놀란 건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점수내기에서 이겼다는 것.

90년대 달라스 카우보이스를 세 차례나 수퍼볼 챔피언으로 이끈 쿼터백, 트로이 에익맨이 은퇴한 이후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공격은 점수내기에서 이길 수 있을만한 입장이 아니었다. 막강한 수비가 상대 공격을 묶어놓은 상태에서 공격은 적당히 할만큼만 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점수내기로 경기가 흘러가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다. 같이 점수를 낼만큼 화력이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7년 시즌 오프너에선 완전히 다른 얘기였다. 달라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는 터치다운 패스 4개, 러싱 터치다운 1개 등 모두 5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달라스 카우보이스가 기록한 6개 터치다운 중에서 5개를 토니 로모가 만들어낸 것. 막판에 방심하면서 어이없는 인터셉션을 당한 것만 빼면 토니 로모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아직 속단은 이른 것 같지만 토니 로모가 거품이 아닌 건 맞는 것 같다. 금년시즌 끝나자마자 새로운 쿼터백을 또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후반엔 터렐 오웬스(Terrell Owens)까지 카우보이스의 공격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오웬스는 전반에 단 한개의 패스도 받지 못했으나 후반에만 2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받았다. 리쎕션은 세 번이 전부지만 이중 두 번이 터치다운이라면 영양가 만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T.O의 첫 번째 터치다운 캐치는 '예술'이었다.

문제는 수비다. 달라스 카우보이스는 공격 쪽에 물음표가 아직 남아있고 수비엔 어느 정도 자신있는 팀이라고 봤는데 07시즌 오프너를 보고나니 거꾸로 된 것처럼 보인다. 헤드코치 웨이드 필립스가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출신인데다 빌 파셀스 전 헤드코치가 수비팀을 잘 만들어놨기 때문에 달라스가 35점을 내줬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뉴욕 자이언츠 공격이 원래 점수를 많이 낸다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 수비가 35점씩 내줬다는 게 영 내키지 않는다. 물론, 수비가 35점을 내준 대신 공격이 45점을 내면서 이겼다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 수비를 보면서 비명을 지르고 싶었던 사람이 단지 나 뿐만인 건 아닐 것이다. 아무리 테렌스 뉴맨이 빠지고 그레그 엘리스도 뛰지 않았다지만 35점씩이나 내줬다는 게 신경에 거슬린다. 날씨 탓도 할 수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즌 오프너에서 35점씩 내줬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 뉴욕 자이언츠 수비는 45점을 내주고 패했으니 달라스 카우보이스보다 더욱 열이 받아있겠지만(게다가 부상자 명단도 장난 아니더라) 달라스 카우보이스도 이겼다고 좋아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아무튼, 간만에 화끈한 경기를 본 것 같아서 만족스럽긴 하다. 워싱턴 레드스킨스 vs 마이애미 돌핀스, 샌디에고 챠져스 vs 시카고 베어스 등 점수도 많이 안나고 실수만 연발하는 몸이 덜 풀린 듯한 시즌 오프너 경기를 보며 거진 졸 뻔 했는데 썬데이 나잇 경기는 화끈해서 좋았다. 하지만, 달라스 카우보이스도 나사를 좀 조여야 할 것 같다.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