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5일 화요일

'내셔널 트레져 2', 성인배우판 '구니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용 어드벤쳐 '내셔널 트레져(National Treasure)'가 시리즈화 될 줄은 몰랐다. 첫 번째 영화 하나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시리즈로 이어질만한 프랜챠이스로 보이지 않았다.

왜? Why?

'내셔널 트레져'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없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한 주인공 벤 게이츠(Ben Gates)부터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에 나온 로버트 랭든을 살짝 바꿔놓은 게 전부다. 벤 게이츠는 로버트 랭든과 마찬가지로 '액션 히어로'도 아니다. 그렇다고 암호해독만 하는 건 아니다. 어드벤쳐도 있다.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처럼 완전히 판타지쪽으로 기울진 않는다. 아주 사실적인 것도 아니고 완전한 판타지도 아닌, 얼핏 보면 그럴싸 하게 보이는 수준의 보물찾기 어드벤쳐다. 간단히 말해 '성인배우들이 나오는 구니스(Goonies)'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빅히트를 친 덕분에 나온 영화라고 하는 게 보다 정확할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이런 영화로 2편까지?



'내셔널 트레져 2(National Treasure: Book of Secret)'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엉뚱한 데서 엉뚱한 것을 찾는다는 엉뚱한 이야기다. 탐험을 소재로 한 어드벤쳐 영화 대부분이 이집트 등 다른 나라를 무대로 해온 것과 달리 '내셔널 트레져'는 미국을 무대로 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독특한 부분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만 나오는 건 아니다. 프랑스와 영국도 나온다.

프랑스와 영국?

'내셔널 트레져' 시리즈가 '다빈치 코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영화다 보니 로케이션도 의심스럽다. '다빈치 코드'의 로케이션이던 프랑스와 영국이 '내셔널 트레져 2'에도 나오는 게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 것.

그런데, '다빈치 코드', '구니스'와 비슷한 게 전부가 아니다.

숀 코네리 주연의 1964년 영화 '골드핑거(Goldfinger)'를 본 사람들은 제임스 본드가 잠수복에서 턱시도로 순식간에 갈아입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골드핑거'라고?

'내셔널 트레져 2'도 금과 관련있는 것 같던데?

그래서일까? '게이츠, 벤 게이츠'도 누구처럼 옷을 갈아입더라.

내 기억이 맞다면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True Lies'에서 비슷한 식으로 옷을 갈아입은 적이 있었으니 니콜라스 케이지에게만 뭐라 하진 않겠다. 누구나 한번쯤 흉내내보고 싶어하는 캐릭터가 제임스 본드라는 걸 이해 못하는 게 아니니까.

다만,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True Lies'에서 스파이 캐릭터로 나왔으니 제임스 본드를 한번쯤 흉내내볼만 했다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의 벤 게이츠는 이해가 쉽게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라일리가 메인 컴퓨터에 침투해 이것저것 도와주는 건 영락없이 '미션 임파시블'를 흉내낸 것으로 보인다. '다빈치 코드', '구니스', 제임스 본드 '골드핑거'에 이어 '미션 임파시블' 냄새까지 나는 것.

이런 것 전부 우연일 수도 있지 않냐고?

물론 그렇다. 하지만, '내셔널 트레져'가 워낙 창의력이 빈곤한 영화다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의심이 간다. 벤 게이츠는 '다빈치 코드'의 로버트 랭든을 연상시키고 보물찾기 이야기는 80년대 패밀리 영화 '구니스'를 떠올리게 하다보니 '뭐가 더 없나'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되는 것.

그렇다면, 이렇게 짬뽕으로 섞어놓은 티가 나는 영화가 볼만할까?

일반 영화로 따지면 상당히 한심하다고 해야겠지만 '내셔널 트레져 2'는 어디로 보나 배우들만 어른으로 바뀐 게 전부일 뿐 80년대 패밀리 영화 '구니스'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아이들용 영화이므로 이것 저것 다 따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어린이용으로 만든 패밀리 어드벤쳐 영화가 이 정도라면 꽤 볼만한 축에 든다고 해야할 것이다.

다만, 영화 줄거리가 너무 터무니없는 건 살짝 거슬린다. 패밀리 어드벤쳐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까진 알겠는데 미국 대통령이 어쩌구, 버킹햄 궁전이 저쩌구 하는 지나치게 황당한 이야기는 필요없었다. 이래저래 말이 안되는 내용의 영화니까 그저 그려려니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황당한 쪽으로 갈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터무니 없는 줄거리의 영화인데 거기서 더 오버할 필요는 없었다.



링컨 암살사건까지 들먹이면서 그럴싸한 줄거리를 만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것처럼 보이는 건 사실이다. 얼마나 소잿거리가 없었으면 대통령의 비밀책까지 동원하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그러나, '내셔널 트레져 2'의 줄거리는 1편보다도 못하다. 1편도 좀 어처구니 없는 건 마찬가지였어도 그런대로 그럴 듯해 보였지만 '내셔널 트레져 2' 줄거리는 너무 터무니없을 뿐만 아니라 흥미가 끌리지 않는다. 고대신화다 전설이 어쩌구 하면서 억지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해도 흥미가 끌릴까 말까한 판인데 미국 대통령이 갖고있는 비밀의 책? 아이들용 영화니까 그 수준에 맞춰 이해해야겠지만 이것보다는 나은 이야깃 거리를 찾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데도 3편이 나올 모양이다. 까짓 거 요즘엔 개나 소나 '트릴로지' 타령인데 '내셔널 트레져'라고 안될 게 있겠수?

한가지 걱정되는 건 제리 브룩하이머의 트릴로지가 그다지 미덥지 않다는 것. '캐리비언의 해적' 트릴로지가 갈수록 수상해진 것처럼 '내셔널 트레져' 시리즈 역시 비슷하게 될지도 모른다. '캐리비언의 해적'엔 캡틴 잭 스패로우라는 매우 흥미로운 캐릭터를 보는 재미라도 있었다지만 '내셔널 트레져'엔 이마저도 없으니 3편을 기다리도록 만들만한 게 많지 않다는 것도 걸린다. 3편이 나오면 또다른 아동틱한 어드벤쳐 영화로써 박스오피스에선 그럭저럭 재미를 보겠지만 별로 기다려지진 않는다.

그러나, 3편을 기다르는 사람이 적어도 한명 있을지도 모른다: 헬렌 미렌.

'내셔널 트레져 2'에서 벤 게이츠의 어머니역으로 나온 헬렌 미렌이 어드벤쳐 영화를 좋아하는 '액션퀸'일 줄이야! 헬렌 미렌이 제리 브룩하이머에게 '이런 영화 또 있으면 불러달라'고 했단다! 그러니, '내셔널 트레져 3'가 나온다면 가장 반가워할 사람은 헬렌 미렌일 듯.

그나저나, 헬렌 미렌을 왜 '퀸(Queen)'이라고 했는지는 알고있겠지?



혹시 누가 아냐, 헬렌 미렌이 라라 크로프트처럼 변신할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내셔널 트레져 3'를 꼭 보게 될지도...

하지만, 현재로썬 '47페이지'에 적힌 내용이 아주 재미있기만을 기대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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