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의 TV 시리즈 '로스트(Lost)' 시즌4가 2시간짜리 피날레 에피소드와 함께 오늘 막을 내렸다.
드라마 시리즈가 완전히 끝났다는 게 아니다. 시즌4가 끝났다는 게 전부다. '로스트'는 시즌5를 거쳐 시즌6까지 가는 것으로 발표된 상태니 2010년이 될 때까지 끝나는 일 없을 것이다.
'이상한 섬에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이야기로 몇 년동안 울궈먹을 스토리가 나오냐고?
제 아무리 수많은 작가들이 들러붙어 작업을 한다 해도 쉽지 않은 얘기다.
로스트'가 미국서 상당한 인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전 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스토리가 늘어지고 산만해진 덕분이 크다.
사실, 이젠 더이상 궁금할 것도 없다. 여전히 미스테리가 많이 남아있다지만 해답을 찾는 데 지친 지 오래다. 어떻게 마무리 지을 건지 이것 하나만 알고싶을 뿐 시간여행을 하든, 섬에 귀신이 붙었든 이젠 알고싶지도 않다. '로스트' 스토리에 흥미를 완전히 잃은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시즌 피날레를 매우 아리송하게 마무리하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재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3 피날레에서의 '플래시 포워드(Flash Forward)'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그렇다면 시즌4 피날레는 어땠을까?
이번엔 건질 게 별로 없었다. 그저 한 시즌을 마무리한 게 전부일 뿐 쇼킹하거나 새로운 무언가가 기대했던 만큼 풍부하지 않았다. 스토리는 그런대로 많이 전개된 것 같고 몇 몇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지만 짐작했던 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시즌4를 보면서 '결국 이렇게 된다는 이야기 아닌가' 짐작했던 그대로였을 뿐 반전과 미스테리가 부족했다.
관 속에 누워있던 시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미스테리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제작팀은 이런 것을 통해 쇼킹한 피날레를 연출하고자 한 것 같지만 시청자들이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놓았던 것들만 주무르다 보니 놀라울 것도, 새로울 것도 없었다. 몇 가지 미스테리가 풀린 것까진 사실이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온 건 없었다. 시즌4에서 벌려놓은 몇 가지를 마무리 지은 게 전부였을 뿐.
역시 시즌4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플래시 포워드를 시간 순서대로 맞추는 퍼즐놀이를 빼곤 건질 게 없었다.
아무튼 여기까지 왔으니 시즌5가 시작하면 또 보게 될 것 같다. 하지만, 시즌4를 기다렸던 것 만큼 시즌5가 기다려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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