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6일 월요일

DEJA VU...

며칠전 인터넷 뉴스를 죽 훑다보니 '미군 아이언맨 복장 나온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의 아머드 수트(Armored Suite)와 같은 복장이 실용화 될 전망이란 기사였다. '아이언맨' 영화에 나온 수트가 말도 안되는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미국 육군이 비슷한 장비를 개발중이라는 것.

미국언론들도 영화 개봉 직후 비슷한 기사들을 내보냈다. 그 중 하나가 타임(TIME)의 'Army Tests Iron Man-Like Suit' 기사다. 그리고, 'U.S Army Eyes Robotic Super Suit That Amplifies Wearers' Movements'라는 제목의 AP기사도 있었다.

어쩐지 이런 기사들이 나올 것 같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나오더라.


▲아이언맨(2008)

2002년에도 이와 비슷한 기사들이 올라왔었다.

2002년은 20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가 개봉한 해다.

'다이 어나더 데이'가 개봉하자 '투명 자동차가 말이 되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아무리 007 시리즈가 신출귀몰한 가젯(Gadget)으로 유명하다지만 투명 자동차는 너무 나간 게 아니냔 불만이 터져나왔던 것.


▲다이 어나더 데이(2002)

007 프로듀서들은 이러한 불평을 한 두번 들은 게 아니다. 잠수함으로 변신하는 자동차, 우주정거장에서 벌어지는 광선총 전투 등 거진 SF영화 수준 코앞까지 간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프로듀서들은 한결같이 '007 시리즈는 Science Fiction이 아닌 Science Fact'라고 강조했다. SF인 건 맞는데 'Science FACT'라는 것이다. 지금 현재 실용중이진 않더라도 전혀 말이 안되는 터무니 없는 게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있는 가젯들이기 때문이라고.

'다이 어나더 데이'의 투명 자동차도 여기에 속한다. Image Sensor와 Display Panel, 즉 카메라와 LCD를 이용해 투명해 보이도록 눈속임을 하는 'Adaptive Camouflage' 기술을 응용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 특수장치라는 것이다.

WIRE는 'Bond Gadgets Not Just Movie Magic'이라는 기사에서 '다이 어나더 데이'의 투명 본드카도 근거없는 허구가 아니라고 전했다.

설명을 읽고나면 충분히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영화에서처럼 완벽하게 사라지게 하려면 상당한 기술이 필요할 것 같지만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한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몇 년전 도쿄 대학교에서 '투명 망토'를 실험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도 나는 만큼 'Adaptive Camouflage'가 Science Fiction이 아닌 Science Fact가 맞긴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인디아나 존스 4(2008)

한편, 5월22일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4'는 러시아 공산당의 타도대상이 됐다. 영화가 냉전이 한창이던 1957년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KGB와 소련군들을 악당으로 삼았는데 이를 본 러시아 공산당이 '당시 소련인들을 뭐 그렇게 묘사했냐'며 기분나쁘다는 것이다.

열받은 러시안 공산당에 대한 기사 중에 E! Online의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Angry Communists'가 걸작이다.

기사 제목이 죽여준다.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Angry Communists'라고? 캬아 캬캬캬캬!

AP기사에 의하면 열받은 러시아 공산당이 '인디아나 존스 4 보이콧 운동'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인디아나 존스 4'는 러시아에서 개봉한 역대 헐리우드 영화 중 가장 많은 극장수를 확보한 영화로 기록됐으며,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러시아 개봉 첫 주에 880만불 흥행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영화에 묘사된 게 '사실과 다르다', '왜곡했다', '비하했다'는 이유로 보이콧 운동을 한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2002년이 '또' 생각났다.


▲또 다이 어나더 데이(2002)

007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서로 베끼기를 종종 주거니 받거니 해왔지만 뭐 이런 것까지 따라할 생각을 했을까?

'인디아나 존스 4'는 개봉 첫 주 메모리얼 데이 연휴 닷새동안 1억 5천만불(추정)을 벌어들이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다이 어나더 데이'도 당시 박스오피스 1위였다.

외국에서 '왜곡했다', '비하했다', '보이콧 하자'는 욕을 먹은 오락영화들은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맡아놓은 것일까?

댓글 2개 :

  1. ㅋㅋ러시아도 참..
    참, 우리나라도 007 다이어나더데이 보이콧하지않았나요?ㅋㅋ 우리나라를 비하했다면서 울나라사람들 007안보기 운동도 했던걸로 기억해요.ㅋ
    그때 우리나라는 보이콧 성공했었던것같은데. 때가 때인지라 2002월드컵때문에 사람들이 영화에 관심이 없었던것일수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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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러시아 공산당도 좀 코믹하죠. 불쾌하단 것까진 이해가 가는데요,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한 애들영화에 소련군이 악역으로 나온 게 전부인 걸 놓고 '소련은 미국에 터러리스트를 보낸 적 없다'고 발끈하는 게 참...ㅋ

    '다이 어나더 데이'도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봅니다. 개봉 타이밍이 아주 안 좋았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심각하게 열 올릴만한 가치가 없는 영화였는데 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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