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0일 수요일

'데블 메이 케어' 007 영화로 안 만든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 소설 '데블 메이 케어'가 영화로 제작되지 않을 모양이다.

007 시리즈를 제작하는 EON 프로덕션은 영국작가 세바스찬 펄크스(Sebastian Faulks)의 2008년작 제임스 본드 소설 '데블 메이 케어(Devil May Care)'를 영화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소설의 시대 배경이 60년대이기 때문이라고.

버라이어티에 의하면 007 시리즈 프로듀서 마이클 G. 윌슨과 바바라 브로콜리는 '데블 메이 케어'의 시대 배경이 60년대라서 영화화를 고려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버라이어티

'데블 메이 케어'의 시대 배경이 60년대라서 영화로 제작하기 곤란하다는 것은 일리있어 보인다.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53년에 출간된 이언 플레밍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소설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을 21세기 버전으로 바꾼 것처럼 제작팀이 마음만 먹는다면 '데블 메이 케어'의 시대 배경을 바꾸는 것은 별 문제 아니냔 생각도 든다.

대부분 50년대에 발표된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소설로 영화 시리즈를 만들어 온 EON 프로덕션이 이제 와서 '시대 배경이 60년대라서 곤란하다'고 하는 것도 살짝 아리송하다.


▲'데블 메이 케어' 표지

그 이유가 무엇이든 영화 제작진이 '데블 메이 케어'를 영화로 옮길 계획이 없다는 것은 다행스럽다. 이언 플레밍 100주년을 기념하는 제임스 본드 소설이라며 홍보는 요란스럽게 했지만 매우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언 플레밍의 스타일을 되살린다면서 60년대를 시대 배경으로 삼았지만 '데블 메이 크라이'는 플레밍의 소설이 아니라 007 영화에 가까웠다. 세바스찬 펄크스가 플레밍 원작과 영화 시리즈의 차이를 무시하고 숀 코네리가 제임스 본드이던 60년대의 007 영화를 탬플릿으로 삼은 바람에 '데블 메이 케어'는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가 아닌 EON 프로덕션의 제임스 본드를 주인공으로 하는어정쩡한 소설이 되고 말았다.

'데블 메이 케어'는 제임스 본드 답지 않은 제임스 본드, 유치한 본드걸과 스토리, 여기에 창의적인 부분마저 찾아보기 힘든 소설이었다. 굳이 영화에 비교하자면 007 시리즈 40주년 기념작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 수준의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다 보니 007 프로듀서들이 보기에도 '데블 메이 케어'는 영화화 하기엔 '아니다' 싶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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