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4일 일요일

샌디에고 "이렇게 질 수도 있구나...ㅠㅠ"

캐롤라이나 팬터스 - 경기종료와 동시에 역전 터치다운 성공 → 캐롤라이나 승리.

덴버 브롱코스 - 경기종료 직전 심판 오심 덕분에 역전 성공 → 덴버 승리.

샌디에고 차져스가 2주 연속 황당한 불운의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지난 주 캐롤라이나 팬터스 경기도 어이없었지만 이번 주 덴버 브롱코스와의 경기는 더욱 어이없었다. 38대31로 리드하다가 경기 종료를 앞두고 심판의 오심으로 덴버의 펌블이 인정되지 않는 바람에 역전패 당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NFL의 최고 심판이라는 에드 하큘리(Ed Hochuli)가 덴버 브롱코스 쿼터백 제이 커틀러의 펌블을 제대로 보지 못해 '패스실패'를 선언하고 휘슬을 불면서 불거졌다. 제이 커틀러가 패스시도를 하려다가 공을 흘린 것을 샌디에고 수비수가 리커버했지만 하큘리는 이것을 펌블이 아닌 패스실패로 본 것.

주심 하큘리는 비디오 리플레이 리뷰를 통해 제이 커틀러가 펌블한 것을 인정했다. 자신의 오심을 인정한 것.

그러나, 이미 휘슬을 불었기 때문에 'NFL 규정상' 판정을 뒤집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바람에 샌디에고는 펌블을 리커버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권을 뺏아오지 못했다. 빌어먹을(?) 휘슬 때문에 펌블 자체가 무효로 처리된 덕분이다.

What kind of fucked up rule is that?


▲열받은 샌디에고 헤드코치 노브 터너

결국 덴버는 터치다운을 했다. 스코어는 샌디에고 38, 덴버 37. 덴버가 엑스트라 포인트를 성공시키면 38대38 동점을 만들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덴버 브롱코스의 헤드코치 마이크 섀나핸은 2포인트 컨버젼을 지시했다. 오버타임까지 가지 말고 여기서 승부를 가르자는 것이었다. 덴버가 2포인트 컨버젼을 성공시키면 덴버가 1점차로 이기고, 실패하면 1점차로 패할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섀나핸은 주저않고 2포인트 컨버젼을 지시했다. 프리시즌도 아닌 정규시즌에서 안전하게 동점을 만들어 오버타임으로 가는 것을 택하지 않고 2포인트 컨버젼 '도박'을 택한 것이다.

결국 덴버는 2포인트 컨버젼까지 성공시키고 39대38로 승리했다.

그렇다면 섀나핸은 왜 위험한 도박을 택했을까? 엑스트라 포인트를 차서 38대38로 안전하게 오버타임으로 가는 것을 마다하고 위험하게 2포인트 컨버젼을 왜 택했을까?

일부는 섀나핸이 원래 그런 스타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규시즌 프로 풋볼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무모한 짓이지만 섀나핸은 이런 위험한 도박을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헤드코치 섀나핸도 '커틀러가 펌블하는 순간 진 경기'라는 것을 잘 알고있는 만큼 2포인트 컨버젼을 시도하면서 샌디에고에게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으로 본다. 만약 샌디에고가 덴버의 2포인트 컨버젼을 막았다면 38대37로 승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심판의 오심으로 운좋게 거져 줏었다는 것을 알고있는 헤드코치 섀너핸이 양심상(?) 2포인트 컨버젼을 택하면서 샌디에고에게 이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 같다는 것이다.


▲덴버 브롱코스 헤드코치 마이크 섀나핸

당연한 얘기겠지만 섀나핸은 포스트게임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사나이답게' 마무리를 짓고자 한 것 같았다. 오심 덕분에 완전히 진 경기에서 살아남게 됐는데 치사하게 안전한 플레이를 택할 정도로 쪼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았다.

그렇다. 마이크 섀나핸도 꽤 쿨한 헤드코치다. 그 상황에 2포인트 컨버젼을 지시하는 걸 보면서 저절로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지더라.

이런 맛에 풋볼을 보는 거 아니겠수?

그러나...

선수들이 아닌 심판에 의해, 그것도 오심에 의해 경기결과가 좌우되는 개판 풋볼은 어떻게서든 재발을 막아야 한다. 비디오 리플레이 리뷰를 통해 오심이 밝혀졌는데도 휘슬을 불었기 때문에 물리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된단 말이냐!

샌디에고 선수들과 코치, 그리고 팬들은 오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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