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시간짜리 파일럿 에피소드를 방영하더니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렇다. 80년대 인기 TV 시리즈 'Knight Rider'가 돌아왔다.
물론, 배우는 바뀌었다. 자동차도 바뀌었다. 2008년 버전에선 데이빗 핫셀호프와 검정색 폰티액 파이어버드를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 이번엔 저스틴 브루닝과 검정색 포드 머스탱이다.
이미 지난 2월 방영된 파일럿 에피소드를 통해 2008년 버전에 대한 어지간한 정보는 다 밝혀진 만큼 긴 설명은 필요치 않을 것 같다.
자, 그렇다면 2008년 버전 'Knight Rider'는 어땠을까?
여러모로 분위기가 딱 '바이오닉 우먼'이었다. 공상과학+스파이 픽션이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쿨하고 스타일리쉬한 것을 좋아하는 청소년층을 겨냥한 시리즈라는 것 등 비슷한 데가 많았다.
문제는 'Knight Rider'도 '바이오닉 우먼'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틴에이져 시리즈 스타일인 데다 플롯도 유치했고, 머스탱에서 트럭으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밍 키트'도 고개를 젓게 만들었다.
키트가 어쩌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사촌이 됐단 말이냐!!
여주인공 사라역의 디애나 루소가 '트랜스포머스'의 메간 폭스와 비슷해 보이는 것도 우연이 아닌 것 같지?
그런데 'Knight Rider 2008'이 영향을 받은 건 '트랜스포머스' 하나가 전부가 아니었다.
아니 또 무엇을 따라했냐고?
"본드, 제임스 본드..."
주인공 마이클(저스틴 브루닝)이 검정색 턱시도를 입고 플레이보이 행세를 하는 걸 보자마자 무릎 탁!
'Knight Rider 2008' 주인공 마이클 트레이서(저스틴 브루닝)는 80년대 오리지날 'Knight Rider' 시리즈 주인공이던 마이클 나이트(데이빗 핫셀호프)의 아들로 나오는데, 그러고 보니 데이빗 핫셀호프도 뮤직비디오에서 제임스 본드 시늉을 낸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부전자전인가?
▲데비잇 핫셀호프의 'Secret Agent Man'
얼떨결에 제임스 보드 모드가 되니까 우리의 불쌍한 키트는 이번엔 본드카 시늉을...
(참고로, 키트의 목소리는 미남배우 발 킬머가 맡았다)
제임스 본드에 본드걸, 본드카까지 다 나왔는데 뭔가 하나 빠진 것 같지 않수?
가젯이 빠진 것 같다고?
천만의 말씀! 가젯도 나온다. 007 시리즈를 흉내내는 데 가젯을 빼먹었을 리 있겠수?
잠깐! 턱시도 입고 가젯 사용한다고 무조건 제임스 본드를 따라했다고 하는 건 곤란하지 않냐고?
아니 그럼 제임스 본드 말고 그러고 다니는 놈이 또 있단 말이오??
이것이 우연이 아니란 증거가 또 하나 있다. 그것은 'Knight Rider 2008' 시리즈의 Executive Producer 중 하나가 덕 리만(Doug Liman)이라는 것이다.
덕 리만이 누구냐고?
제이슨 본 트릴로지 프로듀서다.
맷 데이먼 주연의 제이슨 본 트릴로지는 이언 플레밍 스타일로 만들었으니 'Knight Rider 2008'은 판타지 어드벤셔 스타일로 만들겠다 이거지?
'Knight Rider 2008'에서까지 기억상실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왠지 우연이 아닌 것 같지 않수?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문제는 새로운 'Knight Rider'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제야 시즌 첫 회를 본 게 전부니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 것 같지만 왠지 성공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인상이 너무 아동틱하고 유치한 게 아무래도 롱런하긴 힘들 것 같다. 적어도 '바이오닉 우먼'처럼 시즌 도중에 증발하는 일은 없겠지만 이런 식으론 시즌2를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이제 막 시작한 시리즈인 만큼 갈수록 차차 나아진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보면 '트랜스포머스', 저렇게 보면 'Fast & Furious', 또 어떻게 보면 '바이오닉 우먼'처럼 보이는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또하나의 실패한 컴백 시리즈가 될 것 같다.
'Knight Rider'는 NBC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미국 동부시간)에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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