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Juan Antonio Bayona)가 '트와일라잇(Twilight)' 시리즈 3탄 '이클립스(Eclipse)'의 연출을 맡는다고 버아리어티가 전했다.
2탄은 어디가고 벌써 3탄 타령이냐고?
'트와일라잇' 시리즈 2탄, '뉴 문(New Moon)'은 3월말부터 촬영에 들어가 금년 11월20일 개봉예정이다. 연출은 '골든 콤파스(Golden Compass)'의 크리스 와이츠(Chris Weitz)가 맡았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미국의 소설가, 스테파니 마이어(Stephanie Meyer)의 판타지/로맨스 소설 시리즈로, 미국의 10대 소녀들 중에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작년 11월 개봉한 '트와일라잇' 시리즈 첫 번째 영화도 미국에서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영화 자체는 미국 전역에서 개봉하는 극장용 영화라기 보다는 TV용 영화에 가까워 보였지만 북미지역에서만 1억9천만불을 벌어들였다. 10대 여자아이들의 파워도 만만치 않았다.
'트와일라잇' 한편으로 끝날 운명인 줄 알았는데 2탄 '뉴 문'이 촬영에 들어가기도 전에 3탄의 연출을 맡을 영화감독까지 정해졌으니 시리즈의 미래가 밝은 모양이라고?
글쎄올시다. 소설을 읽어보면 2탄, '뉴 문'부터 걱정이 앞선다. 첫 번째 소설 '트와일라잇'까지는 그런대로 읽을 수 있었는데 '뉴 문'부터는 읽기가 쉽지 않았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나오는 틴에이저용 판타지 소설이었다면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뉴 문'은 벨라(여주인공)와 에드워드(뱀파이어)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부였다. 여기에 늑대인간, 제이콥까지 끼어들면서 삼각관계까지 만들어지니까 한마디로 미치겠더라.
반면, 액션은 전편에 비해 많이 줄었다. '트와일라잇'도 액션이 풍부한 편이 아니었지만 '뉴 문'은 벨라와 에드워드의 이별, 하이스쿨 이야기, 벨라와 제이콥의 이야기, 그리고 벨라와 에드워드의 러브스토리가 전부다. '트와일라잇'에는 제임스와 빅토리아라는 악당 뱀파이어들의 이야기라도 있었지만 '뉴 문'에선 이들의 이야기는 제쳐두고 벨라와 에드워드의 이별과 재회, 그리고 제이콥과 늑대인간들의 이야기와 에드워드-벨라-제이콥의 삼각관계만 나오며 스토리가 지루하게 늘어졌다. 이제까지 '판타지 어드벤쳐'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은 독자들은 이쯤에서 포기하라는 메시지처럼 보였다.
그래서 '뉴 문'을 간신히 끝마치자 마자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3편인 '이클립스'까지 책으로 갖고있지만 읽을 엄두가 도대체 나지 않는다. 4편까지가 전부라니까 시리즈의 절반을 읽은 셈이지만 인내의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머리에 털 나고 로맨스 소설을 2권씩이나 읽은 것도 처음이지만 이 이상은 아무래도 무리인 듯.
'뉴 문'을 내려놓으면서 어떻게 해야 이 소설을 기초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벨라와 에드워드가 '인간과 뱀파이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뻔한 주제를 놓고 유치한 줄다리기를 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뉴 문'에선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가장 흥미진진한 캐릭터들이라고 할 수 있는 에드워드와 그의 가족들도 자주 나오지 않았다. 스크린라이터, 멜리사 로젠버그가 잘 알아서 하겠지만 원작부터 '트와일라잇'보다 딸리는데 전편보다 나은 스크립트가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이번엔 남자 영화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이다. '트와일라잇'처럼 원작소설, 스크린플레이, 연출까지 전부 여자들이 맡았던 것과 달리 '뉴 문'은 크리스 와이츠가 연출을 맡은 만큼 적어도 약간의 변화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할까? '트와일라잇' 시리즈 열혈팬들은 '뉴 문'이 개봉하면 군소리 않고 가서 보겠지만 과연 '트와일라잇'만큼 흥행성공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쉽지 않을 것 같지만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열광하는 10대 소녀들이 버티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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