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5일 일요일

'여왕폐하의 007' 싱글 DVD가 출시됐는데...

'여왕폐하의 007(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싱글 DVD가 북미지역에서 발매됐다. '여왕폐하의 007'은 북미지역에서 싱글로 발매되지 않아 반드시 콜렉션을 구입해야만 하는 불편이 있었다.

'여왕폐하의 007'이 드디어 싱글로 발매되었으니 007 시리즈를 싱글 DVD로 수집하던 것을 완성시킬 수 있겠다고?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여왕폐하의 007'이 싱글 DVD로 나오긴 했는데 '원하던 녀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20세기 폭스가 2007~2008년에 출시했던 리매스터 버전 007 시리즈 싱글 DVD와 표지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지 디자인이 다른 게 무슨 상관이냐고?

알기 쉽게 사진으로 비교해 봅시다.


▲앞면만 보면 티가 잘 안나는데...


▲이렇게 꽂아놓으면 색깔이 다른 것 하나가 눈에 딱...

20세기 폭스가 왜 이렇게 했냐고?

그거 뭐 물어볼 게 있겠수? 나 열받게 하려고 그런 거지 뭐...

작년까지 모았던 DVD 싱글을 한 종류로 모두 다 모으지 못하도록 하려고 한 것이다. 검은색 표지의 싱글 DVD로 20개를 모두 모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개인감정이 있는 것도 아닐 텐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냐고?

저 친구들이 하는 소리가 뭐냐면, 표지까지 같은 종류로 20편을 모두 모으고 싶으면 새로운 표지 버전으로 다시 모으기 시작하라는 것이다. 검정색 표지로 모은 건 없었던 일로 하고 새로 모으라는 것. 쉽게 말해서, 또 사라는 거다. 감정을 섞어서 말하면, 약올리는 거다.

정 그렇게도 1탄부터 20탄까지 한 가지 버전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싶다면 다시 시작하면 될 것 아니냐고?

'여왕폐하의 007' 싱글 DVD를 발견한 순간 눈알이 튀어나올 뻔 했는데 그 때 왜 그 생각을 안했겠수? 하지만,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아직 20편 전체가 새로운 디자인의 싱글 DVD로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왕폐하의 007'이 일단 출시되었으니 나머지 19편이 출시될 가능성은 비교적 높아보이지만 모두 출시된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다음에 행동개시해도 늦지 않다.

게다가 더더욱 조심스러워지는 이유는, 새로운 표지의 DVD가 1디스크 에디션, 2 디스크 에디션 2종류로 나왔기 때문이다. 끝까지 악질적으로 굴려면 20편 중 일부는 1 디스크 에디션으로만 출시하고, 나머지는 2 디스크 버전으로만 출시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표지색깔 매치는 걱정할 필요 가 없겠지만 이번엔 디스크 숫자 때문에 엿먹을 수 있다. 1 디스크 에디션으로 모으기 시작했으면 20편 모두를 같은 에디션으로 모아야 의미가 있는데 저들이 이것으로 장난을 친다면 또 열불나는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다시 수집에 나서는 게 꺼려지는 이유는, MGM과 20세기 폭스가 싸구려같은 짓을 한 바람에 007 시리즈를 DVD로 모으고자 하던 의욕이 싹 가셔버렸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를 싱글로 구입하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디 구입하겠냐는 생각만 든다. 공짜로 달라는 것도 아니고 돈주고 사겠다는 데도 이렇게 골치아플 줄은 몰랐다.

바로 이 때문에 난 블루레이도 일체 손을 안 대고 있다. 블루레이로도 또 무슨 짓을 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블루레이로 007 시리즈 전체를 모으려면 싱글로는 불가능하고 박스세트를 사는 수밖에 없을 지도 모를 일이니까. 개버릇 남주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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