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2일 일요일

막 내린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

FOX의 TV 시리즈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크로니클(Terminator: The Sarah Connor Chronicles)' 시즌 2가 끝났다. 하지만, 시즌2가 막을 내린 것인지 아니면 시리즈 자체가 끝난 것인지 불확실한 상태다.

현재로써는 시즌3로 이어질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카일 리스의 형, 데릭(브라이언 어스틴 그린)과 수은 싸이보그 T-1001(셜리 맨슨)이 등장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사춘기 소년이 된 존 코너의 하이스쿨 러브스토리, 불필요해 보이는 종교 이야기 등으로 분위기가 산만해지면서 죽을 쒔기 때문이다. 시즌2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그래도 시즌 피날레는 꽤 볼만 했다. 언제부터 인가 제목만 '터미네이터'인 SF 시리즈처럼 보였는데 시즌 피날레는 달랐다. 1984년 영화 '터미네이터(Terminator)'에서 아놀드 슈왈츠네거(Arnold Schwarzenegger)가 경찰서를 습격했던 씬을 떠올리게 하는 교도소 씬 등 터미네이터 시리즈다운 액션씬도 눈에 띄었다.



싸이보그, 카메론(써머 글라우)와 존 코너의 아리송한 시츄에이션(?)도 재미있었다. 원래는 그런(?) 씬이 아닌데 그게 참...



▲Cameron = Love Doll??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존 코너(토마스 데커)가 시간여행을 통해 미래로 이동해 그를 알아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누군지조차 모르는 데릭, 카일 리스 형제와 앨리슨(카메론)을 만나면서 끝났다는 것이다.

WTF?!

일단, 틴에이저 시절의 존 코너가 시간여행을 통해 미래로 바로 이동해 저항세력의 리더가 되었다'는 얘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백 투 더 퓨쳐(Back to the Future)'에서와 같은 단순한 시간여행으로 이해하는 게 옳을 듯 하다.

그 대신 만약 시즌3가 제작된다면 '존 코너가 리더가 아닌 또다른 미래'로 시간여행을 한 틴에이저의 존 코너가 데릭, 카일 리스 형제, 그리고 앨리슨(카메론)과 함께 기계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는 내용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라 코너(리나 히디)는 시간여행을 하지 않았으니 '현재'에서 남은 일들을 정리하고, 존 코너는 '미래'로 이동했어도 시간과 환경만 변했을 뿐 낯익은 얼굴들(데릭 리스, 카메론)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시간여행 아이디어는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다.

보아하니 아이디어까지는 그런대로 준비된 듯 하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시즌3 제작여부다.

현재로써는 시즌3 제작여부에 비관적인 의견이 다수지만 곧 개봉하는 '터미네이터 살베이션(Terminator Salvation)'이 흥행성공한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영화에 열광했던 팬들을 TV 시리즈로 흡수하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라 코너 크로니클'의 무대도 미래로 옮겨간 듯 하니 '터미네이터 살베이션' 팬들을 TV 시리즈로 끌어들이기에 좋은 조건이다. 결국 이것을 위해 시간대를 미래로 옮겨놓고 시즌2를 끝마친 게 아니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즌3의 운명은 '터미네이터 살베이션'에 달린 것일까?

'사라 코너 크로니클' 시리즈 팬들은 '터미네이터 살베이션'을 극장에서 적어도 두 번 이상은 보는 게 좋을 듯 하다. 시리즈 지속에 보탬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시즌3에서도 액션과 서스펜스가 부족하고, 분위기가 산만해지는 실수를 반복할 바에는 이쯤에서 끝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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