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1일 일요일

'The Proposal', 매번 보던 계약결혼 얘기지만...

영주권 취득을 위해 계약결혼을 한다는 것은 미국에 사는 사람들에겐 참으로 친숙한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에게만 친숙한 게 아닌 모양이다.

헐리우드에서도 영주권을 조건으로 한 불법 계약결혼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종종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제라드 드빠르디유(Gerard Depardieu), 앤디 맥도웰(Andie MacDowell) 주연의 1990년 영화 '그린카드(Green Card)'다. 제목부터가 '영주권'이니 무엇에 대한 영화인지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하다.

최근 영화로는, 영주권과는 무관한 내용이지만 게이커플로 가장해 위장결혼을 한다는 내용의 애덤 샌들러(Adam Sandler), 케빈 제임스(Kevin James) 주연의 2007년도 영화, '척 앤 래리(I Now Pronounce You Chuck and Larry)'가 있다.

그리고, 2009년에는 샌드라 블록(Sandra Bullock),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 주연의 'The Proposal'이다.

그렇다. 'The Proposal'도 영주권 취득을 위해 불법 계약결혼을 하는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메디다. 'The Proposal'은 비자문제로 캐나다로 추방당하게 생긴 마가렛(샌드라 블록)이 그녀의 어시스턴트, 앤드류(라이언 레이놀즈)와 영주권 취득을 위해 계약결혼을 하기로 합의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메디 영화다.



줄거리가 이렇다 보니 '그린카드' 리메이크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비슷한 데가 많다. 스토리라인이 거의 똑같다고 생각하면 될 듯. '그린카드', '척 앤 래리'와 같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안봐도 비디오라 할 정도로 훤히 들여다 보일 것이다. 불법 계약결혼을 소재로 한 헐리우드 영화가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끝날지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The Proposal'도 참신한 내용의 영화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요새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가 다 그렇고 그렇잖수?

그래도 캐스팅 하나는 일품이었다. 억척스러운 여성 보스 역의 샌드라 블록과 그녀 앞에서 꼼짝도 못하는 살짝 어리버리해 보이는 젊은 어시스턴트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 모두 각자의 캐릭터와 아주 잘 어울렸다. 새로울 게 없는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메디 영화였지만 샌드라 블록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영화를 잘 살려냈다.



코메디언이 주연을 맡아 억지로 웃기려는 영화가 아니라서 못봐줄 정도로 유치한 부분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만약 남자 주인공이 벤 스틸러(Ben Stiller)나 애덤 샌들러였다면 재미가 반감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The Proposal'에는 오버하는 부분이 전혀 나오지 않는 건 아니다. 미리 준비해 놓은 티가 나는 몇몇 대사들이 썰렁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메디 영화인 만큼 이 정도의 썰렁함은 용서할 수 있었다. 억지로 쥐어짜는 '유치원 유머'가 다른 코메디 영화에 비해 덜했다는 것만으로도 '땡큐 베리마치'였다.

'The Proposal'에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뻔한 내용의 로맨틱 코메디였지만 그래도 제법 볼만 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베스트 로맨틱 코메디 축에 들기는 아무래도 힘들겠지만, 도중에 지루하지도 않았고 못봐줄 정도로 오버하는 유치한 코메디 영화도 아니었으니 'ABOVE AVERAGE'는 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주제곡이나 다름없는 Rob Base & DJ E-Z Rock의 'It Takes Two'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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