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5일 화요일

저라드 버틀러 "제임스 본드 루머가 지긋지긋해 농담한 건데..."

제 6대 제임스 본드가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로 결정되기 이전에 제임스 본드 후보 중 하나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배우가 있다.

바로 스코틀랜드 배우, 저라드 버틀러(Gerard Butler)다.

제 6대 제임스 본드가 정해지지 않았을 당시 타블로이드를 포함한 여러 쇼비즈 미디어들은 저라드 버틀러의 제임스 본드설을 계속 보도했었다.

하지만 버틀러는 제임스 본드설에 대한 질문을 워낙 많이 받은 나머지 제임스 본드 질문이라면 지긋지긋했다고 A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래서 한 번은 제임스 본드 질문을 던진 영국기자에게 "그렇다. (007 시리즈 프로듀서) 바바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와 대화하는 중이다. 나는 그녀에게 앤 위데컴(Ann Widdecombe)이 본드걸이 된다면 (007 영화를) 하겠다고 말했다"는 농담을 했다고 한다.

버틀러는 당시 앤 위데컴의 나이가 70대 중반이고, 과체중인데다 머리카락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농담으로 넘어갈 줄 알았단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스코틀랜드 신문에 "저라드 버틀러가 다음 번 제임스 본드"라는 기사가 떴다고.

물론 이젠 다 지나간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들어 버틀러는 제니퍼 애니스턴(Jennifer Anniston)과 사귄다는 루머에 또 한바탕 시달린 바 있다. 둘 다 싱글인 버틀러와 애니스턴이 '바운티(The Bounty)'라는 영화를 함께 촬영하고 있으니 열애설이 불거진 것.

버틀러는 애니스턴과의 열애설을 부인하면서, 만약 그것이 사실이었다면 지붕 위에 올라가서 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저라드 버틀러가 제임스 본드 역에 어울리는 배우로 꼽히냐고?

007 제작진이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의 뒤를 이을 여섯 번째 제임스 본드를 물색중일 당시 여러 본드팬들은 클라이브 오웬(Clive Owen)이 새 제임스 본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스타일이 너무 진지하고, 목소리가 제임스 본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클라이브 오웬이 그중에서 제임스 본드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봤던 것이다.

하지만 저라드 버틀러는 '글쎄올시다' 정도였다. 그 역시도 유력후보 중 하나로 꼽혔지만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 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이지 차가운 이미지의 젠틀맨 에이전트와는 약간 거리가 있어보였다. 실제로, 버틀러는 'P.S. I Love You', 'The Ugly Truth' 등 여성용 로맨틱 코메디 영화에 잇따라 출연했다.

물론 버틀러가 2006년작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서 제임스 본드를 멋지게 연기했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의외로 멋진 제임스 본드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본드를 연기할 배우가 결정되기 이전인 2005년만 해도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버틀러도 예상과 달리 007을 아주 멋지게 연기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젠 'WHAT IF' 놀이도 그만 둘 때가 됐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지금 당장 007 시리즈를 떠나지 않는 이상 버틀러에게는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을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이다. 1969년생인 버틀러는 금년 11월이 되면 만으로 마흔이 된다. 마흔이 많은 나이인 것은 절대 아니지만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을 시작할 나이로는 약간 늦은 감이 있다. 2011/2012년 개봉예정으로 알려진 '본드23'부터 시작한다면 해볼 만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23'에 출연하는 것으로 확정된 이상 버틀러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007 시리즈가 매년마다 나오는 게 아니라 2~3년 간격을 두고 나오므로 40대 중반에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 한 두 편 찍고나면 금새 50대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제임스 본드를 연기할 영화배우의 나이를 너무 엄격하게 따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본드팬들은 50대에 접어든 제임스 본드를 또다시 보고싶지 않아 한다. 50대 제임스 본드는 로저 무어(Roger Moore) 하나로 족하다는 것이다. 피어스 브로스난이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를 끝으로 007 시리즈를 떠나는 게 옳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나이 때문이다. 만약1953생인 피어스 브로스난이 2006년작 '카지노 로얄'에 제임스 본드도 출연했더라면 로저 무어에 이어 두 번째로 50대 제임스 본드가 됐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둘러보면 아직도 저라드 버틀러의 제임스 본드설에 미련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있는 듯 하다. 일부는 버틀러보다도 나이가 많은 클라이브 오웬(1964년생)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소리까지 한다. 한마디로 실현되지 않을 희망사항일 뿐이다. 실제로 가능성이 있는 제 7대 제임스 본드 후보를 찾아보고자 한다면 적어도 1975년생 이후의 영국배우들부터 찾아보는 게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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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

  1. 역시 그래도 전 다이엘 크레이그가 현재로선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클라이브 오웬도 영국 출신이라는 점이 있으나...
    액션 자체의 굵기(?)가 좀 약하다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 본드 역을 맞는 배우들은 피지컬한 능력도 상당히 뛰어나 보여야 하는데...
    클라이브 오웬은 좀 연약해 보이는 느낌입니다.

    로저 무어한테도 가장 불만였던게, 주먹질 신이 너무 약해보였던 점입니다.

    그런의미에서 현재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오공본드님!
    라르고 윈치 보셨나요?
    요즘 심심해서 그거나 볼까 생각중입니다.
    근데 웃긴게 국내 광고 카피가 제임스 본드를 들먹이더라구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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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클라이브 오웬은 목소리만 좀 더 부드러웠다면 괜찮을 뻔 했다는 생각입니다.

    로저 무어는 사실 액션과는 거진 무관한 배우였죠. 턱시도를 입고 권총을 들고 폼을 잡으면 아주 007답게 보였지만 여기까지가 전부였죠. 그래도 형사, 장교 필이 나는 배우였기 때문에 아주 문제있는 제임스 본드였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너무 늦게 007 영화를 시작했죠. 70년대에 나온 007 영화가 아주 수상했던 것도 문제구요.

    전 무어보다 더 곤란한 본드가 브로스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로스난이 미남이고, 턱시도가 잘 어울린다는 건 알겠는데 제임스 본드는 패션모델이 아니죠. 브로스난을 볼 때마다 '도대체 이 사람이 제임스 본드처럼 미션을 위해 살인을 할 수 있는 인물처럼 보이는가'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제임스 본드를 맡은 배우가 너무 온순한 인상이면 문제가 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인지 브로스난은 툭하면 목소리에 힘도 줘 보고, 주먹질도 열심히 하곤 했죠.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제임스 본드가 이렇게 부자연스러워선 곤란하죠.

    그래서 저도 현재로썬 다니엘 크레이그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미친 소리 같았는데 보면 볼수록 가능성이 보이더니, '카지노 로얄'을 본 이후엔 기막힌 선택이었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근데 '콴텀 오브 솔래스'에선 너무 오버했죠. 어둡고, 거칠고, 터프한 제임스 본드가 멋지다 했더니 '콴텀 오브 솔래스'에선 너무나가더군요. 그래서 '본드23'에선 좀 진정(?)하라는 얘기를 하는겁니다...ㅋㅋ

    아, 라르고 윈치요? 전 못 들어본 영화인데요... 그쪽 분위기의 영화인가요? 그럼 한번 찾아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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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ㅋㅋㅋ
    아마도 라르고 윈치(Largo Winch)는 프랑스 영화일 겁니다.
    들리는 평으로는 아주 허접하다는 평 일색이구요.
    본드와 큰 유사점이 있는 것은 아닌것 같구요.
    그냥 현실속의 히어로물이라는게 공통점 일수 있겠네요.
    아뭏든 광고를 본드를 겨냥해서 해서리 안볼수가 없겠네요...ㅋㅋㅋ

    큰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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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 프랑스 영화였군요.

    실은 제가 기다리고 있는 프랑스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From Paris With Love'.

    존 트라볼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주연의 영화인데요, 제목부터 이거 참...ㅋㅋ 아, 내용도 스파이와 관련있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피에르 모렐인가요? '테이큰' 만든 사람... 암튼, 그 사람이 만든 영화입니다. 저 제목에 홀려서 전 분명히 보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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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라르고 윈치 그리 허접하지 않습니다. 단 007과 비교하기는 역부족. 주인공 나름 매력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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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흠... 대충 찾아보니 스파이 영화는 일단 아닌 것 같은데,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는 걸 보니 극장에서 보긴 아무래도 틀린 것 같고 천상 DVD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DVD로는 언제쯤 나오려나 모르겠군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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